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4년

요란한 봄 비 내리는 구례 지리산 화엄사(홍매화와 효대)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4. 4. 2. 21:29

2024.3.28(목) 종일 요란한 봄비

역시나 올해 봄도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춘래불사춘"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상황이고 개인적으로도 여러 가지로 심란하여 마음만 어지러운 상태이다.

또한 2월과 3월에 걸쳐 우리 부부의 생일과 결혼 기념일이 모여있으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그냥 넘어가려다가 돌이켜 생각해 국내 여행이라도 한번 가야겠다고 결정하고 숙고해 본 결과 오랜만에 와이프와 같이 가니 교통은 자차로 기간은 이번 주말을 포함하여 3박 4일로 그리고 행선지는 남도의 여수와 순천 쪽으로 정하고 숙소를 예약하였다.

그리고 떠나는 날인 오늘 서울 시내를 일찍 벗어나려고 나름 6시경에 일어나 부지런히 준비하여 집을 나섰으나 한남대교에서 부터 고속도로가 막히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날씨도 예보와 같이 서서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남쪽으로 갈수록 더욱 빗줄기가 세어지고 있었으나 편안하게 생각하고 첫 번째 목적지로 생각한 구례의 지리산 화엄사를 향하였다.

11시 20분경 화엄사 입구에 도착하여 일주문 부근에 차량을 주차하고 장시간 운전하였기에 일킬로 미터   조금 더 되는 거리를 걷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우산을 받쳐 들고 봄기운이 오르기 시작하는 화엄사 계곡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일주문을 지났으니 엄연히 사찰 경내임에도 불구하고 이차선의 포장도로를 많은 차량들이 물을 튀기며 너무 빨리 달려 과속 방지턱이라도 몇 군데 설치해야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삽십여년 전 가족들과 한번 머물렀던 당시 한화 콘도 앞을 지날 때는 옛 시절이 잠시 떠오르기도 하였고 이어서 약 20여 분의 기분 좋은 계곡 산책 끝에 도착한 화엄사 경내는 평일이고 상당한 비가 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마도 홍매화를 보려고 몰려든 구름 같은 탐방객들과 홍매화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으려는 사진작가님들로 붐비고 있었다.

이후 비내리는 화엄사 경내를 천천히 이곳저곳 거닐며 이곳을 처음으로 왔었던 정확하게는 50년 전인 1974년 7월이란 아득한 옛 시절을  떠올리며 잠시 회상에 젖기도 하였는데 참으로 세월이 빠르고 무심하단 생각을 지울 수 없었고 이러한 느낌은 사사자 삼층석탑이 자리한 효대(孝臺)에 올라선 순간 더욱 그러하여 그곳 효대에서는 지리산 자락을 휘감는 물안개들을 바라보며 한참을 머물다가 발걸음을 돌려 화엄사를 떠났다.

구례 지리산 화엄사에서

 

빗줄기가 더 세어지는 가운데 화엄사를 떠나 다시 구례구 쯤의 황전 IC에서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에 오르고 이어서 선암사의 매화를 보고자 검색을 해보니 이미 시기가 조금은 늦은 것 같고 또한 봄비가 계속 요란하게 내려 선암사행을 포기하고 바로 숙소가 위치한 여수를 향하였다.

그리고 여수 시청 부근에 위치한 게장이 맛있다는 여진식당을 찾아 소주 한병을 곁들여 늦은 점심을 든든하게  한 후 와이프가 운전하여 숙소인 히든베이 호텔에 체크인하고 피곤한 나머지 둘 다 깊은 낮잠에 빠져들었다.

 

이후 날이 어두워진 저녁 7시 반경 잠에서 일어났으나 배가 크게 고프지 않아 저녁을 건너뛰고 창밖으로 바다 구경을 하며 한편으로는 군것질을 하며  티브이를 보는데 갑자기 비에 더하여 어제 중국 북동부의 사막지대에서 대규모의 황사가 발원하여 오늘밤부터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거라고 하여 참으로 야속하다고 생각이 되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곳 전라남도 해안쪽은 그 영향이 가장 약하다고 하여 아무쪼록 내일은 비도 그치고 황사도 그렇게 나쁘지만 않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잠을 청하였다.

숙소의 방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