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17년

서울 시내 산책-돈의문 박물관 마을과 경교장 그리고 홍난파 가옥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17. 12. 5. 19:07

2017.12.3(일) 비와 흐림

12월의 첫 일요일이나 날씨가 비교적 포근한 탓에 아침부터 눈이 아니라 비가 내리고 온몸의 통증이 밀려온다.

수년전부터 날씨가 흐리면 여기저기 근골격계의 통증이 악화되는 증상이 나타나 생각해보니 아마 젊은 시절 몸을 너무 혹사하지나 않았는지 걱정이 되나 이제는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고 받아들이면서 가끔씩 약을 먹고 지내고 있는 상황이라서 익숙하게 상비해둔 약을 먹고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가 잠을 청하였다.

하지만 지난 금요일 야간 근무 후 토요일 오후 퇴근하여 계속 잠만 잤다는 사실과 이렇게 누워있기 보다는 조금 일어나 움직이는 것이 오히려 몸의 활력을 되찾는데 도움이 된다는 믿음에 다시 이불을 떨치고 일어나 늦은 브런치 후 와이프와 간편한 복장으로 집을 나섰다.

최근 서울시에서 참신한 발상으로 새롭게 만들거나 혹은 과거의 명소를 재단장하여 나들이 하기에 좋은 곳 20곳을 만들고 있거나 이미 만들어 놓고 "서울 20"이란 이름을 붙여 시민들의 방문을 권유하는 광고판을 출퇴근하는 지하철에서 봐 왔기에 그 중의 하나를 가보기로 하고 검색해 보았는데 와이프의 의견을 쫒아 오늘은 "돈의문 박물관 마을"을 가기로 하고 집 부근에서 버스에 올랐다.

빠르다는 이유로 늘 지하철을 이용하여 지하 세계로만 다니는 갑갑함에서 벗어나 한적하게 버스 창밖으로 시내를 구경하며 경희궁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목적지인  박물관 마을로 접어 들었는데 낭패스럽게도 이곳은 얼마전 "서울 건축 비엔날레" 전시회 이후 재단장 중이어서 약간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출입을 막지는 않아 안으로 들어가 이곳 저곳을 살펴 보는데 전체적인 컨셉은 건축에 대한 것으로 서울이란 도시에 지금까지 있어온  다양한 형태의 주거와 관련된 건축물을 재현해 놓았고 따라서 이 마을을 조성한 뜻은 과거를 돌아보며 앞으로의 바람직한 주거형태를 고민해 보자는 의도라고 나름 생각해 보았다.

또한 일정한 시기가 지난 후에는 이 건물들을 일반에 분양 또는 임대하여 숙소,카페,창작 및 상업시설등으로 이용한다니 계획대로 된다면 나름 서울의 명소가 될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이후에는 한번 가보고 싶었지만 가보지 못하였던 지척의 삼성 서울병원 구내에 위치한  경교장(京橋莊)을 둘러보는데 경교장이라는 건물 그 자체의 역사와 더불어 그곳에서 잠시 머물렀던 백범 김구(金九) 선생님의 일생이 질곡과 고난으로 점철된 한국 근대사와 현대사를 대변해 주는 것 같았고 특히 암살 당시 김구 선생님이 입고 계셨다는 피묻은 한복 바지 저고리 앞에서는 가슴이 먹먹해져왔다.

경교장을 나와서는 개인적으로 현재도 여러가지로 국가적인 어려움이 과거 못지 않은 것 같아 우울해진 기분을 떨쳐내기 위해 겨우 일부에서 흔적만이 남아있는 서쪽 부분의 한양도성길을 따라 인왕산쪽으로 향하다가 인왕산 입구 근처에서 사직공원쪽으로 내려와 광화문과 세종대로를 거쳐 집으로 돌아왔는데 세종대로의 중앙에 동상으로나마 의연히 서있는 세종대왕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대한민국을 지켜주시기를 기도해보기도 하였다.

또한 인왕산 입구 조금 못미쳐 한양도성 순성길 바로 옆에서는 한국 근대 음악의 선구자라고 일컬어지는 음악가 홍난파(洪蘭坡) 선생이 마지막으로 거주하던 집도 있어 둘러보았는데 그분도 길지 않은  43년의 일생(1898~1941)에서 마지막 수년의 행적으로 인해 민족문제연구소로부터 친일 반민족 행위자로 분류되었고 일부에서는 정신만은 그렇지 않았다며 강요에 의해 어쩔수 없었다고 항변하는 등의 일들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울 뿐이고 또한 누구에게나 한 생을 과오없이 살아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말해주는 것 같았다.

 

 

 

 

 

 

 

 

 

 

 

 

 

 

 

 

 

 

 

 

 

 

 

 

                                                            "돈의문 박물관마을"에서

 

 

 

 

 

 

 

 

 

 

 

 

 

 

 

 

                                                     돈의문(서대문)터와 경교장에서

 

 

 

 

 

 

 

 

 

 

                                             서쪽 부분의 한양도성 순성길에서

 

 

 

 

 

 

                                            홍난파 가옥에서

 

 

 

 

 

 

                                                           광화문 광장과 세종대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