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5(토)
사실 오랜만에 지리산 주능선을 한번 오르고 싶었지만 체력과 교통편 등등의 문제로 다음 기회로 미루고 오늘과 내일 이틀에 걸쳐 지리산 둘레길 1.2 구간을 걷기로 하고 돼지고기 김치찌게로 아침 식사 후 지리산 둘레길 홈페이지에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서둘러 야영장을 나서 1구간의 종점인 운봉읍의 읍사무소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지척의 운봉초등학교 앞의 버스정류소에서 9시경 주천면의 1구간 시작점행 로칼버스에 올랐다.
약 20여분뒤 1구간의 시작점인 주천면의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내리는 사람은 나 혼자인데 건너편의 안내센터에서 어르신이 한분 다가와 친절하게 말을 걸며 지도를 한장 나누어 주어 기분좋게 잘 설치된 장승형태?의 이정표를 따라 운봉쪽으로 진행하여 나아가기 시작하였다.
비록 날씨는 잔뜩 찌푸려 곧 비라도 내릴듯 하였지만 나름 비에대한 준비를 하였기에 개의치 않고 구절초와 쑥부쟁이등의 가을 야생화가 군데군데 피어난 트레일을 따르는데 개울에는 물의 양이 상당하고 또한 개울의 풀들이 누워있을 뿐만 아니라 논에도 다익은 벼들이 많이 쓰러져 있어 이번 태풍의 피해가 상당함을 알 수 있었고 또한 농민들의 안타까운 마음들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사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지리산 둘레길의 초창기인 10여년전 안내산악회를 따라 전체코스는 아니지만 부근의 구룡폭포쪽을 온적이 있어 반가움을 느끼며 내송마을을 지나 구룡치를 넘는 산길로 들어섰는데 산이 전체적으로 소나무 숲으로 구성되어 있어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 싱그러움이 마음으로 전해져 오는 것 같았다.
시간이 넉넉하니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진행하여 몇사람을 앞서 보낸 후 약 1시간 반 정도가 걸려 정점인 구룡치를 넘어서고 이후에는 내리막길을 걸어 덕치리에서는 다시 도로를 만나고 부근의 쉼터에서 간단히 요기 후 한적한 들녁을 걸어 백두대간이 지나는 노치마을을 지나니 수계가 섬진강에서 낙동강으로 변하였다.
그리고 덕산저수지를 지난 후에는 주촌천과 람천의 제방길을 따라 동구밖 서어나무숲이 아름다운 행정 마을을 지나고 이어서 산림청 산하의 남원 양묘 사업소 내부를 거쳐 운봉읍으로 들어서는데 양묘사업소에서는 천리홍 꽃과 더불어 비닐하우스와 노지에서 시기별로 식재된 낙엽송과 소나무등의 어린 묘목들이 다양한 녹색들로 건강이 자라고 있는 모습도 이런 광경을 처음보는 나에게는 좋은 경험이었다.
작은 시골읍이지만 정감있는 읍의 시가지를 관통하니 바로 아침에 버스에서 내렸던 운봉초등학교 앞이고 시간은 오후 3시가 가까워 오고 있어 전체적으로 5시간 반 정도가 걸렸다.
또한 오늘 걸은 이길의 일부가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할때 지났던 길과 겹치기도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는데 다만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걸으면서 우측으로 보이는 지리산의 만복대와 바래봉을 잇는 서북능선이 구름으로 둘러싸여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이나 이또한 오늘 둘레길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하리라 생각되었다.
읍사무소에서 차량으로 다시 인월로 돌아오니 어제부터 흘린 땀이 있고 야영장이 찬물 샤워도 불가능한 상황이라 허름하지만 정감있는 빈티지하고도 유일한 것 같은 대중탕에서 뜨끈한 목욕을 하니 그 기분은 상쾌하기 이를 수 없었다.
야영장으로 돌아와선 우선 나른함과 시원함으로 인하여 잠시 잠을 자고 난 후에는 라면과 햇반에 밑반찬을 곁들여 저녁을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1구간의 전체적인 개요
시작점부터 구룡치까지
구룡치를 넘어 덕치마을까지
백두대간이 지나는 아름다운 노치마을
덕산 저수지를 지나며
가장마을의 비닐하우스 안에서 자라는 꽃
가을내음이 물씬 나는 제방길
행정마을의 서어나무 숲과 액자너머 보이는 운봉읍과 구름낀 바래봉 능선
운봉읍 외곽에 자리한 산림청 산하의 남원 양묘 사업소
운봉읍 시가지와 운봉 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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