2014년 중국 및 중앙아시아 여행 및 트레킹기

31. 카라쿨리 호수를 떠나 서안까지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15. 2. 20. 16:09

2014.9.4(목) 흐린 후 맑음

지난밤에 자다가 게르에서 상당히 떨어진 야외에 위치한 화장실을 가기위해 게르밖으로 나오면서 하늘을 올려다 보니 날씨가 좋아서 멋진 새벽 일출을 기대하였건만 역시나 고산 지대라 날씨의 변화가 심하여 고대하였던 만큼의 멋진 일출을 맞이하지는 못하였다.

새벽에 호수를 산책하고 게르 안에서 어제 밤에 게르 주인의 딸이 준비해 놓은 빵과 차를 포함한 간단한 아침 식사 후 아쉬움에 다시한 번 호숫가를 둘러 본 후 카쉬카르로 돌아가기 위해 배낭을 꾸렸다.

우리는 타쉬쿠르칸에서 오는 차를 중간에서 타야겠기에 혹시 차량이 만원이라서 그냥 지나치거나  정차하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과 더불어 정확한 차량 시간을 모르니 9시가 넘어서 홍콩 아가씨 둘이랑 같이 도로가로 나가서 차량을 기다리기 시작하였다.

홍콩 아가씨들이 자기들은 히치를 하겠다고 하길래 우리도 같이 시도를 해 보았으나 중늙은이 두 사람을 태워줄 차량을 찾기는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차량 통행량도 그렇게 많지 않고 또한 지나가는 차량들도 거의 사람들로 차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거의 포기 상태로 노선 버스를 타기로 하였다.

하지만 그 사이 홍콩 아가씨 둘은 역시나 히치에 성공하여 손을 흔들며 사라지고 우리는 한대의 지나가는 노선 버스가 손을 열심히 흔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지나쳐 서서히 걱정이 되기 시작하였다.  하여 적극적으로 히치에 나섰으나 실패하고  허탈해하고 있던 순간 버스가 한대 오길래 몸으로 막아서듯이 차를 정차시키니 기사 왈 자리가 없어 안된다는 걸 메이썰(沒事,괜찮다)을 외치며 겨우 올라타 엔진 룸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았다.

한숨을 돌리고 차안을 둘러보니 이차가 노선 버스는 맞는데 승객들이 서너사람의 일반인과 나머지는 모두 어린 학생들이어서 의아하게 생각되어 물어보니 대부분 타쉬쿠르칸 지역에 사는 소수민족 애들인데 여름 방학이 끝나 카쉬카르 부근에 있는 기숙학교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한다.

또한 학생들이 시골에서 도회지의 학교에 다닐 만큼 여유가 있으니 비교적 밝아 보여 남은 폴라로이드 필름을 다쓰면서 사진도 찍어주고 얘기도 하다보니 비록 엔진룸에 앉아서지만 어느덧 올 때의 검문소도 지나고 드디어 포플러 가로수가 나타나며 카쉬카르 경계에 이르렀다. 헌데 이번에는 예기치 못하게 차가 카쉬카르 시내로 바로 가지 않고 우측으로 방향을 틀길래 기사에게 물어보니 학생들을 내려주고 가야 한다길래  그냥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다시 약 1시간이 흘러 차가  어느 번잡한 소도시에 들르는데 거리의 관공서 간판을 보니 수뤄셴(疏勒縣)이란 곳이고 이곳을 구글 지도에서 검색해 보니 카쉬카르 중심에서 동남쪽으로 약 15 키로 정도 떨어진 소읍인데 드디어 차가 정차하길래 같이 내려보니 얘들 말대로 카스 2중(喀什二中)이란 기숙학교인데 최근 중국의 교육열을 반영하듯 학교앞은 얘들을 데려다 주기위해 온 학부모들과 애들 그리고 그들이 타고온 차량들로 혼잡하여 교통 경찰까지 나와 있었다.

이후에는 버스에 탔던 일반인 서너 사람이 얘들의 학부모들 이었는지 버스는 우리 두사람만이 타고 카쉬카르 시내의 인민광장 동쪽에 위치한 터미날에 내려 멀지않은 숙소까지 시내 구경을 하며 돌아오니 이미 늦은 오후가 되었다.

 

 

 

 

 

 

 

 

아침 나절의 호수가에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중간에 뜻하지 않게 딴곳도 들르고

 

                                      호숫가에서

 

                          카쉬카르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2014.9.5(금)  맑음

비행기 시간이 오전 9시 경이라 서둘러 숙소를 나와 30 위안에 택시를 타고 공항에 내렸는데 공항은 최근에 새로 지어진듯  새 건물인데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항공권이 하이난 항공(海南航空)인데 중국에는 항공사가 워낙 많기도 하지만 대륙에서 가장 동남쪽 구석인 해남도에 근거지를 둔  항공사가 최서단의 사막 지역인 이곳에  까지 취항하고 있어 놀랍기도 하였다.

중국땅의 광대함을 말해주 듯 카스에서 우루무치까지 약 세시간의 비행과 우루무치에서 환승하여 섬서성의 서안까지 다시 약 3시간의 비행 끝에 시안의 셴양꿔지지창(咸陽國際機場)에 도착 후 2번 공항 버스를 타고 서안역앞의 지에팡판띠엔(解放盤店)앞에 내리니 이미 저녁 무렵인데 중국에서는 중추절이라 불리는 추석 명절 직전이고 더구나 서안이 원래 교통의 요지라서 사람들이 발디딜 틍이 없을 정도여서 "중국은 너무 크고 중국인은 너무 많다(중꿔 타이따 중꿔런 타이뚸, 中國太大  中國人太多)라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붐비는 사람 숲을 뚫고 5번째로 방문하는 이곳에서 몇 번 이용하였던 역에서 가까운 뤄따오삔관(綠道賓館)의 표준방을 114위안에 얻고 따뜻한 샤워 후 바로 앞의 상덕빈관 1층의 식당에서 맥주를 곁들여 저녁 식사를 하고 긴긴 또 하루를 마감하였다.

생각해 보니 길고도 길었던 오늘의 일정 중 좋았던 것은 카스에서 우루무치로 오는 비행기에서 다행히 좌석이 좌측 창가이고 날씨가 맑아 비행 내내 그동안 우리가 넘나들었던 중국과 키르키즈스탄의 국경을 이루는 천산 산맥을 원없이 내려다 본 것이었고 안 좋았던 일은 중국의 여러 상황으로 인한 너무나도 지나친 짐 검색과 반복적인 물등의 액체와  라이터의 압수 그리고 사람에 대한 검문이었는데 생각해 보면 작금의 세계적인 여러 상황과 맞물려 언제 자유롭게 히말라야 주변을 넘나들며 여행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과 함께 정치란 것에 대한 반감으로 우울함마져 들었다.

 

 

 

 

 

카쉬카르 공항에서

 

 

 

 

 

 

 

 

카쉬카르에서 우루무치까지 좌측으로 천산 산맥을 두고

 

 

 

 

 

 

 

 

 

 

 

 

 

 

 

 

 

 

 

           우루무치에서 서안의 함양국제 공항까지 그리고 공항 버스를 타고 서안 역앞의 숙소까지 긴긴 하루......

 

                 카쉬카르에서 우루무치까지의 기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