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8.15(금) 맑은 및 가끔 비
이번 여행에서의 중요한 한 부분이었던 카라콜 4박 5일 트레킹을 무시히 마치고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구체적인 다음 일정을 생각해 보니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타지키스탄 비자였으나 이미 주말 인지라 일요일까지 시간이 있어 그동안 산에서 지친 몸을 2박 3일 정도 이식쿨 호반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하였다.
원래는 호수의 북쪽 해변에 위치하고 또한 가장 유명한 촐폰아타를 생각하였으나 요즘이 피크라서 사람들로 너무 붐벼 다음 옵션으로 호수의 남쪽 중간 정도에 위치하고 있는 한적하고 작은 마을인 탐가(Tamga)에서 수영도 하면서 쉬기로 하고 호텔에서 주는 아침 식사 후 아쉬운 작별을 하고 호텔을 나섰다.
도보로 멀지 않는 곳에 위치한 마키쉬 바자르 부근에 위치한 또 다른 작은 버스 터미날에서 약간의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식쿨의 남쪽 호반에서 가장 큰 도시인 바카바예브를 거쳐 이식쿨 호수 입구인 발릭취행 마쉬루트카에 올랐다.
군데 군데 작은 마을들에 정차 하면서 약 2시간을 달려 작은 미니 버스는 우리를 바칸바예브 못 미쳐 바로 호수와 접해있는 탐가라고 적힌 도로가의 정류장에 우리를 내려 놓았는데 그 사이에 날씨가 맑게 개여 버스에서 내리니 푸른 하늘과 짙은 코발트 색의 호수 그리고 모래 사장이 마치 한 여름날의 바닷가와 같은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 주었다.
도로가에서 산쪽으로 약 1킬로 정도 떨어진 탐가 마을로 가는 길 입구에는 여느 다른 구 소련 시대의 도시들과 같이 구형의 미그 전투기가 전시되어 있었고 길 양켠으로는 살구와 체리 그리고 사과나무가 우거진 과수원으로 이루어져 바닥은 온통 떨어진 살구들로 발을 옮기기가 힘들 정도였다.
어릴때의 추억을 떠올리며 또한 살구를 따먹으며 마을에 도착하여 우리가 투숙코자 하는 탐가 GH에 가니 우리의 유동적인 일정상 예약이 없었음에도 다행히 방이 있었고 또한 예상밖으로 주인이 70대의 노부부와 아들 가족을 포함한 러시아인 이었으며 거기에 더해 GH 자체가 너무나 이쁘고 큰 정원에는 살구와 체리 그리고 꽃들로 가득한데 투숙객들은 살구와 체리를 마음껏 따먹어도 좋다고 한다.
또한 조용하고 단아한 여 주인의 성품과 같이 시설도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는데 방과 복도는 남편이 찍은 아름다운 사진들과 꽃으로 장식되어 있었으며 아들도 이지역에서 트레킹 및 투어 가이드로 일한다고 하였다. 먼저 배낭을 내린 후 마을을 둘러 보았는데 여기에도 다른 구 소련 지역의 도시들과 같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희생된 이 지역 사람들을 기리는 영원의 불꽃이 타오르는 추모비가 있었다.
또한 마을은 예상대로 아주 작아 식당도 한군데 밖에 없어 별다른 옵션없이 들어가 국수 종류와 감자로 만든 빵으로 점심을 하고 나오니 산쪽으로는 소나기가 내리고 있으나 마을쪽은 아직도 햇빛이 내려쪼이고 있어 숙소로 돌아와 일종의 해수욕?을 즐기기 위해 텐트와 물 그리고 간식과 수영복을 챙겨 호숫가로 향하였다.
호숫가에는 바나나 보트와 제트 스키등도 보이고 많은 사람들이 가족들과 더불어 즐기고 있는 모습이 우리나라에 비해 경제적으로 많이 뒤떨어진다고는 하나 내 눈에는 더 행복해 보이고 아름다운 GH와 그 주변의 때뭍지 않은 자연이 함께 떠오르며 갑자기 나도 가족들과 같이 했더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약 1시간 정도를 수영도 하며 즐기다 보니 중 늙은이 남자 두 사람이라 식상해 지던 찰나 갑자기 산쪽으로 부터 먹구름이 몰려 오더니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하며 순식간에 탁류가 호수로 유입되어 서둘러 텐트를 걷고 짐을 챙겨 숙소로 돌아왔는데 한 여름에 소나기를 맨 몸으로 맞아본 시원한 느낌도 까마득 하여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이 후론 날씨가 계속 흐리며 비가 오락가락하여 숙소에 머물며 일행 분은 숙소에 와이파이가 잘 터져 카톡으로 시간을 보내고 나는 같은 투숙객인 러시아 시베리아에 위치한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신경과 의사로 일한다는 30대의 젊은이가 영어가 통하여 식당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는데 이 친구가 삼성 갤럭시 탭을 가지고 있어 사진까지 보여주며 예니세이 강이 관통하는 자기 고향 크라스노야르스크에 대해 얘기하여 안그래도 버킷 리스트의 하나였던 시베리아에 대해 다음에 꼭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간절히 가지게 되었다.
