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중국 및 중앙아시아 여행 및 트레킹기

30. 카라쿨리 호수에서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15. 2. 17. 00:17

2014.9.3(수) 맑음 및 흐림

오늘은 야영이 가능하면 호숫가에서 야영을 시도하고 그렇치 못하면 숙박을 호수변 게르(파오, 유르트와 동일한 용어)에서 할 예정이라  일부 짐은 숙소에 맡기고 꼭 필요한 짐만 챙겨 숙소를 나와 타쉬쿠르칸 행 버스 터미날을 찾았는데 GH에서 시간과 출발 터미날을 잘못 알려주어 하루에 두세번 있는 버스중 첫 출발의 버스를 타지 못하였다.

당황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물으니 시가지의 서남쪽 끝에 있는 거리에 가면 수시로 출발하는 합승 사륜구동 짚을 탈 수 있다 하여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그곳에 도착하니 마침 떠나려는 차가있어 1인 100위안을 주고 선택의 여지 없이 차에 올랐다. 

차는 카쉬카르 시가지를 벗어나 서남쪽으로 파키스탄과의 국경인 쿤자랍 패스(중국명 紅基拉甫 고개)까지 연결되는 G314번 중국 국도 일명 카라코람 하이웨이(KKH)로 더욱 잘 알려져 있기도 한 포장 도로를 약 한시간 달려 우빠얼샹(烏拍爾鄕)에 잠시 정차하여 늦은 아침을 한 후 다시 길을 떠나 약 40분 정도를 더 달리자 드디어 파미르의 동쪽끝이자 쿤룬(崑崙) 산맥의 서쪽 끝 부분으로 양쪽이 엄청난 크기의 설산인 협곡으로 들어서는데 여기까지는 2001년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협곡의 입구에서 우리차의 승객인 현지인 한사람도 신분증이 없다고 기어이 통과시켜 주지않는 까다로운 검문을 통과하자 마자 거대한 공사판이 벌어지는데 아마도 KKH를 완전히 새로이 건설하면서 거대한 수력 발전소도 함께 건설하는 엄청난 규모의 공사로 공정도 이미 상당히 진행되어 있었으며 따라서 군데 군데 교통 통제와 공사로 인한  임시 우회도로 그리고 낙석으로 인해 차량은 더욱 더디어졌다.

검문소 통과 후 먼지가 날리는 험로를 약 2시간을 달려서야 과거 백사산(白沙山)이라 불리며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던 고산 평원지대에 도착하였는데 이곳이 바로 수력 발전소의 저수지로 되어 버려 과거의 모습은 많이 사라져버렸는데 집에 돌아와서 2,001년도 이곳을 들렸을 때의 사진과 비교해 보니 당시는 얕은 강물이 여러 갈래로 흐르고 그 물길 사이는 초원으로 되어 많은 가축떼들이 먹이 활동에 열심인 아름다운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그냥 크나큰 호수의 느낌뿐이었다.

그곳에서 잠시 정차 후 이미 공사가 이루어진 듯한 잘 포장된 도로를 약 30분 달려 카라쿨리 호수(喀拉庫勒湖) 가에 내리니 이미 이곳도 시즌은 지난 것 같이 한산한 가운데 단지 한 두 명의 호객꾼만이 다가오는데 주변 분위기가 야영을 하기에는 여러가지로 별로여서 별다른 선택의 여지도 없이 중년의 불편한 다리를 끌고 있는 키르키즈 사내가 안내하는 게르에 1박 식사 포함  50위안의 비싸지 않은 가격에 투숙하였다.

짐을 내려놓고 밖으로 나와 주변의 콩구르 봉과 무즈타크 아타봉을 위시한 거대한 설산들을 올려보는데 이미 정상부는 구름으로 덮혀있고 날씨도 더욱 흐려지고 있어 마음이 조급하였다.

