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0년

2020.6 울릉도와 동해 여행(10)-두타산과 청옥산 산행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0. 6. 30. 23:26

2020.6.11(목) 밤사이에 약한 비 그리고 맑음

밤사이에 갑작스런 비 예보가 있었고 내가 백 패킹 형태라 비에 대한 준비물이 소흘하여 많은 걱정이 되었으나 다행히 강수량이 많지 않아 큰 문제는 없었다.

오늘은 이곳에서 나름 가장 긴 등산 코스중의 하나인 두타산성, 두타산 정상, 백두대간 능선, 청옥산 정상, 학등 능선 하산을 계획하였기에 서둘러 새벽 5시경 일어나 컵반 종류로 간단히 아침 후 물과 식사가 될만한 간식 등등을 넉넉히 챙긴 후 6시가 채 못된 시각에 야영장을 나서 어제 걸었던 무릉계곡을 다시 거슬러 올라 가다가 중간에서 좌측으로 두타산성,두타산의 이정표를 따라 처음부터 급격한 경사를 오르기 시작하는데 숨은 차오나 비온 직후의 싱그러움과 나무들이 냬뿜는 신선함은 모든것을 상쇄해 주는 듯 하였다.

한시간여가 지난 7시쯤 두타산성에 도착하니 시야가 뚫리며 거대한 두타산의 바위 절경이 나타나는데 혼자 보기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이후에는 가끔 구름이 끼나 상당히 무덥다고 느껴지는 날씨속에 상당한 땀을흘리며 큰 조망도 없는 우거진 숲속으로 난 트레일을 따라 두타산 정상을 향하는데 몇 군데에서는 역시나 백두대간을 이루는 거대한 산의 진면목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이후 약간은 지루하다고 느낄 정도로 걷는 속도가 나지 않아 예상보다 늦은 11시경 두타산 정상에 도착하니 남쪽의 댓재쪽에서 올라온 중년의 부부 산객이 있었는데 이분들이 오늘 만난 유일한 산객이 되고 말았다.

이 후 그분들은 차량 때문에 다시 댓재쪽으로 돌아가고 나는 북으로 백두대간을 따라 청옥산을 향하는데 등산로 주변이 짙은 수목으로 둘러싸여 있어 조망은 크게 기대에 미치지 못하여 약간은 지루하게 느껴 지기도 하였다.

또한 중간의 박달령에서는 너무 무덥고 한편으로는 지루하기도 하여 하산의 유혹을 느끼기도 하였으나 남은 생애 언제 다시 올 수 있겠느냐는 각오로 계속 진행하여 오후 1시경 역시나 무인지경의 청옥산 정상에 도착하고 이후 바로 용추계곡을 향하는 능선을 따르는 학등 하산길을 택하여 하산을 시작하였는데 이 하산길이 의외로 길고 험하여 에상보다 상당히 시간이 더 걸렸는데 한가지 정상 바로 아래에서 만나는 주목 군락과 바닷가에만 있는 줄 알았던 해당화는 뜻밖의 즐거움을 주기도 하였다.

오후 3시 반경 용추폭포의 바로 위쪽 계곡에 도착함으로서 실질적인 하산을 완료 한 후 아무도 없는 계곡에서 땀으로 뒤범벅된 몸을 잠시 씻고 문간재를 거쳐 신선봉을 올랐다가 무릉계곡을 따라 하산을 완료하니 시각은 오후 5시 경으로 무려 11시간이나 걸린 긴 하루였으나 그래고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해내었다는 사실과 그에 따른 정신적인 만족감이 육체적인 피곤함을 잊게 해 주었다.

우선 시원한 샤워로 한숨을 돌리고 나서 내일 오후에 서울에서 약속이 있기도 하고 또한 이제는 조금 지치기도 하여 내일 오전에 서울로 가는 동해발 KTX 열차를 예매 후 상가의 편의점에서 삽겹살과 술을 사서 비록 외롭고 제대로 테이블도 없는 초라한 차림이지만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을 자축하며 나름 뿌듯한 만찬을 즐기고 기분좋은 피로감으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길었던 하루를 시간순서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