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1(목) 흐리고 약간의 박무와 미세먼지
2022년 4월에 시작하였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중간중간에 자주 일시 중단하였던 남파랑길을 올해 안에 끝내겠다는 각오로 다시 이어가기 위하여 서너 시간 정도 수면을 취하고 새벽 2시경 일어나 미리 준비해 둔 준비물을 챙겨 차량에 올라 서울 강북에 위치한 집에서 머나먼 남쪽 남도 땅 장선포를 향하여 한적한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리기 시작하였다.
중간중간 두세군데의 휴게소에서 쉬어가며 커피로 졸음을 쫓으며 순천을 거쳐 부지런히 달려 아침 6시 반경 장선포 마을에 도착하니 아직 어둠이 가시기 전이고 마을은 새벽의 적막 속에 묻혀 있었다.
한적한 마을 회관 앞 마당에 차량을 주차하고 쌀쌀한 날씨 속에 간단히 스트레칭을 한 후 서둘러 길을 떠나 바로 조성천 하류를 가로지르는 방조제에 올라 남으로 길을 재촉하는데 중간쯤에서는 좌측으로 득량만 건너 고흥반도 쪽에서 아침 해가 떠오르고 또한 행정구역이 고흥군에서 보성군으로 바뀌고 있었다.
비록 흐리고 약간의 박무와 미세먼지가 끼어있는 좋지 않은 날씨이지만 일출의 미묘한 변화들을 음미하며 또한 철 지난 해당화의 개화에 의아해하며 방조제를 건너 8시가 가까워 오는 시각 보성군의 금능마을에 다달아 근처의 정자에서 뜨끈한 컵라면으로 추위와 허기를 달래며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그리고 다시 길을 떠나 좌측으로는 득량만과 그 가운데 아련히 떠있는 득량도를 우측으로는 이곳의 명산인 오봉산을 시야에 두며 "녹차 해안도로"라 명명된 길을 이어나가는데 중간에서는 비록 온실이지만 대규모 바나나 농장도 보여 기후변화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고 이어서 9시가 채 못된 시각 비봉 공룡공원 입구에 도착함으로써 76 코스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바로 이어지는 77 코스는 임진왜란과 이순신 장군을 떠올리게 하는 선소(船所)란 이름을 가진 "선소 어촌체험마을"을 지난 후 잠시 내륙으로 이어지다가 다시 바닷가의 "비봉 공룡알 화석지"를 지나고 이어서 객산마을을 지나 또다시 바닷가의 연당마을로 로 나오게 되는데 군데군데 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쪽파의 수확에는 대부분 태국이나 베트남쪽에서 온듯해 보이는 외국인 여성 노동자들이 보여 이런저런 많은 생각이 들게 하였다.
이후에는 좌측으로 윤슬에 빛나는 득량만을 늘 시야에 두고 나아가다가 정오경 석간마을 부근의 한적한 바닷가 데크 쉼터에서 준비해간 따뜻한 커피와 수제? 토스트로 요기를 한 후 계속 바닷가를 따라 길을 이어 금광마을을 거쳐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각 오늘의 계획하였던 목적지이자 77 코스의 종점인 동시에 해변 송림 사이에서 무료 노지 캠핑이 가능한 율포 솔밭해변에 도착하였다.
이제 남은 것은 차량을 회수하는 일이기에 사전에 검색해둔 대로 이곳에서 조성면까지 최단거리로 운행하는 하루에 한차례만 있는 보성 71-8번 버스의 출발 시간인 13시 50분까진 시간이 있어 근처의 편의점에서 도시락으로 조금 부족하였던 점심을 보충하고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도중에 신중을 기한다고 현지 아주머니 한분에게 다시 학인차 물어보니 그런 버스는 없다며 보성읍으로 나가서 벌교행 버스로 환승하여야 한다고 단호하며 너무나도 친절하게 말하여 순간 긴가민가 의아해하며 혼란스러워하는 순간 순식간에 71-8번 버스가 지나가 버렸다.
하는 수 없이 14시 10분 경 보성읍행 버스를 타고 보성읍으로 나가 다시 15시 출발의 벌교행 버스를 환승하여 15시 20분경 차량을 주차해 둔 장선포까지 가장 가까운 조성면 행정복지 센터 앞에 내렸는데 당연히 원래 71-8번 버스로 이곳에 와서 환승하려고 계획하였던 이곳에서 장선포까지 14시 40분에 하루 한차례 운행하는 234번 버스는 못타게 되어 마지막 옵션인 택시를 부르려니 이곳에 한대 있는 개인택시 기사분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있다며 이마저도 불가능한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하여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딴 방법이 없기에 진짜로 마지막 방법인 장선포까지 약 6 키로의 거리를 걷기로 하고 짧은 낮시간을 감안하여 빠르게 도로를 따라 가는데 다행히도 평지라서 한시간 십분 정도면 가능할것 같아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남도땅을 이런 식으로 여행해 보겠느냐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걸음을 재촉하였다.
출발한 지 약 오분이 지날 즈음 장난 삼아 지나가는 차량을 히치해 보았는데 운 좋게도 한 번만에 어떤 친절한 분이 선뜻 차량을 세우고 태워주어 순식간에 장선포에 도착하였는데 돌이켜 생각해 보니 현지인의 지나친 친절로 생긴 낭패스러운 상황이 역시나 현지인의 친절로 해소되는 결과가 되었는데 거창한 일은 아니지만 인생만사 새옹지마라는 사자성어를 떠올리게 하는 재미있었던 하루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보성읍에서 시간이 남아 버스를 기다리면서 버스 시간표를 보고 지역 농어촌 버스를 운영하는 보성교통 회사에 까지 전화를 하여 확인한 결과 71-8번 버스가 최근에 신설되어? 현지인들도 아직 잘 모르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장선포에서 차량을 회수후에는 일사천리로 율포 솔밭해변으로 돌아와 상당히 많은 대형 텐트들 사이에 3박 4일을 보낼 작은 오두막 같은 텐트를 피치하고 저녁에는 참치 김치찌개를 주메뉴로 바로 옆 지역인 장흥군 안양면의 동동주를 곁들여 맛있게 저녁을 하고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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