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1년

고해산(苦海山, 해발 220 미터)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1. 2. 23. 20:26

2021.2.23(화) 맑으나 쌀쌀하고 바람

오늘도 야간 근무라 점심 후에 출근하면 되기에 숙소에서 뭉그적 거리며 있다가 날씨를 확인하니 쌀쌀하고 바람이 있으나 근래에 드물게 맑고 특히 미세먼지가 전혀 없다고 하여 불현듯 일어나 지도를 검색하니 멀지 않은 대청 호반의 571번 도로변에 고해산이란 이름의 산이 눈에 뜨여 10시가 훌쩍 넘어선 늦은 시각에 숙소를 나섰다.

그리고 대전 시내를 벗어나 양측으로 벚나무들이 가득하여 꽃피는 봄이 오면 사람들로 미어터지고 또한 대청호 오백리길의 일부이기도 한 571번 도로를 따라  산행의 나들목인 방아실 입구 혹은 와정리 도로변에 도착하니 숙소에서 십수킬로 밖에 되지 않고 시간도 20여 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 후 간단히 작은 물 한병과 스틱 한짝만을 챙겨 평일 오전이기에 당연히 아무도 만나지 않고 혼자서 유유자적 천천히 약 1시간 반 동안 봄이 오는 듯한 숲길을 따라 고해산까지 왕복을 하였는데 중간중간의 시야가 터지는 지점에서 보이는 대청호의 물색깔이 깨끗한 대기 덕분인지 오늘 따라 더욱 짙은 푸른색으로 보였다.

그리고 정상은 기대와는 달리 전혀 조망이 없었으나 정상에 이르기 까지의 해발 일이백 미터대의 유명치도 않은 작은 봉우리에도 일일이 표지을 달아둔 당연히 누군지도 모르는 현대판 고산자 선생의 열정에 감탄하기도 하였다.

헌데 정상 표지에 약해산이란 이름도 같이 표기되어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한자의 비슷함으로 인하여 어느 누군가가 성의 없이 원래는 바다와 같다는 약해산(若海山)을 괴로움의 바다라는 고해산(苦海山)으로 하였다는 확인되지 않은 얘기가 쓰여 있기도 하였는데 개인적으로는 고해란 부정적인 이름보다는 약해란 긍적적인 이름이 더욱 마음에 들어 이름이 고쳐졌으면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하산 후에는 숙소로 돌아와 라면을 끓여 먹고 뜨끈한 샤워 후 야간 근무를 위하여 숙소를 나섰는데 오늘의 좋은 날씨 아래 대청호반 드라이브와 가벼운 등산으로 인하여 기분이 좋아져 지겹고 힘든 야간 근무를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들었다.

 

방아실 입구에서 고해산 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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