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한 차례 완료)

지리산 둘레길 2구간(운봉-인월)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19. 10. 8. 15:31

2019.10.6(일) 역시나 흐림

오늘 걸을 2구간은 비교적 짧은 구간이기에 푹자고 느지막이 8시경 일어나 산책삼아 부근의 가을이 오는 뱀사골 계곡과 민족사의 비극인 충혼탑과 전적비를 둘러보고 인스턴트 사골 곰탕국으로 아침을 한 후 야영 장비를 철수하여 다시 인월면 소재지의 지리산 둘레길 인월센터(허나 간판에는 남원센터라고 되어있음) 앞 주차장에 다다르니 시간은 10시경이 되었다.

이곳에 차량을 두고 인월 지리산 공용터미날로 가니 마침 운봉쪽으로 가는 버스가 대기하고 있어 차량에 올라 10시

20분쯤 다시 어제의 운봉초등학교 앞에 내려 부근의 도로변에 있는 2구간 출발점에 섰다.

이후 길은 장승이 입구를 수호하고 있은 서림공원이라는 지척의 마을 동구밖 공원을 지난 후에는 가을 냄새가 물씬 나는 람천의 좌우안 둑을 따라 인월방향으로 이어지는데 이러한 풍광은 이구간의 중요지점인 황산대첩비와 동편제 마을에 이르기까지 약 한시간동안 지속되었다.

고려말 이성계가 이곳 내륙 깊숙한 곳까지 침범한 왜구들을 무찌른 황산대첩비로 유명한 이곳은 나에게는 특히나 의미가 있는 즉 지금으로 부터 45년전인 1974년 고등학교 여름방학에 친구 2명과 같이 제대로 된 장비와 복장도 없이 야영을 하면서 지리산 일대를 여행하던 아름다운 시절의 기억이 남아있는 곳이기 때문인데 지금도 그때의 몇 장 남은

희미한 흑백사진들은 보는 순간 늘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들곤 하는데 이곳도 당시 보다는 더 관리가 잘되고 보존되어 온 것 같았다.

아무튼 남다른 감회를 가지고 45년이나 지나 다시 찾은 이곳을 찬찬히 둘러보는데 이곳 역시도 처음 만들어진 비석과 바위에 새겨진 글들이 일제에 의해 파괴되는 등 일제의 만행을 비켜가지 못하였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현재 최악인 한일 양국의 관계와 연관되어 특히 일본 정치인들에 대한 깊은 분노가 일었으며 이런 상황들을 슬기롭게 헤쳐나가지 못하는 우리의 정치인들에게도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는 생각이 되지 않은 바 나의 정치 불신은 이제 불신을 넘어 증오의 단계로 접어드는 듯한 느낌이었다.

또한 대첩비 바로 옆의 비전마을에 복원 조성된 판소리의 양대산맥 중의 하나인 동편제의 시조라는 송홍록과 박초월 명창의 생가도 그곳에서 울려나오는 판소리 가락과 더불어 이곳을 찾은 나그네에게 좋은 경험을 선사하였다.

이후 길은 24번 국도를 건너 바래봉 능선의  북쪽 자락에 들어선 후 임도를 따라 고도를 높여 인월면 소재지를 내려다 보며 흥부골 자연 휴양림을 거치고 다시 고도를 낮추어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가 아름다운 월평 마을에 다다름으로써 끝나게 되는데 도착 시간을 보니 오후 2시가 채 못된 시간이었다.

인월면 소재지에 들어선 후에는 나름평이 좋은 인월장터의 인월보리밥집에서 늦은 점심을 하고 다시 3주 뒤를 기약하며 대전을 향하였다.

 

 

 

 

 

 

 

 

                                   아침 나절에 둘러본 충혼탑과 전적비 그리고 뱀사골 계곡 입구

 

 

                                                          2구간의 전체적인 개요

 

 

 

 

                                                지리산둘레길 인월센터와 앞의 주차장

 

 

                                                 운봉읍의 2구간 시작점

 

 

 

 

 

 

                                               장승과 숲이 아름다운 서림공원

 

 

 

 

 

 

 

 

                              람천의 좌우를 따라, 하지만 바래봉 능선에는 여전히 짙은 구름이 걸려있고....

 

 

 

 

 

 

 

 

 

 

 

 

 

 

                                                          荒山大捷碑

 

 

 

 

 

 

 

 

 

 

 

 

 

 

 

 

 

 

 

 

 

 

 

 

 

 

 

 

 

 

 

 

아련한 옛 추억이 어린 빛바랜 흑백사진, 당시 지리와 역사에 관심이 많아 친구들과 작은 A 텐트하나로 약 10여일간 지리산 일대를 떠돈것 같은데 정확한 기록은 찾을 수 없고 일부 사진만이 남아서....

기억상으로는 당시 실상사도 쇠락하여 거의 요사채 두세채만 벌판에 덩그렇게 서있던 기억이 그리고 실상사 앞 개울에 텐트치고 야영하기도 하고 또한 인월에서 실상사까지는 비포장 도로를 따라 걸었던 기억이.... 

남원을 거쳐 구례로 하여 화엄사 계곡에서도 마찬가지로 이후 피아골 연곡사쪽으로 들어갔는데 지금은 연곡사도 거찰이 되었지만 당시엔 스님도 없이 처사 한 분만이 허물어져가는 요사채 한채를 지키고 있었던 기억이 생생... 또한 부근에는 한국전쟁 전후 지리산의 비극적 상황을 보여주듯 여기저기 벙커와 엄폐호등 전투의 흔적이 당시까지도 비교적 그대로 남아있었던 기억도..................

 

 

 

 

 

 

 

 

 

 

 

 

                                                        동편제 마을과 비전마을

 

 

 

 

 

 

 

 

 

 

 

 

 

 

                     바래봉 능선 북쪽 자락을 따라 인월면 소재지의 구인월교 입구의 2구간 종점까지

 

                           가을의 초입에서 선 뱀사골 계곡 입구

 

                  비전마을의 송흥록 생가에서, 애잔한 판소리 가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