카라콜의 타이핀 호텔의 아침 식사와 그곳을 떠나며 고려인 후세인 안주인과 그 아들과 함께
탐가행 버스를 타고
호반의 도로가에서 마을의 GH에 이르기 까지
아름다운 GH의 외부와 내부
호반에서의 즐거운 한 때
탐가 호반에서
2014.8.16(토) 흐림 및 가끔 비
날씨가 좋으면 산쪽으로 가벼운 트레킹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우리의 바램과는 달리 하늘은 잔뜩 찌푸려 있고 곧 비가 내릴 기세였다.
하지만 하루 종일 숙소내에서만 있을 수는 없기에 아침 식사 후 비에 대한 대비를 하고 마을을 관통하여 산쪽으로 산책 정도로 생각하고 길을 나섰다. 마을의 남쪽 끝 부분에는 이제는 폐쇄되어 버려진 공항의 흔적이 보였는데 이는 구 소련 시대에 이 지역이 중국과의 국경이 가까워서 군사적 용도로 사용되었으리라 생각되었으며 역시나 산책로 주변은 온통 살구밭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약 1시간 정도 남쪽 산쪽으로 가니 서서히 구릉이 시작되며 산이 나타나는데 동쪽으로 멀지 않은 거리에는 독수리를 이용한 사냥으로 유명한 바라쿤이라는 마을도 내려 보이고 비록 흐린 날씨였지만 이식쿨 호수도 그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며 자태를 드러내었다.
허나 날씨가 비기 내리기 시작하여 이쯤에서 마을로 돌아 서기로 하고 어제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식당 옆의 가게에서 약간의 간식과 맥주를 사서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였다.
이 아름다운 GH의 딜은 1인당 아침 포함 700솜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이고 점심과 저녁 식사는 따로 500솜(약 10 달러)으로 약간 비싼 느낌이었는데 음식은 러시아와 키르키즈스탄의 퓨전으로 좋은 편이어서 매일 저녁은 식당에서 다른 투숙객들과 어울려 같이 식사하고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차와 커피그리고 과자와 캔디를 마시고 먹으며 얘기하고 지냈다.
마을의 여러 모습과 흐린 날씨속에서도 마을의 뒷쪽으로 가벼운 트레킹을 하고,............
드디어 수명을 다하고 먼 이국땅에서 장렬히 나의 신발은 이렇게..............
GH 식당에서, 저녁에는 따뜻한 불빛이 스며나오고
2014.8.17(일) 흐림 및 맑음
오늘은 이곳을 떠나야 하는 날이라 아침 식사 후 배낭을 팩킹하려니 원래 오래된 등산화가 어제로써 어떻게 손을 써볼 여지도 없을 정도로 완전히 망가져 버려 쓰레기통에 버리고 크록스 샌들을 신고 아름다운 GH 그리고 주인과 작별을 하고 길을 나서 처음 이곳으로 올때 내린 도로가에서 비쉬켘행 차를 기다렸다.
차를 기다리고 있는 도중 한 젊은이가 운전하는 새것으로 보이는 일제 혼다 오디세이가 옆에 정차하더니 비쉬켘가느냐고 하여 일종의 자가용 영업차를 1인 350솜에 얻어타고 비쉬켘을 향하였다. 물론 나중에 알게된 일이지만 중앙아시아 지역 국가는 우리나라와 같이 우측 통행인데 최근에 우즈벡키스탄 정부가 교통사고를 줄인다며 좌측 핸들 차량의 운행을 금지 시켜 그쪽에서 좌측 핸들 차량들이 헐값으로 키르키즈스탄으로 들어오고 있어 많은 젊은이들도 차량을 구입하고 있다고 하였다.
중간의 휴게소에서 간단히 점심을 하고 승용차를 탄 덕분에 예상 보다 일찍 비쉬켘의 사비르벡 GH에 도착 할 수 있었고
이후에는 다른 투숙객들과 이런저런 여행 정보를 얘기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그 중에서도 체코에서 온 트레커에게서 괜찮은 등산화를 구입 할 수 있는 아웃도어 가게의 명함을 얻을 수도 있었는데 내일쯤 타지키스탄 비자를 신청 후 가봐야 겠다고 생각하였다.
GH의 주인과 이렇게 작별을 하고
젊은이가 운전하는 차를 얻어타고 바칸바예브에서 크무스라는 말젖 발효 음료도 좀 사고 다시 비쉬켘에
'2014년 중국 및 중앙아시아 여행 및 트레킹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1.다시 알라-아르차로(2) (0) | 2015.02.07 |
---|---|
20. 다시 알라-아르차로(1) (0) | 2015.02.01 |
18. 4박 5일의 트레킹을 떠나며(4) (0) | 2015.01.27 |
17. 4박 5일의 트레킹을 떠나다(3). (0) | 2015.01.24 |
16. 4박 5일의 트레킹을 시작하다(2). (0) | 2015.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