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30(일) 맑음
벌써 가을도 깊어 만추이다.
지난 2주 동안의 일요일은 날씨가 계속 비가 왔을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로 마음 불편한 일들이 있어 꼼짝하지 않고 있다가 오늘은 일어나니 기온은 약간 쌀쌀하나 날씨가 너무 청명하여 와이프와 같이 3년전인 2013년 가을에 결심한 서울둘레길 걷기를 시작키로 하고 집을 나섰는데 앞으로 한달에 한두번 일요일만 시간이 되기에 아마도 끝내려면 6개월은 족히 걸릴것 같으나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을 의지하면서 실행에 옮기기로 하였다.
지하철을 이용하여 도봉산역에 내린 후 서울둘레길 1코스의 시작점인 서울 창포원 사무실에 들려 스탬프 용지와 안내 팜프렛을 받고 비교적 잘 설치된 서울둘레길 안내 표시를 따라 맑은 하늘아래 숲길로 들어섰다.
창포원을 지난 트레일은 중랑천을 건너 수락산 쪽으로 접어드는데 사실 오늘의 코스는 수락산의 서쪽 중턱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코스로 수락산 둘레길과 겹치고 있었다.
늦게 출발했기에 사람들도 그렇게 많지 않고 코스의 난이도도 그렇게 높지 않아 중간중간 휴식하고 간식을 먹으면서 편안하게 걸을 수 있었다.
또한 걷는 동안 우측으로는 멀리 북한산과 도봉산의 전경이 늘 시야를 벗어나지 않아 더욱 좋았다.
천천히 걸은지 약 2시간 쯤 되어 수락산의 한 계곡과 만나는 갈림길에 도착하여 시간을 보니 점심때가 되었고 마침
트레일 바로 옆으로 많은 손님들로 붐비는 "절구 시래기"라는 특이한 이름의 식당이 눈에 띄여 들어가 자리를 잡고
시래기 돌솥밥을 주문하였다.
헌데 대부분의 손님들이 반주를 곁들이고 있어 우리도 고양 특산이라는 배다리 막걸리를 한통 주문하여 같이 마시게 되었는데 식사를 마치고 나니 낮술이어선지 이상하게도 은근히 술이 오르는 느낌이었다.
하여 당고개역까지 가려던 원래 계획을 취소하고 수락산 디자인 거리를 둘러본 후 내일을 위하여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는데 결과적으로는 5킬로도 채 걷지못한 셈이 되어 버려 다음부턴 도중에 술을 마시는 것은 자제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도봉산역에서 서울둘레길을 따라 수락산 디자인 거리에 이르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