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28(일) 흐리고 오후부터 비
어제 저녁에는 기분이 좋아서 저녁 반주로 소주를 두병이나 마시게 되었고 따라서 숙소에 들어와서 뜨거운 샤워 후에는 바로 잠에 곯아 떨어져 잘 자고 아침 8시경 일어나니 숙취등의 문제는 전혀 없었으나 일기를 살펴보니 흐린데 더해 오후부터는 비가 온다고 하여 어느 정도 예상은 하였음에도 실망스런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여 와이프와 상의끝에 작년에 이어서 지리산둘레길 13코스를 걸을려던 처음의 계획은 미루고 오늘은 플랜 B로 지금까지 가보지 못하였던 전라남도 광양시를 거쳐 광양시의 진산인 해발 사백대의 가야산을 오른 후 섬진강 하구의 서쪽 전라도쪽에 위치한 망덕포구에 있는 윤동주 시인의 유고 보존 가옥을 방문하고 이 후 섬진강의 서쪽 강변을 따라 북으로 구례를 거쳐 대전으로 가기로 하고 간단히 커피와 쿠키 등등으로 아침을 한 후 10시경 숙소를 나섰다.
이 후 편한 큰길을 두고 어제 금오산 정상에서 바라보이던 조망을 생각하며 가능하면 해안을 따라가기로 하고 우선 일차적으로 가는 도중에 위치한 노량대교 전망대를 방문하여 좁은 해협을 바라보며 이곳에서 1598년에 벌어진 임진왜란(정유재란까지 포함하여)의 마지막 해전이자 불멸의 영웅 이순신 장군이 전사하시기도 한 노량해전을 생각해 보기도 하였는데 당시와 현재의 한일관계를 생각해 보면 참으로 답답한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어 우울하기도 하였다.
노량대교 전망대를 내려온 후에는 해안의 소로를 따라 작은 해안 마을들과 간척지등도 지나고 59번 국도상의 섬진대교를 건너 광양시에 들어선 후에는 섬을 간척하여 넓힌 곳에 건설한 거대한 광양제철소와 산업단지를 지나 다시 육지의
광양 시가지를 통과 후 11시경 가야산 남쪽의 중마 고등학교 부근의 산복도로에 위치한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이 후 약 2시간 반 동안 적벽과 가야샘을 거치는 가야산의 가장 짧지만 가파른 등산로를 택하여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돌고 내려왔는데 적벽에서 정상에 이르는 등산로 주변에서는 최근에 난 산불로 주변이 온통 시커멓고 아직도 탄 냄새가 나고 있어 건조기 산불조심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기도 하였으며 예상대로 정상 부근에서의 조망은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묘도를 잇는 이순신 대교는 물론 남해도와 여수반도까지도 훤히 보이는 대단한 경관이었다.
오후 1시 반경 하산하여 망덕포구를 향하다가 포구 직전의 진월면 소재지에서 무언가 맛집 포스가 느껴지는 재첩국 전문 식당을 발견하였는데 마침 점심 때이고 배가 고프기도 하여 만원짜리 재첩 정식으로 점심을 하고 역시나 맛이 괜찮아서 칠천원짜리 테이크아웃용 재첩국 팩을 7개나 추가로 구입하기도 하였다.
점심 후에는 차량을 마을 공용 주차장에 두고 지척의 망덕 포구쪽으로 이동하여 먼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인 윤동주 시인의 주옥같은 시들이 이 세상에 나오는데 크게 기여한 연희 전문학교 후배 정병욱 교수와의 인연이 얽혀 있고 또한 일제가 끝날때 까지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육필시고가 보관되어 있었던 정병욱 교수 부모님의 옛집을 찾아 갔으나 불행히도 수리중이라 밖에서 바라만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약하게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망덕 포구와 잘 조성된 섬진강 자전거길 그리고 부근의 윤동주 시정원등을 둘러 보았는데 이곳 포구의 뒷산인 망덕봉이 호남정맥의 마지막 봉우리이고 또한 이 망덕포구가 여름이 지나고 가을철이 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전어 산지일 뿐만 아니라 봄에만 맛 볼 수 있다는 섬진강 강굴(일명 벚굴)의 산지라는 사실도 알게 되어 이번 봄이 가기전에 한번쯤 맛 보았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 보았다.
이리저리 둘러보는 사이 시간이 오후 4시가 넘어가고 있어 이제는 이곳을 떠나 섬진강을 바라보며 서쪽 강변을 따라 북으로 올라가 하동읍의 송림 건너편에 서니 지난 가을 이곳을 거닐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이 후 조금 더 올라가자니 갑자기 길이 차량들로 엄청나게 정체되어 사정을 알아보니 부근의 광양시 다압면의 유명한 청매실 매화마을을 찾는 탐방객들의 차량이라고 하여 상황을 이해하고 더이상 갇히면 안될 것 같아 구례쪽으로 가려던 계획을 과감히 포기하고 차량을 돌려 섬진강을 건너 하동읍을 통과하여 결국에는 어제 왔었던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대전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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