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26일(일), 맑음
아침 식사 후 07시경부터 포터를 필두로 모두들 출발하고 나는 각1명의 셀파, 포터와 함께 말과 마부를 기다렸으나 08시가 넘어서까지 결국은 나타나지 않아 확인해보니 사정이 있어 말을 빌려줄 수 없다는 황당한 대답만 들을 수 있었다. 하여 들판 여기저기에 보이는 다른 말들을 교섭해 보았으나 하나같이 차이나(네팔어로 안된다, 없다 등의 부정적인 경우에 쓰는 용어로 중국에서의 메이요우와 같이 네팔에서 많이 듣는 말)란 말만 되풀이 하여 하는 수 없이 일단 걸어 보기로 하고 출발 하였으나 오늘도 차르카 라(해발 4,920 미터, 지도에는 Mola Bhanjyang, 5,027 미터로 표시)라는 고개를 넘어야 하기에 처음부터 시작되는 오르막에서 속도가 현저히 떨어져 시간당 겨우 1키로 정도 밖에 나아갈 수 없었다.
3시간 정도 운행하였지만 속도는 더욱 느려지고 힘에 부쳐 나 때문에 뒤떨어져 같이 가던 셀파에게 앞서가던 조작가님에게 연락을 해서 만나기를 요청하였다. 조작가님에게 상황을 얘기하고 도저히 못가겠으니 나는 이곳 차르카에서 하루를 쉬고 상황을 보아 어떻게든 말을 구해 뒤따라 가든지 아니면 최악의 경우 카그베니로 돌아갈 수 있도록(사실은 돌아가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려운 상황임) 조치를 해달라고 부탁하니 말을 이용하면 하루 정도는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면서 햇반과 라면을 포함한 비상식량과 작은 텐트 한동 그리고 각1명의 셀파와 포터를 붙여주어 다시 차르카 마을로 돌아왔다.
일단 마을의 유일한 상점으로 들어가 햇반과 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한 다음 텐트는 있지만 사정을 얘기하고 난로가의 의자 겸용 소파에서 하루 자기를 청하여 승낙을 받은 후 미리 간 셀파가 다시 교섭한 다른 말 주인을 만나니 하루 동안 2필의 말 대여 비용으로 무려 만 루피를 요구하였으나 내 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승낙하고 오히려 내일 아침 07시 출발의 약속이나 꼭 지켜달라고 부탁하는 수 밖에 없었을 뿐만 아니라 말 대여 비용도 온전히 내가 부담할 수 밖에 없었다.
이 후는 실내의 난로가에서 라마를 겸하고 있다는 그 집의 주인 남자를 비롯한 식구들 그리고 가끔씩 물건을 사기위해 들르는 동네 사람들과 셀파의 통역으로 얘기를 나누거나 약도 나누어주며 지내다가 저녁으로는 수유차와 짬파(티벳과 만드는 방식이나 맛은 똑 같으나 이들은 수차라고 발음하고 짬파는 티벳과 같은 발음임) 그리고 삶은 감자를 먹은 후 일찍 스리핑 백을 펴고 잠자리에 들었다.
출발했다가 다시 마을로 돌아오면서.......
마을의 하나뿐인 상점에서 하루를 유하면서.....이 사람들은 모두들 잘 있는지 아련한 그리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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