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2년

단양 도락산(해발 964미터,실패한 산행)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2. 9. 6. 19:41

2022.8.29(월) 오락가락 종일 비

예보대로 새벽녘부터 큰 비는 아니지만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고 깊은 숲 속에서 텐트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늦게까지 누워있다가 9시가 넘어서야 일어나 김치를 듬뿍 넣은 라면과 뜨거운 샤워로 어제의 과음으로 인한 숙취를 달래고 계속 텐트안에서 음악을 듣거나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내었다.

그리고 정오가 지나서 비가 약간의 소강 상태를 보이는 것 같아 이 지역을 대표하는 산인 도락산을 가장 쉽고 짧은 코스로 다녀오기로 생각하고 간단히 준비하여 들날머리로 생각한 해발 600대의 빗재를 향하였다.

허나 정오가 넘어서서 들날머리로 생각한 빗재의 임도 입구에 도착하니 그놈의 산양삼과 송이를 비롯한 버섯 때문에 사유지이므로 출입을 금한다는 무시무시한 경고판이 서있었으나 임도를 따라갈 것이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약 1킬로 정도 나아가 중턱쯤의 보광전이라 불리는 종교 관련 시설물과 무궁화가 심어진 무궁화동산이란 곳에 다다르니 황정산과 도락산이 잘 조망되고 있었고 또한 감시용으로 세워둔 듯한 텐트도 보여 사람을 불러보았으나 안에 인기척은 없었다.

이곳에서 임도와 작별하고 산길로 들어서 정상을 향하는데 올라갈수록 맹견 그림을 포함한 무시무시한 경고 플래카드가 계속 나타나 하는 수 없이 플래카드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여 장황한 통화끝에 진입을 허락받아 계속 올라갔다.

그러나 이번에는 갈수록 빗줄기가 굵어지는 가운데 정상부에 가까워 질수록 트레일은 급경사의 화강암 바위지대로 연결되고 있어 대단히 미끄러웠으나 이 코스가 일반적인 루트가 아니다 보니 로프 등의 안전시설이 전혀 없어 올라가는 것은 어떻게 가능하다 할지라도 내 판단으로는 혼자이고 또한 미끄러지는 위험으로 인하여 하산은 도저히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 아쉽지만 안전을 생각하여 되돌아 서는 것이 최선이라 판단하여 과감하게 하산을 결정하고 빗재로 돌아왔다.

야영장에서의 아침과 실패로 끝난 빗재에서의 도락산 왕복 산행

 

이후 관광모드로 변경하여 부근의 방곡 도깨비 마을과 오래전에 한번쯤은 지나갔던 단양팔경의 하나인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과 사인암을 들렀다가 사인암 앞 상가의 가게에서 청와대 만찬주라는 이곳 대강면의 막걸리를 한 병 사서 야영장으로 돌아와 저녁에는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막걸리와 더불어 참치 김치찌개로 저녁을 하고 잠을 청하였다.

그리고 다음날인 30(화)일 일어나니 오늘은 휴양림 전체의 휴일이라 어차피 이곳을 떠나야 하는 상황인데 더하여 밤새 내리던 비는 아침에도 계속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예보상으로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빗줄기가 더욱 세진다고 하여 어제 저녁 남은 음식으로 아침을 하고 많이 아쉽지만 내리는 빗속에 서둘러 장비를 철수하여 집으로 향하는데 주변은 한폭의 수묵 산수화와 같은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상선암쪽에서 바라본 비내리는 도락산
관광모드로 둘러본 단양의 여러 명소들과 떠나는 날 아침의 풍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