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17년

단양 황정산 자연휴양림(2)-단양 석화봉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17. 5. 14. 23:43

2017.5.9(화) 흐림 및 비

오늘은 근현대 한국사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대통령 탄핵 사태의 마지막 수순인 차기 대통령 선거일이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본의 아니게 국민의 의무를 저버리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일기예보를 보니 황사는 여전하고 저녁 무렵부터는 비가 예보되어 있으나 깊은 산속이어서인지 예보와는 달리 아침 9시경부터 빗방울이 간간히 떨어지기 시작하여 가까운 석화봉을 등산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누룽지로 간단히 아침을 한 후 텐트속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하였는데 주변은 몇 팀 있던 사람들이 짐을 싼다고 씨끌벅적하였다.

헌데 정오가 넘어서니 날씨는 잔뜩 흐리고 바람은 상당히 불고 있으나 황사가 조금 사라지고 있고 비도 그쳐 적막한 야영장을 떠나 석화봉을 오르기로 하고 부랴부랴 간단히 복장을 갖춰 야영장을 나섰다.

이곳 야영장에서 석화봉으로 오르는 코스는 A,B,C의 세코스가 있는데 각 코스가 그렇게 길지 않아 야영장 상단부의 A코스로 올라 B코스로 내려오기로 하였다.

이정표상으로는 1.2킬로에 불과하다는 A코스는 초입을 지나자 멋있는 암릉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길이었고 일부 구간에서는 상당한 경사도의 바위를 로프에 의지하여 오르기도 하였는데 바람이 너무 세어 약간 고생도 하면서 전체적으로 약 두시간 반에 걸쳐 야영장으로 내려오니 예상대로 야영장은 모든 사람들이 떠나 다시 혼자가 되었고 그 고요와 적막속에서 라면으로 늦은 점심을 한 후에는 다행히도 뜨거운 샤워 시설이 되어 있어 기분좋은 샤워 후 텐트에서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었다.

헌데 저녁 6시경이 되자 비가 오기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조금씩 오다가 갑자기 약 30 여분 정도는 빗줄기가 엄청나게 세어지는데 현재 전국적으로 심한 가뭄으로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 있는 상황이라 이 비가 여러사람들의 노고를 덜어주고 가뭄을 해갈 시켜주는 고마운 비가 되리라 생각되었다.

저녁은 늦은 점심으로 인해 크게 배가 고프지 않아 9시경이나 되어 참치 김치찌게를 하여 반주를 곁들어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운치있게 하고 잠을 청하였다.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아직도 가는 빗줄기가 내리고 있었으나 오후에 처리해야 할 몇가지 일이 있어 된장찌게로 아침 식사 후 장비들을 말리지도 못한 채로 야영장을 떠나 단양 인터체인지에서 고속도로에 올라선 후 시원한 교통사정 덕분에 세시간여가 지난 오후 1시경 집에 도착하여 예정했던 일들을 처리하고 나니 지난 며칠간의 장시간 운전과 과로의 피로감이 밀려왔다. 

헌데 야영장을 떠나 단양으로 나오는 길가에서 황정산과 그 중턱의 원통암이란 암자로 가는 이정표를 보는 순간 지금으로 부터 이십 수년전에 이제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낙명의 시기만을 남겨놓고 있는 아버님이 건강하시던 시절 함께 황정산을 올랐던 기억이 떠올라 잠시 가슴이 아려 오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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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이른 아침부터 10일 아침까지 시간 순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