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2년

제천 월악산 용암봉과 만수봉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2. 12. 31. 19:19

2022.12.27(화) 맑고 추우나 미세먼지도 약간

지난밤 기온이 최하로는 체감 온도 영하 17도 정도였으나 잘 자고 8시가 넘어 햇살이 텐트 안을 비출 때쯤 되어서야 일어나니 물을 비롯한 모든 것들이 얼어있어 따뜻한 물이 나오는 취사장에서 물을 길어와 우선 커피 한잔을 하고 난 뒤 참치 김치찌개를 주메뉴로 든든히 아침을 하고 공기질이 좋지는 않으나 최악은 아니어서 오늘 계획한 용암봉과 만수봉 산행을 위하여 10시가 넘어서야 야영장을 나서 산행 들날머리로 생각한 만수계곡 입구의 만수 휴게소를 향하였다.

사실 야영장에서 만수봉 산행의 들날머리까지는 1.5 킬로 정도에 불과하나 현재 차도 일부분만 제설이 되어 보행하기에는 통행하는 차량때문에 위험하여 하는 수 없이 차량으로 만수 휴게소에 도착하니 대부분이 눈으로 덮여 있어 겨우 차량을 주차 후 만수봉 탐방로로 들어서니 10시 반이 훌쩍 넘어서고 있었다.

역시나 적막강산의 만수계곡을 따라 올라가다가 나타나는 갈림길에서 시계방향으로 돌고자 좌측으로 용암봉 능선길을 택하여 고도를 높이기 사작하니 서서히 시야가 트이며 멋진 조망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그와 더불어 눈에 반사되는 햇빛이 상당히 성가셔 눈산행에 필수적인 어제 잃어버린 고글이 더욱 아쉽게 생각되었으나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으니 최대한 눈을 보호하며 서서히 나아갔다.

그리고 용암봉 정상에 다가서자 진행 방향인 동으로는 만수봉의 눈덮인 모습과 그 뒤로 포암산에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그리고 서로는 내일 산행을 생각하고 있는 북바위산과 박쥐봉이 모습을 나타내고 또한 남쪽으로는 어제 올랐던 마패봉을 위시한 백두대간 능선과 그 능선너머 뒤쪽으로 특유의 모습으로 우뚝 솟은 문경 주흘산의 아름다운 자태가 감탄을 자아내게 하였다.

이후 용암봉 정상을 넘어 만수봉으로 연결되는 안부로 내려가다가 햇빛이 잘드는 데크 계단에서는 정면으로 주흘산의 실루엣을 보며 준비해 간 컵 튀김우동으로 간단히 요기도 한 후 만수봉으로 오르는 마지막 오르막을 향하니 북으로는 서서히 월악산 정상의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리고 만수봉 정상에 이르러서는 잠시 휴식을 취하며 다시한번 사방으로의 조망을 감상하며 나 홀로 이런저런 상념에 잠시 잠기다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 일사천리로 눈밭을 헤치고 능선과 만수계곡을 따라 하산을 하였는데 결국은 오늘도 한병의 산객도 조우하지 못하는 홀로 산행이 되었다.

야영장으로 돌아온 후에는 역시나 천원의 행복감을 만끽하며 뜨거운 샤워 후 늘 그러하듯이 너무 잦은 음주가 걱정스럽지만 반주를 곁들여 소박한 저녁을 하는데 고양이가 기웃거려 먹던 햄도 조금 나누어 주었는데 연일 들리는 발정기 고라니의 울음소리와 겹쳐 나를 포함하여 모든 살아있는 생명의 두 가지 큰 본질이자 숙명인 먹이활동과 번식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한탄하며 추위를 동무삼아 잠을 청하였다.

야영장에서의 아침
남으로 보이는 백두대간 능선과 그아래의 미륵리 마을
용암봉 즈음에서 보이는 만수봉 정상
용암봉 즈음에서 남으로 보이는 백두대간과 그너머 주흘산의 실루엣
용암봉과 만수봉 사이의 데크계단에서
만수봉 정상과 그곳에서 조망되는 월악산 정상부
만수봉 삼거리와 만수계곡을 거치는 하산길
연일 처음처럼과 함께하는 즐거운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