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2년

지리산 성대(성삼재-대원사간)종주 1일차(성삼재에서 벽소령 대피소까지)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2. 11. 5. 09:33

2022.10.31(월) 아침에는 약간의 운무 그리고 좋아짐

이번 주에는 실로 이십여 년 만에 2박 3일간의 지리산 성삼재에서 대원사 주차장에 이르는 소위 성대 종주를 하기로 하고 동서울에서 성삼재에 이르는 버스와 10.31일(월)의 벽소령 대피소 그리고 11.1일(화)의 치밭목 대피소 예약을 미리 해두었다.

어제인 일요일 밤 11시 동서울 터미널을 출발한 버스는 오늘 새벽 2시 45분경 깜깜하고 찬바람이 부는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하고 백 프로 지리산 등산객들인 약 20여 명의 승객들 중 일부는 바로 산행을 시작하고 일부는 불을 밝히고 있는 무인 운영의 이마트 24 편의점에서 컵라면 등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는 가운데 나도 편의점에서 따뜻한 캔커피 한잔으로 잠시 몸을 덮인 후 준비 운동을 하고 새벽 3시경 대망의 종주길 산행을 시작하였다. 

캄캄한 어둠속에서 헤드 랜턴을 켜고 차가운 공기가 폐부 깊숙이 스며드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옛 기억들을 떠올리며 천천히 약한 오르막의 트레일을 따라 무넹기 고개, 개보수 공사 중인 노고단 산장, 노고단 고개를 거친 후 돼지령과 피아골 삼거리 그리고 임걸령을 지나 반야봉과의 갈림길인 노루목에 다달아 배낭을 잠시 두고 반야봉을 향하는데 서서히 동쪽으로부터 아침 햇살이 비쳐오기 시작하였다.

반야봉 삼거리를 지나니 주변은 이미 해발이 1700 미터가 가까워 오며 하얀색으로 내린 서리가 아침 햇살에 비치며 솟아오르는 태양 그리고 곳곳의 골짜기에서 일어나는 운해와  더불어 비록 천왕봉은 아니지만 대단한 광경을 보여 주어 한참을 머물며 자연의 위대함을 온몸으로 느끼고 노루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길을 나서 삼도봉을 지나 뱀사골로 갈라지는 화개재에 내려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토끼봉을 오르며 뒤돌아 보니 반야봉의 북동쪽 기슭에 황금빛의 지붕으로 빛나는 묘향대가 먼 꿈속의 풍경 마냥 아스라히 보이고 있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오르막과 내리막을 번갈아 가며 진행하여 명선봉을 거친 후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 브런치 장소로 생각한 노고단 대피소와 같이 현재 개보수 공사가 진행중인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하여 따뜻한 햇살이 비치고 있는 야외 테이블에서 닭 곰탕과 햇반 그리고 볶음 김치로 비록 조촐하지만 꿀맛 같은 식사를 하며 휴식 시간을 포함하여 거의 한 시간 반 가량이나 머물렀다.

사실 그저께도 잠을 자지 못한데다 어제도 버스 안에서 잠깐 눈을 붙인 것에 불과하여 식사 후 나도 모르게 따뜻하고 나른하여 잠시 졸다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 진행 방향 정면으로 가끔씩 웅장한 모습을 보여주는 천왕봉을 감상하며 약 3.6 키로 거리에 위치한 오늘의 숙소인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하니 오후 3시경이 되었는데 구석 자리에 체크인을 한 후 약 12시간에 걸친 강행군에 너무도 피곤하여 우선 잠을 청하였고 쉽게 꿈속으로 떨어졌다.

꿀맛 같은 단잠 후 일어나니 시간은 이미 어둑해진 저녁 6시 경이되어 취사장에서 햇반과 햄을 넣은 라면과 볶음 김치로 저녁을 하고 간단히 정리 후 8시가 되기 전에 다시 잠을 청하였는데 평일 이어서 40 개의 침상 중 반 정도밖에 차지 않아 옆자리 공간까지 넉넉하게 쓸 수 있어 편안하게 잠에 빠져 들 수 있었다.

동서을 버스 터미널에서
성삼재에서 벽소령 대피소에 이르는 성대종주 1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