잠시 뒤에는 손님이 들었다는 소식을 접했는지 마을의 젊은 친구가 나타나 무즈타크 아타봉의 베이스 캠프까지 오토바이로 갈 수 있다며 왕복 100 위안에 싸게 해준다고 약간은 애절하게 얘기하여 이제 내 생애에 이곳에 세번이야 오겠냐고 위안하며 오토바이 뒷 좌석에 올라탔는데 결과적으로 산으로 올라 갈수록 갑자기 눈이 내려 결국은 베이스 캠프까지 못가고 돌아올 수 밖에 없었던 것도 많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 후 게르로 돌아오니 게르안에 갑자기 아가씨 세 명이 있어 의아했는데 알고 보니 두명은 홍콩에서 온 여행객으로 우리가 나간 사이에 투숙하였고 다른 한명은 처음 우리를 이 게르로 안내했던 사내의 딸인데 우리의 저녁 식사를 위해 왔다고 한다.

함께 앉아 한류 등을 화제로 대화 해보니 모두들 좋은 것 같았고 특히 게르 주인의 딸이 나름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자기도 큰 도시로 나가 꿈을 펼치고 싶은데 이런 골짜기에서 집안의 일을 도우며 있는것이 답답하다고 약간은 체념의 표정을 가지고 얘기하여 가슴이 짠해 지기도 하였는데 얼굴도 곱고 심성도 너무 착해 보여 더욱 그러하였으며 나중에 폴라로이드 사진을 몇 장찍어주니 너무 고마워하였다.

밖에는 흐린 날씨가 결국은 비까지 뿌려 모두들 게르안에서 차를 마시고 애기하며 시간을 보내면서도 내심으로는 날이 개어 멋진 일몰을 볼 수 있었으면 하고 기대하고 있는 찰나 한 홍콩 아가씨가 밖에 나가더니 차이홍(彩虹, 무지개)이라고 고함을 쳐 밖으로 나가니 그 사이에 비가 그치고 하늘에는 찬란한 무지개가 걸려있어 모두들 흥분하여 좋아라 하며 사진을 찍으며 야단법석을 떨기도 하였다.

이 후에는 역시 3,600 미터대의 고산지대라  다시 구름이 끼며 일몰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고 저녁 식사 후에는 가끔씩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겹겹이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을 청하면서도 내일 아침의 멋진 일출을 기대하였다.

 

 

 

 

 

 

 

 

 

 

 

 

                                    사륜구동 합승 짚을 타고 중간에 브런치도 하며

 

 

 

 

 

 

 

 

 

 

 

 

 

 

 

 

 

 

                                        서서히 강을 따라 협곡으로 들어서서

 

 

 

 

 

 

 

 

 

 

 

 

 

 

                                                           검문소를  지나고

 

 

 

 

 

 

 

 

 

 

 

 

 

 

 

 

 

 

 

 

 

 

 

 

 

 

 

 

 

 

                                                   공사중인 험로를 따라 백사산까지

 

 

 

 

 

 

                                          오후에 도착했을 무렵의 카라쿨리 호수

 

 

 

 

 

 

 

 

 

 

 

 

 

 

 

 

 

 

 

 

 

 

 

 

 

 

 

 

 

 

 

 

 

 

 

 

 

 

 

 

 

 

 마을 젊은이의 오토바이 뒷좌석에 올라 호수 건너편의 키르키즈 원주민 마을을 지나 무즈타크 아타의 베이스 캠프를 향했건만 고도를 높이자 눈 때문에 다시 돌아 나올 수 밖에

 

 

 

 

 

 

 

 

 

 

 

 

 

 

 

 

 

 

 

 

 

 

 

 

 

 

 

 

돌아온 후의 호반에서 이렇게 무지개도 만나고

 

 

 

 

 

 

 

 

 

 

 

 

 

 

 

 

 

 

 

 

 

 

 

 

 

 

 

 

 

 

 

 

 

 

저녁 무렵의 호반

 

백사산에서, 저산 넘어가 바로 타지키스탄인데.....

 

무즈타크 아타 아래에서, 마을 주민들의 여름 방목지는 이미 텅 비고

 

호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