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31(금) 맑고 추운 날씨
2021년의 마지막 날이고 하늘은 맑고 청명하지만 추운 날씨이다.
매년 그러하지만 늘 한해의 마지막 날이면 많은 아쉬움이 남고 이런저런 안타까운 생각이 머리에 가득하지만 실질적으로 내가 명쾌히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은 많지 않아 마음이 무겁고 올해는 특히 내가 60대 후반으로 넘어가는 상황이라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기대보다는 지나가버린 세월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가득한 해이다.
아침에 일어나 오랜만에 옛 친구들과 만나 술이나 한잔할까 등등의 이런저런 상념으로 시간을 지체하다가 결국은 딸들과 일이 있다는 와이프는 제쳐두고 지난번 북한산에 이어 오늘은 조용히 혼자서 남한산성과 남한산 산행이나 하는 것으로 결론내고 브런치 후 느지막이 집을 나서 지하철과 버스를 환승하여 성남 쪽에서 오늘 산행의 들날머리로 생각한 산성의 남문 쪽으로 진입하여 남문 터널 정거장에 내리니 시간은 이미 정오를 지나고 있었다.
그리고 남문(지화문)을 시작으로 시계방향으로 성곽을 따라 오래전 한두번 와본 옛 기억을 더듬으며 맑고 청명한 날씨덕에 시계가 좋아 가까운 성남시 쪽과 멀리 북으로 서울 시가지 넘어 북한산 도봉산까지 보이는 대단한 조망을 즐기며 계속 나아가 오후 1시경 청량산(해발 497 미터) 정상에 위치한 수어장대에 당도하여 영조의 친필이라는 무망루(無忘樓)라는 편액을 보니 병자호란의 치욕과 이를 소재로 만든 남한산성이란 영화도 다시 머리에 떠올랐다.
부근의 한적한 벤치에서 컵라면을 하나 먹고 다시 성곽을 따라 오르내리며 서문(우익문)을 지난 후 제5암문을 통하여 본 성곽 바깥으로 나가 북으로 튀어나와 있는 연주봉 옹성에서 북으로 서울과 하남시를 포함한 일대의 대단한 조망을 즐긴 후 다시 길을 재촉하여 북문(전승문)을 향하였는데 아쉽게도 북문은 완전히 해체 후 복원공사 중이었다.
이후 꾸불꾸불 이어지는 성곽을 따라 약간씩 고도를 높이며 성의 동북쪽 모서리에 위치한 동장대터에 다다르고 이곳에서 암문을 통하여 본성 밖으로 나가 봉암성이라 불리는 본성에 연결되어 추가로 만들어진 성안에 서있는 남한산 정상석과 성곽을 둘러본 후 다시 본성으로 돌아와 성곽길을 따라 동문(좌익문)을 향하였다.
그리고 산등성이를 따라 크게 휘어지는 성곽길을 따라 광주와 성남을 잇는 342번 지방도가 지나는 동문을 통과하여 다시 상당한 오르막을 올라 암문과 옹성 그리고 남장대터를 지나 출발한 남문으로 돌아오니 출발한 지 4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다시 왔던 길을 되짚어 집으로 돌아온 후 뜨끈한 샤워를 하고 저녁에는 와이프와 단둘이서 속절없이 지나가버린 한해를 아쉬워하며 비록 싸구려지만 와인 한잔을 하며 저녁을 보내고 이제는 식상하게 생각되는 제야의 종이 울리기 전에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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