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6.4(목) 맑고 뜨거움
오늘도 날씨는 여전히 맑고 더우나 그늘에만 들어가면 괜찮기에 뜨겁다는 표현이 더 적절해 보인다.
또한 오늘은 아침 일출 감상과 성인봉 등반을 예정해 놓았기에 4시경 일어나니 서서히 여명이 밝아 오기 시작하는데 사실 야영하고 있는 텐트에서도 매일 일출은 충분히 볼 수 있으나 늘 바로 앞의 시야에 자리하고 있는 북저바위를 배경으로 조금이라도 더 멋있는 일출을 보려고 저동 방파제 쪽으로 걸어나가니 의외로 아무도 보이지 않아 혼자서 고즈넉히 4시 55분경에 시작되는 일출을 충분히 즐기고 텐트로 돌아와 다시 누워 한참을 쉬다가 일어나 컵반으로 간단히 아침을 한 후 에너지 바와 간식 그리고 사과와 물과 바로 옆의 절벽에서 나오는 약수도 한 병 챙긴 후 오늘 울릉도를 떠난다는 서울 청년과 작별 인사를 나눈 후 텐트를 나섰다.
사실 이 약수는 철분이 함유된 탄산 약수로 위쪽 내수전 계곡의 약수터에서 오래전부터 나와 이곳 울릉도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곳인데 작년에 일주도로를 완전 개통하는 과정에서 내수전 터널을 뚫고 난뒤 난데없이 해변의 바위틈에서도 솟아나기 시작하였다고 하는데 아마도 터널공사가 수맥의 방향을 바꾸었다고 생각되었다.
성인봉 등반은 여러 코스가 있으나 나는 오늘 봉래폭포를 들렀다가 다시 도동쪽으로 나오지 않고 그 계곡에서 바로 올라가는 코스를 따르기로 하고 서둘러 8시경 저동의 봉래폭포 갈림길에 갔으나 간발의 차이로 버스를 놓쳐버려 다음 버스 시간까지 기다리기가 지루하여 약 1.5 킬로 거리의 오르막을 걷기로 하였다.
8시 반경 봉래폭포 매표소에 다달랐으나 내일까지 탐방로 정비 공사로 입장불가라고 하여 하는 수 없이 매표소 아래에서 좌측으로 계곡을 건너 성인봉 이정표를 보며 오르기 시작하였다.
원래도 이곳 울릉도는 식생이 훌륭한데 더하여 이쪽 등산로는 대중적이지 않다 보니 등산로가 숲으로 굉장히 뒤덮혀 있어 정글을 연상 시킬 정도였다.
40여분을 부지런히 올라 도동쪽의 대원사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고 이어서 KBS 중계소에서 올라오는 등상로와 만난 이후로 10시 반경 팔각정에 이르기 까지는 짙은 숲 그늘로 인하여 전혀 조망은 없으나 대신에 크게 덥지는 않았다.
사실 33년전에도 와이프와 이길을 올랐기에 희미한 옛 기억을 더듬으며 숲으로만 둘러싸여 재미없는 등산로를 휴식을 취해가며 꾸역꾸역 올라 11시 반경 큰 조망도 없어 단지 울릉도의 중앙에 위치한 가장 높은 봉우리라는 상징적인 의미만을? 가진듯한 성인봉에 도달하여 잠시 옛 추억을 더듬고 다시 북쪽의 나리분지 쪽으로 지루한 하산을 시작하였다.
역시나 나리분지 쪽으로 하산하는 트레일도 원시림으로 가득 차 중간의 한군데 나리분지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를 제외하고는 조망은 별로 였으나 워낙에 숲 그늘이 좋아 크게 더위를 느끼지는 못하였다.
오후 2시경 나리분지의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였는데 버스 시간이 2시 20분 출발이고 다음 버스는 한시간이나 뒤여서 하는 수 없이 버스를 타고 천부로 나오게 되었고 그곳 버스 정류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같은 곳에서 야영하고 있는 부산 청년의 추천으로 대가야란 이름의 중국집에서 해물 짬봉으로 늦은 점심을 하였는데 의외로 상당한 맛이었다.
이후 내수전행 버스 시간까지 천부의 해중전망대를 관람하고 작은골목길을 둘러보다가 버스를 타고 내수전의 아지트로 돌아온 후 저녁에는 서울 청년이 떠나면서 내옆 데크로 자리를 옮긴 부산 청년과 같이 저동에서 대패 삼겹살을 조금 사서 갈매기들에게도 같이 음식을 나누어 주면서 시간을 보내었다.
새벽의 북저바위의 일출과 봉래폭포쪽에서 나리분지까지의 성인봉 횡단 등반 그리고 북변 소재지인 천부에서.......
저녁 야영지에서
갈매기와 함께.......
아침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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