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인도 히말라야 트레킹기

13. KGL Trek 3,4 일차(Nichnai 캠프지에서 그리고 아쉬운 철수)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16. 1. 15. 13:11

2015.9.22(화)  종일 비와 진눈깨비

밤새 텐트를 두드리는 빗소리에 수시로 깨어 밖을 내다 보았지만 빗줄기는 강약을 반복하며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아

마음은 자꾸만 불편하기만 하였다.

그리하여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였지만 날이 밝아 오자마자 텐트밖으로 나와보니 상당한 강도로 내리는 빗줄기 속에 주변의 고산은 모두다 산허리를 휘감는 안개속에 뚜렷한 설선을 이루며 온통 눈으로 덮혀 있어 이 또한 멋있는 광경이었으나 비가 그쳐 오늘 출발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에 비할바는 아니었다.

하지만 대자연의 심오한 변화를 미약한 일개 인간이  어떻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자위하며 받아들이려고 애쓰는 마음 한켠에서는 이렇게 먼곳까지 어렵게 돈과 시간을 들여 왔으니 제발 날씨가 좋아 지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더욱 절실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아침 식사 후 키친 텐트에서 트렉 리더인 살만을 중심으로 현지 로칼 가이드 등 모든 사람들이 모여 상의한 결과 오늘 넘어야 할 약 4,200미터 정도의 Nichnai Passs는 이런 상황에서 짐을 실은 말들이 넘을 수 없으며 트레킹 후반에 일정을 하루 줄일 수 있으니 오늘 하루는 이곳 캠프지에 머물며 날씨가 좋아지기를 기다리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하여 이후에는 종일 텐트에 머물며 키친 텐트에서 먹을것을 가져다 먹으며 잠을 자거나 음악을 들으며 지루하고 답답한 하루를 보냈는데 저녁을 지나 밤이 되어도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아 마음은 까맣게 타들어 가는 느낌이었으나 어떻게 할 도리가 없으니 무력감만 느낄뿐이었다.

 

 

 

 

 

 

 

 

 

 

 

                                          22일 아침부터 하루 동안의 캠프지의 모습

 

 

2015.9.23(수) 비 그리고 갬

지난 밤도 밤새워 비가 내려 오늘 출발할  가능성이 거의 없음을 직감할 수 있었으나 일말의 미련때문에 기적적인 상황의 반전을 기대하고 아침 식사를 위해 키친 텐트로 갔으나 들려오는 소식은 역시나 였다.

어제 우리는 하루종일 텐트에 있느라 만나지 못하였지만 어제 오후쯤 우리보다 하루 먼저 출발한 팀이 고개에 1미터이상이나 쌓인 눈 때문에 되돌아서 우리 캠프지를 통과하여 내려갔다고 하며 거기에 더해 지금도 비가 내리고 있으니 아쉽지만 철수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었다.

서둘러 짐을 정리하여 되돌아서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였고 트레일 또한 비로 인해 미끄러워 조심하여 하행을 시작하는데 어제의 맑은 계류들은 탁류가 되어 흐르고 있었고 물의 양도 상당히 불어나 있었다.

약 1시간 반 정도 지나 양치기 움막들이 모여있는 곳에 이르니 우리보다 하루 일찍 출발한  팀들이 이 부근에서 야영을 하고 저 멀리 내려가고있는 것이 보이는데 현지인들은 언제든지 다시 올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과연 그런 기회가 다시 있을까 생각되고 또한 고개에서 볼 수 있다는 파키스탄 히말라야의 낭가파르밧이 눈에 선하여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었으니 그 아쉬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인도군 캠프에서 모두들 같이 마지막 기념 사진을 찍고 질퍽거리는 트레일을 따라 세번째로 출발지였던 트레일 헤드로 내려오니 시간이 정오쯤 되었는데 너무나 야속하게도 2박 3일동안의 궂은 날씨가 끝나며 햇빛과 푸른 하늘이 드러나고 있어 아쉬움은 더욱 커졌다.

모두들 옷들이 질퍽한 트레일 때문에 엉망이라 길가의 작은 움막으로 이루어진 가게앞의 물이 흘러나오는 호스를 이용하여  대충  씻고 나서는 점심을 먹지않은 지라 배가 고픈 나머지 가게에서 짜이와 토스트등으로 간단한 요기를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그리고 나는 무엇때문인지는 몰라도 9월 1일부터 3주이상 실천하던 금연을 포기하였다.

그 사이에 살만과 현지 가이드가 섭외한 우리들을 스리나가르로 데려갈 차량들이 도착하여 현지 스텦들과 살만과 아쉬한 작별을 고하고 차에 올라 인도의 1번국도를 따라 무심히 흐르는 신드(Sindh) 강물을 바라보며 스리나가르를 향하였는데 이미 우리가 한번씩 지나쳐 온 곳들인 숨발등을 지나칠때는 감개무량함과 더불어 아쉬움도 가득하였다.

일반적으로 약 3시간 정도면 가능한 거리인데 현지 가이드의 아들로 보이는 운전기사가 처음으로 운전대를 잡았는지 스리나가르 입구에서 길을 잘못들어 복잡하고 도로 사정이 열악한 서쪽의 구시가지쪽으로 진입하게 되어 무려 약 6시간이나 걸려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젤름 강변에 위치한 숙소인 Fiest Inn에 도착하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로서는 뜻하지 않게도 가보지 못하였던 구 시가지를 구경하게 되었고 더구나 이틀 뒤인 25일이 이슬람의 중요하고도 성대한 축제일이자 일종의 희생제인 이드(Eid) 축제날이라서 구 시가지는 온통 사람들과 다양한 축제 준비 물품으로 가득차 있고 더구나 이드에 필수품인 양과 염소의 가축 시장도 열리고 있어 좋은 경험과 구경이 되었다.

원래는 27일 귀환 예정이었으나 마침 숙소에 빈방이 있어 1000 루피에 투숙한 후  2주 동안이나 씻지 못한 몸을 샤워한 후 숙소옆의 나름 괜찮아 보이는 식당에서 케밥등으로 저녁 식사 후 잠을 청하였다.

 

 

 

                                    23일 캠프지를 떠나며 주위의 언덕에 올라

 

 

 

 

 

 

 

 

 


 


















                                      어제 올라왔던 트레일을 역으로 인도군 캠프까지


 











                                       다시 트레일 헤드까지 그리고 아쉬운 작별


 



















                         그리고 스리나가르 시내까지, 그 사이에 엄청나게 불은 강물들과 저녁 식사


 

             이틀 동안 머물렀던 Nichnai 캠프지를 떠나며


 

                 하행 트레킹에서 아쉬움에 뒤를 돌아다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