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3.28(토) 맑고 청명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포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요즘이지만 날씨는 이상하리 만큼 예년의 봄과 달리 공기의 질도 괜찮고 아침에만 약간 쌀쌀하고 낮에는 따뜻함이 느껴질 정도이고 이번 주말도 역시나 좋다는 예보이다.
정부에서는 가능하면 주말에도 외출을 삼가라지만 주중 동안 꼼짝도 않고 직장만 오고가는 생활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핑계로 가능하면 사람들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아침 일찍 마스크를 단단히 하고 집을 나서 지난
주의 끝난 지점인 평창동에 도착하니 9시가 채 못된 시간이었고 그곳에서 북한산 둘레길 6구간(평창마을길)이라 적힌 이정표에서 인증샷을 찍은 후 걷기를 시작하였다.
예상대로 이른 아침이라 조용한 평창마을 최상부에서 북한산 허리를 가로지르는 트레일을 따라 구기동쪽으로 나아가는데 이곳 평창동이 워낙에 고급 저택들이 자리한 동네다 보니 분위기가 약간은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느린 걸음으로 약 1시간 반 정도 걸려 으리으리한 저택들로 가득찬 평창동 구간을 지나 구기동쪽으로 넘어오니 집들과 분위기들이 내가 사는 곳과 비슷해 지면서 이제서야 현실적인 느낌이 드는데 한가지 평창동에 있는 대부분의 미술관과 문학관 등이 코로나 사태로 모두가 휴관중이어서 아쉽기도 하였다.
구기동을 통과하여 다시 서쪽으로 산길 오르막을 올라 구기터널 상부쯤으로 추정되는 곳에 위치한 북한산 둘레길 7구간(옛성길)의 이정표를 통과한 후 북한산 향로봉에서 남쪽으로 인왕산을 향하여 뻗어내린 능선상에 위치한 탕춘대성 암문을 지나니 북한산쪽 조망이 주변의 만개한 진달래와 어울려 한눈에 시원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허나 이미 시간이 11시를 넘어서며 이곳부터는 많은 나들이객들로 트레일이 북적이기 시작하여 우리도 서둘러 내리막을 걸어 구기터널로 연결되는 불광동쪽 도로변에 위치한 7구간의 끝지점인 북한산 생태공원에 다달아 간식을 먹으며 한참을 쉬었다.
이 후 북한산 둘레길중에서도 아름다운 구간에 속하는 8구간(구름정원길)에 들어서 하루가 다르게 생명력을 더하는 위대한 자연의 변화에 놀라워 하며 또한 전망 포인트에서는 맑은 하늘아래 서울 서북쪽의 시원한 전망을 즐기며 계속 나아갔으나 오후 2시경 와이프가 조금은 지친 기색을 보여 내일을 기약하며 8구간의 중간쯤인 불광중학교에서 오늘의 일정을 끝내고 30년도 더 전에 약간의 추억이 있는 연신내에서 간단히 반주를 곁들여 회정식으로 늦은 점심을 한 후 기분좋은 피로감을 안고 집으로 향하였다.
북악터널
6구간(평창마을길)의 이모저모, 약간은 비현실적인 느낌도 받고....
7구간(옛성길) 구간
8구간(구름정원길)의 중간쯤까지 그리고 연신내 사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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