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3(토) 맑음
어제 밤 혼자서 커다란 건물의 방 한칸을 차지하여 잠을 청하고 있었는데 잠결에 사람들이 들어 오는 소리가 들렸었고 아침에 일어나니 내 방 전후로 다른 트레커들이 투숙해 있었다.
선하고 점잖한 인상의 그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얘기를 나눠보니 모두들 뭄바이에서 온 친구 사이인 3쌍의 중년 트레커들로 상당히 부유하고 지적으로 보였는데 이곳의 아름답고 유명한 트렉인 하르키둔(Har Ki Doon) 트렉을 4박 5일동안 즐기고 어제 저녁 내려왔는데 호텔이 만원이라 이곳에 왔다고 하였다.
사실 "하르 키 둔 밸리" 트렉도 내심 시도해 보고 싶으나 이번에는 일정이 도저히 맞지 않아 다음으로 미룰 수 밖에 없으며 다음에는 하르 키 둔 밸리와 연결하여 5,000미터대의 고개를 넘어 야무노트리(Yamunotri)까지 트렉도 Wish List에 담아 두었다.
이른 새벽 일어나자 마자 상쾌한 새벽 공기를 맞으며 상류쪽으로 이지역의 맹주격인 스와르가로히니(Swargarohini) 설산을 바라보며 약 2 시간 정도 가벼운 산책을 하는데 길 옆에는 야영을 하고 있는 인도인 단체 트레킹 팀들도 볼 수 있었다.
이후에는 약 이삼백 미터 아랫쪽으로 떨어진 마을로 가서 아침 식사를 한 후에는 아름다운 외양의 호텔(Hotel Swargarohini Palace)에 오늘 체크 아웃이 있는지를 문의하니 다행히 있다 하여 500루피에 예약 후 오후에 오기로 하고 다시 마을 뒷 산쪽으로 약 2시간 정도 산책을 하고 숙소로 돌아와 짐을 정리 후 예약해 놓은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이제는 단골이 되어 버린 린키(Rinkee)란 이름의 작은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한 후 내일을 위하여 휴식을 취하였다.
이른 아침의 산책
마을 뒷산쪽으로의 산책
상크리 마을의 낮과 밤
상크리 마을에서
2015.10.4(일) 맑음
오늘은 루핀 패스 트레킹의 출발지인 다울라(Dhaula)란 곳으로 가야하는 날인데 그곳은 거리상으로는 이곳 상크리에서 약 30여 킬로 정도밖에 되지 않으나 일단 네트왈까지 톤즈강을 따라 약 10여킬로 내려간 후 다시 루핀강을 따라 험한 오프로드를 약 20 여킬로 가야 하는 오지인 까닭에 연결 교통편이 좋지 않아 아침 일찍 내려가는 버스를 타야 하기에 오늘 오후 6시경 저녁 식사전 까지만 가면 되는 데도 불구하고 일찍 서둘러야 하였다.
아침 일찍 일어나 거리에서 차편을 알아보고 있는데 호텔 사장의 안내로 한 무리의 남녀 혼성 트레킹 팀이 스텦들과 출발 준비를 서두르고 있기에 물어보니 호텔에서도 트레킹 에이전시를 겸하고 있다면서 이팀들도 오늘 루핀 패스로 간다고 하였다.
하여 정보라도 얻으려고 그들과 인사하고 얘기를 나누는데 내가 한국에서 왔다니까 그들 중에 여자 한명이 갑자기 엄청난 친근감을 나타내며 내가 마치 한국의 아이돌 스타 인양 반갑게 대해주어 오히려 내가 민망할 지경이었는데 얘기를 해보니 모두들 뭄바이에서 온 트레커들로 1년에 한두번씩 히말라야 트레킹을 즐긴다고 하였고 라이(Lai)라는 이름의 위에 언급한 여성한류팬은 뭄바이에서 다양한 한국 문화를 접하여 한국 노래,영화등에 대하여 상당한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말도 어느정도 구사할수 있어 놀라움과 한류의 영향을 짐작할 수 있었다.
뜻하지 않은 불운과 행운이 교차하는 것이 여행의 즐거움과 묘미중의 하나라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중 행운으로 라이 팀의 호의로 그들의 차에 편승하여 큰 어려움 없이 다울라로 가게 되고 그들은 오늘 일정이 예정된 세와(Sewa)로 떠나고 나니 너무 일찍 도착하여 아직 시간이 오전 10시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해서 천천히 움직여 다울라 마을에서 약 1 킬로 정도 떨어진 루핀 강변의 인디아 하이크 캠프지를 찾아가니 물론 트레커들은 너무 일러 보이지 않았고 마부(Horse man)를 포함한 2명의 스텝만이 캠프지를 지키고 있었다.
그들에게 상황을 얘기하는데 그들이 영어가 잘 되지 않아 약간의 애를 먹었으나 상황을 이해 시키고 그들과 어울려 간식도 먹고 주변 산책도 하고 또한 햇볕이 너무 좋아 강변에서 빨래도 하고 마부들이 적극적으로 권하길래 그들과 같이 강에서 목욕도 하며 다른 트레커와 가이드가 올때까지 어린시절 처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었다.
헌데 강에서 목욕하면서 물가에 벗어놓았던 크록스 샌들 중 한짝이 물에서 노느라 한눈파는 사이에 강물로 떠내려가 버려 낭패를 맞이하게 되었는데 이미 떠나가 버린것은 어찌 해 볼수 없고 이 강물이 결국은 갠지스로 합류하니 나름 의식을 치르는 기분으로 남은 한짝도 갠지스 강으로 돌려 보냈는데 이것이 카쉬미르에서의 물통에 이어 나를 떠나간 2번째 소지품이 되었다.
또한 나에게 먹을 것도 챙겨주고 함께 목욕도 한 젊고 선한 인상의 마부가 수건이 없길래 여분으로 가지고 다니던 기능성 타월을 한개 선물로 주었는데 너무 좋아하여 기분이 좋아졌는데 이것이 자의적이지만 3번째로 나를 떠나간 소지품이 되었다.
헌데 생각해보니 KGL Trek중 우리가 Nichnai 캠프지에서 눈비때문에 갇혀 있을때 저녁에 스탭들이 모든 텐트에 배수구를 팔때 우리 텐트의 배수구를 손보던 트렉 리더 살만이 비를 맞으면서 일하고 있길래 안스러워 가지고 있던 방수 바람막이 자켓을 주었는데 그것까지 포함하면 벌써 4가지 아이템이 나를 떠나간 셈이었다.
이후 저녁 무렵에는 데라둔에서 시크 교도로 건장한 체격과 수염으로 보기에도 카리스마가 넘치는 트렉 리더와 트레커들이 도착하고 간단한 소개 그리고 저녁 식사 후 텐트에 들었는데 다만 이번에는 참가 트레커 19명이 모두 남자인것이 특이하고 따라서 나는 다름 인도인 트레커 둘이와 3명이서 한 텐트를 쓰게 되었는데 이것이 좀 고역이었다.
이른 아침 상크리 호텔앞의 분주한 모습과 라이와의 만남
다울라 마을까지 그리고 라이 팀과의 작별
다울라의 인디아 하이크 캠프지, 그리고 강에서 놀면서 한눈 파는 사이 떠내려 가는 크록스 신발 ㅋㅋㅋㅋ
마부와 같이 방문한 켐프지 부근의 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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