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한 차례 완료)

지리산둘레길 4코스(금계마을-동강마을)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19. 10. 31. 12:44

2019.10.27(일) 맑음

어제의 일정이 약간은 무리여서 오늘은 서두르지 말자는 와이프의 청에 따라 늦게 8시가 넘어서 일어나 주변을 산책 후 아침을 하고 난 뒤 텐트등을 정리하여 야영장을 나서니 이미 11시가 넘어서고 있었다.

4코스의 출발점이자 어제 도착하였던 3코스의 종착점인 금계마을의 "지리산둘레길 함양센터"에 차량을 주차 후 길건너 칠선계곡쪽으로 임천에 놓인 의탄교를 건너니 시간은 11시 반이 되어가고 있었는데 사실 이곳 칠선계곡도 무려 42년 전인 1977년 가을 개천절 연휴를 이용하여 친구들과 벽송사를 들렸다가 칠선계곡을 따라 천왕봉 등산을 한 아련한 추억이 깃든 장소인데 이제서야 다시 찾아보는  감회가 무척이나 새로웠다.

당시의 어렴풋한 기억과는 전혀 다른 둘레길 4코스의 이정표를 따라 의중마을에 다다르니 길은 두갈래로 나뉘어지는데 당연히 조금은 길지만 칠선계곡쪽의 벽송사를 들르는 코스를 선택하여 계곡의 좌측 산기슭을 따라 진행하는데 와이프는 어제의 무리함?으로 나는 갑자기 발생한 좌측 발목의 통증으로 페이스가 잘 나지않아 일차 목적지인 서암정사(瑞岩精舍,瑞庵精寺)에 이르니 이미 오후1시가 가까워 오고 있었으나 절이 자리한 위치가 북으로 어제 넘었던 등구재 남쪽의 금대산과 그 중턱의 금대암이 지척으로 보이는 등 아름다워 한참을 쉬면서 절의 곳곳을 둘러보고 기와불사에 약간의 시주를 하기도 하며 이세상에서 모든 슬픔들이 사라지길 기원해 보았다.

이 후 동쪽으로 멀지않은 산등성이의 기슭에  보석같이 자리한 碧松寺를 들렸는데 사십여년도 더 된 시간의 벽이 가로막혀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았지만 이곳을 실로 오랜만에 그것도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의탄 마을에서부터 걸어서 왔다는 사실에 감개무량함을 느끼며 지리산의 주능선이 겹쳐보이는 절을 한바퀴 둘러보고 다시 절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난 둘레길의 이정표를 따라 벽송사의 뒷산으로  향하는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오후 2시경 벽송사 뒷산 마루에 오르고 이정표 아래서 준비해간 고구마와 밤 구운것 그리고 삶은 계란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내리막길을 따라 이 지역의 또다른 볼거리인 임천의 용유담(龍遊潭)이 자리한 모전마을을 향하였다.

하지만 용유담은 이미 가로지르는 다리의 건설과 등등의 개발이라는 괴물로 인해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었고 모전 마을을 지난 후에는 임천의 남측이자 지리산의 북쪽 사면을 따라 난 마을들을 연결하는 한적한 길을 오르고 내리며 세동마을과 운서마을을 지나 오후 5시 직전에 목적지인 함양군 휴천면의 동강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고 이어서 어제와 같이 운좋게도  강건너 마을앞에서  바로 버스가 연결되어 금계마을로 돌아올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어제의 3코스에 비하여 12.7킬로로 거리적으로 훨씬 짧았고 시간적으로도 30여분 적게 걸렸으나 느낌은 어제와 비슷한 느낌이었고 실제로 홈페이지에서도 난이도는 상으로 적혀있었다.

이 후 저녁 식사를 생각해 보니 과거 대구에 살때 몇 번 들렸던 함양군 안의면의 갈비탕이 생각나기도 하고 또한 가야할 길과 비교하여 크게 우회하지도 않은 것 같아 이미 어둠이 내리는 길을 부지런히 달려 안의면의 원조 할매 갈비탕집에 들렸으나 이 역시 너무 오랜 시간의 벽이 가로막고 있어 아련하기만 하였다.

그래도 뜨끈한 갈비탕 한그릇으로 속을 든든히 하고 난 후  서울까지 가야하는 와이프때문에 서둘러 멀지않은 곳에 위치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의 지곡 인터체인지에서 고속도로에 올라서니 어제 오늘의 일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가고 있었다.

 

 

 

 

 

 

 

 

 

 

 

 

 

 

 

 

                                                         아침 나절 야영장 주변에서

 

 

                                                                   4코스의 개요

 

 

 

 

                                                  지리산 둘레길 함양센터에서

 

 

 

 

                                       설레는 가슴을 안고 의탄교를 건너 칠선계곡쪽으로

 

 

 

 

 

 

 

 

   의중마을에서 산기슭을 따라 서암정사까지, 그리고 서암정사 앞 마당에서 북으로 보이는 금대산과 중턱의 금대암

 

 

 

 

 

 

 

 

서암정사에서

 

 

 

 

 

 

 

 

 

 

 

 

 

 

 

 

 

 

 

 

 

벽송사에서

 

 

 

벽송사 뒷산 산마루

 

 

 

 

 

 

 

 

 

 

 

 

 

 

 

 

 

 

 

 

 

                                         모전마을까지의 하산길 그리고 용유담

 

 

 

 

 

 

 

 

 

 

 

 

 

 

 

 

 

 

 

 

 

 

 

 

 

 

 

 

 

 

 

 

 

 

 

 

 

 

 

 

 

지리산 북쪽 기슭을 따라 세동, 운서 마을을 지나 동강마을까지

 

 

 

                                                    안의 갈비탕의 상차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