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중국 및 중앙아시아 여행 및 트레킹기

32. 화산(華山) 등정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15. 2. 25. 18:56

2014.9.6(토)  맑음 및 흐림 비

일행 분과 어제 얘기하기를 일단 이곳 서안에서는 이곳이 초행인 동행 분을 고려하여 우선 1박 2일로 중국 오악 중 서악(西岳)에 해당하는  화산(華山) 등산을 하고 난 뒤 날씨 기타 등등의 상황을 보아가며 다음 일정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의논하기로 하였다.

헌데 어제 저녁 일기 예보를 보니 전체적으로 오늘 저녁 부터 날씨가 흐려져 비가 온다고 하여 상심이 컷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이곳 서안이 5 번째 방문이고 화산 또한 이미 두번이나 당일 코스로 올랐기에 이번에는 산 정상에서 일몰과 일출을 보며 야영을 하는 1박 2일 등정을 생각하였기 때문이었다.

하여 만약에 비가 온다면 산 정상에 위치한 상업용 숙소에서 1박을 하기로 하고 일부 짐은 맡기고 숙소를 나와 부근에서 아침 식사 후 약간의 간식과 물등을 구입 후 화산 행 버스가 출발하는 가까운 곳에 위치한 서안 역광장으로 갔었는데 주말인 것에 더해 중추절 연휴라서 역광장은 사람들로 넘쳐나고 화산행 버스를 타는 곳에도 엄청나게 긴 줄이 이미 형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별다른 선택의 여지도 없어 무려 1 시간 이상을 기다려 버스에 올라 서쪽으로 약 100 여킬로 떨어진 화산으로 향하였는데 화산 바로 아래 위치한 화산시에 도착한 후에는 매표소 쪽으로 바로 가지 않고 어떤 호텔에 들어가 정차 후 버스 승객들을 호텔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는데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며 팩키지 투어 같은 모양새를 취하는데 너무나 황당하였다. 

그곳에서는 돈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고상하게 다른 표현으로 얘기하자면 아주 현실적인 중국인 특유의 기질이 발휘되기 시작하였는데 호텔안에 들어가더니 버스 안내원으로 생각 되었던 중년 여자가 승객들을 모아 놓고는 이미 시간이 늦고 날씨가 좋지 않아 오늘 화산 등정은 무리니 이 호텔에서 하루를 쉬고 내일 올라가는 것이 좋다며 반 강요하듯이 하는데 이상하게도 중국인들이 그 말의 부당함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어 우리가 따지니 그때서야 중국인이 아님을 알고는 한쪽 구석으로 부르더니 너희들은 여기서 택시를 타고 약 3키로 떨어진 매표소까지 가라고 얘기하며 택시비는 10위안 밖에 하지 않는다고 얘기 하는데 너무 황당하여 할말이 없었다.

어차피 이곳이 한국이 아니니 어쩔 도리없이 밖으로 나와 부근에 보이는 식당에서 몇가지 요리와 밥으로 늦은 점심을 하고 천천히 이정표를 따라 매표소로 가니 거리가 3 킬로까지는 아니다.

가장 최근에 이곳을 온것이 2,010년 인데 그 이후 최근에 새로 지은 듯 엄청나게 크고 화려한 매표소에서 비싼 표를 구매하고 셔틀 버스를 타고 북봉으로 올라가는 케이블 카를 타는 곳으로 가는데 중간에 보니 서봉쪽으로도 케이블 카를 새로이 건설해 놓은것 같아 그 개발의 속도에 놀랄 뿐이었다.

북봉으로 올라가는 케이블 카를 타는 곳에 내려 하산은 걸어서 할 요량으로 편도만을 끊어 올라 가는데 날씨는 흐려지고 있어 마음은 우울하기만 하였다.

북봉 케이블 카에서 내리니 그곳도 사람들로 엄청나게 붐비고 오늘 밤 비올 확률은 거의 100% 일것 같아 야영은 포기하고 일단 북봉 가까운 곳에 있는 숙소를 알아보았는데 역시나 가격이 장난이 아니어서 도미토리의 침상 하나를 100위안씩을 주고 얻은 뒤 짐은 침상에 두고 귀중품과 우산 그리고 간단한 부식을 챙겨 본격적인 등산에 나섰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밤부터 비가 왔고 올라갈수록 숙소비가 상상을 초월 할 정도로 비쌌고 또한 야영 자리도 중국 젊은이들이 모두 선점해 버려 찾기가 어려웠기에 적절한 결정으로 생각되었다.

오후 3 시정도가 되어서야 본격적인 등산을 시작하여 특유의 돌계단을 타고 많은 사람들과 같이 중봉쪽으로 오르는데 아직은 날씨가 그렇게 흐리지 않아 멋있는 일몰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열심히 올라갔다. 중봉을 지나 일몰을 보기위해 동봉쪽으로 방향을 틀어 올라가는데 어느덧 서서히 오늘 하루의 해가 구름사이에서 서봉 너머로 지고 있었다.

동봉 정상쪽에서 한참을 머물며 일몰을 구경하고 나니 나름 2000 미터대의 고산이라 빠르게 짙은 어둠이 밀려오기 시작하여 랜턴을 켜고 다시 북봉쪽의 숙소로 내려 오는데 조금의 공간만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텐트가 쳐저있고 어두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끝없이 올라오고 있어 질릴 지경이었다.

내려 오면서 간단히 저녁 식사를 하고 숙소에 도착하니 이번에는 예약을 하면서 침상에 올려두었던 배낭이 딴 구석에 처밖혀 있고 우리가 예약하였던 침상에는 딴 중국인의 가방이 버젓이 놓여있어 숙소의 근무자에게 따져 겨우 우리 침상을 다시 확보 할 수 있었는데 동행이나 나나 서서히 중국과 중국인의 무지막지함에 짜증이 나기 시작하였다.

그래도 이곳이 쉽게 올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마음을 추수려 희박하지만 예외적인 상황으로 일기예보가 틀려 내일 아침에는 멋있는 일출을 볼 수 있기를 고대하며 잠을 청하였지만 야심한 시간에 화장실을 가기위해 나와보니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어 허탈하기가 이를때 없었다.

 

 

 

아침 나절의 서안역 광장

 

 

 

 

 

 

 

 

 

우여곡절끝에 화산 입구의 매표소까지

 

 

 

 

 

 

 

케이블 카를 타고 북봉까지

 

 

 

 

 

 

 

 

 

 

 

 

 

 

 

 

 

 

 

 

 

 

 

 

 

 

 

 

 

 

 

 

 

 

 

 

계속 서봉을 시야에 두고 중봉을 거쳐 동봉으로

 

 

 

 

 

 

 

 

 

 

 

 

 

 

 

 

 

 

 

 

 

 

 

 

 

 

 

 

 

 

동봉에서의 조망과 서봉의 일몰

 

 

 

 

 

 

 

 

 

 

다시 북봉으로 내려오면서

 

화산을 직업으로 오르내리는 짐꾼의 애절한 노랫가락

 

 

 

2014.9.7(일) 비

날씨가 좋으면 새벽 5시에 일어나 어제 올라가지 못한 서봉과 정상인 남봉에서 멋진 일출을 보리라 계획하였건만 야속한 날씨는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고 우리도 더 이상 미련없이 배낭을 챙겨 비내리고 미끄러워 위험하기까지 한 돌계단을 따라 하산을 시작하였다.

운무속에 약 1시간 반 정도를 걸어 케이블 카 타는 곳으로 내려와 다시 셔틀 버스를 타고 매표소로 나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상식적으로 당연히 있어야 할 서안으로 가는 버스가 없다는 것이 아닌가, 하여 그럼 어떻게 서안 시내로 가는 지를 물으니 입구의 큰길에서 지나가는 차를 세워 타라는 황당한 대답이다.

어이가 없었지만 하는 수 없이 큰 길가에 나와 비를 맞으며 차를 기다리다 서안이라고 적힌 차량 몇 대를 향해 손을 흔들어 보았지만 허사였다.  한참을 망연자실하여 기다리고 있으려니 웨이난(渭南)이라고 적힌 고물 중빠가 우리앞에 정차하더니 운전기사가 어디 가느냐고 묻길래 서안 간다고 하니 차비가 큰 차이가 없으니 자기차를 타고 웨이난시까지 가서 그곳에서 자주있는 서안행 버스를 타라고 재촉하길래 그렇게 결정하고 차에 올랐다.

고물 중빠 버스는 이곳 저곳 사람들이 손만 흔드면 섯다 가기를 반복하며 비 내리는 중국의 시골길을 달려 약 2시간 만에 인구가 백만 단위는 충분 할것 같은 상당히 큰 규모의 위남시(아마 황하의 큰 지류중 하나인 위수 남쪽 언덕에 자리잡은 도시라는 뜻으로 보임)의 새로 지은 버스 터미날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다시 2층으로 이루어진 고속버스를 갈아타고 오후 늦게 서안의 숙소로 돌아왔다.

이 후 샤워와 잠시의 휴식 후 장기 일기 예보를 보니 계속 비 예보가 있고 우리 또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지쳐 아직 일말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던 동티벳쪽은 완전히 포기하고 비록 비는 내리지만 오늘 저녁 서안 성벽이나 구경하고 기차표를 구할 수 있으면 빠른 시일 내에 이곳을 떠나 한국과 가까운 산동성쪽으로 이동하기로 하고 가능하다면  이동간에 오악중 동악인 태산(泰山)과 칭따오의 노산 정도를 들르고 칭따오에서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하였다.

저녁 무렵 숙소를 나와 인산인해의 기차역에서 고맙게도 아직도 존재하는 외국인을 위한 1번 매표구로 가서 태산 아래 도시인 산동성 태안시(泰安市)행 기차표를 물어 보니 정말 의외로 추석날인 내일 오전 11시 출발의 T열차 6인 침대칸 표(硬臥)를 구할 수 있었다.

2012년 부터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기차표 실명제가 실시되어 암표도 힘들고 해서 내심 기차표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의외로 쉽게 구하게 되어 비록 날씨는 잔뜩 찌푸려 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서안 성벽 구경을 나섰다.

시내버스를 타고 종루 사거리에 나가 회족 골목도 잠깐 들른 후 남문쪽으로 성벽을 올라 흐리고 약간의 이슬비가 내리는 날씨임에도 시계반대 방향으로 서안역 광장까지 약 2시간 정도를 산책 삼아 돌고 숙소로 돌아왔다.

 

 

 

 

 

이른 아침 북봉 숙소 주변의 모습

 

 

 

 

 

 

 

 

 

 

 

 

 

 

비를 맞으며 아쉽고도 안타까웠던 하산을

 

 

 

 

저녁 무렵 종루 사거리에서

 

 

 

 

 

 

 

 

 

 

 

 

 

 

 

 

 

 

 

 

 

 

 

 

 

 

 

 

 

 

 

 

 

 

                                    저녁 무렵 서안 성벽을 거의 반 바퀴 정도 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