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중국 및 중앙아시아 여행 및 트레킹기

18. 4박 5일의 트레킹을 떠나며(4)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15. 1. 27. 16:55

2014.8.13(수)  맑음 및 변화 무쌍

오늘은 이번 트레킹에서 하이라이트이자 가장 높은 고도인 해발 3,860 미터의 알라콜 패스를  넘어 알틴 아랴산으로 가는 일정이다.

일찍 일어나 고산 호수에서의 황홀한 일출을 기대하였으나 날씨가 그렇게 좋지 않아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이곳에 더 머물 수는 없는 일이라서  든든히 배를 채운 후 배낭을 챙겨 알라콜 고개를 향하는 오르막에 다시 섰다.

좌측으로 한 굽이를 돌아서니 알라콜 호수의 원류가 되는 빙하와 설산이 한눈에 들어보고 정면으로는 오늘 넘어야 할 알라콜 고개가 희미한 흔적으로 보이는데 일찍 출발한 사람들의 모습들이 작은 점으로 보인다.

불과 3백 미터 정도의 고도를 올리는데도 약 1시간 반 정도가 걸려 고개 정상에 오르니 톈산 산맥의 장관이 펼쳐져 있었지만 느긋하게 즐길 사이도 없이 날씨가 돌변하여 우박을 동반한 눈바람이 몰아치며 천둥과 번개도 시작되어 서둘러 엄청난 급경사의 내리막을 후다닥 내려오니 다시 눈은 비로 변하였는데 양이 적지 않아 배낭에서 우의를 꺼내 입고 서서히 하산을 하였다.

약 30 여분이 지나 비도 어느정도 그쳐 트레일 변의 개울가에서 누룽지를 끓여  점심을 하고 다시 길을 나서는데 알틴 아랴산이라 불리는 큰 계곡에 몇개의 롯지가 있는 곳에 다가 갈수록 다시 비가 쏟아져 약간의 고생끝에 오후 4시경 야크 트래블(Yak Travel)이라는 롯지에 도착 하였다.

계속 비가 내리면 롯지 투숙도 고려하였으나 다행히 비가 그치고 날씨가 맑아져 50솜의 비용을 주고 롯지의 넓직한 마당에 텐트를 치고 이곳에서 유명하다는 온천을 경험하려고 하였으나 이마저도 열쇠를 가진 사람이 자리에 없다고 하여 포기하고 저녁을 해먹은 다음 주변을 산책하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이른 아침 캠프지의 모습과 그곳을 떠나며 길에서 늘 앞서거니 뒷서거니 마주치던 다른 트레커들과 함께

 

 

 

 

 

 

 

 

 

 

 

 

 

 

 

 

 

 

 

 

 

 

 

 

 

 

 

 

 

 

 

 

 

알라콜 고개를 향하는 중 날씨는 돌변하고

 

 

 

 

 

 

 

 

 

 

 

 

 

 

 

 

 

 

 

 

 

 

알라콜 고개에서 눈비를 맞으며 하산을 시작하여 무사히 알틴 아랴산까지

 

 

 

 

 

캠프지와 그곳에서의 노을

 

알라콜 고개에서

 

 

2014.8.14(목) 맑음

맑은 날씨 가운데 트레킹의 마지막날이 되어 이제는 사륜 구동 차들이 다니는 길을 따라 악수 마을까지 걸은 다음 그곳에서 마쉬루트카를 타고 카라콜로 돌아가는 일정이라서 느긋하게 일어나 아침을 해먹고 텐트를 말려 배낭을 팩킹하고 길을 나섰다.

그 동안은 쌀과 부식을 포함한 음식의 무게가 상당하였으나 이제는 거의 다 소모하고 나니 배낭의 무게도 가벼워져 가벼운 발걸음으로 길을 나섰다.

역시나 짙은 숲과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끼고 내려가는 길은 아름다웠으나 이미 차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이용하는 사륜 구동 차들로 인해 성가시기도 하였다.

거의 계곡을 벗어나니 나무 그늘이 사라지며 뜨거운 햇살이 내려쪼이는 길을 걷게 되었는데 이것이 상당한 고역이었다.

하지만 양측 길가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노랗게 익은 살구를 따먹으며 가는 재미도 솔솔하여 힘든줄도 모르고 길을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뒷쪽에서 노 부부가 탄 기아의 렉스턴 승용차가 서드니 카라콜까지 태워 준다면서 호의를 베풀어 염치불구하고 올라탔는데 이분들은 카자흐스탄에서 여름 휴가차 오신 분들로 역시나 한국에 대해 많은 호감을 갖고 계신분들이었다.

이분들 덕분에 예정보다 일찍 카라콜 시내에 들어와 마트에서 싱싱한 수박과 맥주를 사들고 숙소인 타이핀 호텔에 들어서니 안주인이 반겨주었다. 우선 5일 동안의 야영 트레킹으로 인해 땀과 때로 절은 몸을 시원하게 씻고 나서 호텔의 주인 가족들과 같이 수박과 시원한 맥주를 먹고 마시면서 지난 4박 5일간을 돌이켜 보니 꿈결같이 느껴졌다.

저녁에는 가까운 곳에 위치한 장거리 버스터미날 근처에 나가 라그만이라는 현지 국수로 저녁을 하고 내일 떠나기로 생각한 이시쿨 호수 남쪽에 위치한 휴양 해변 마을인 탐가(Tamga)로 가는 방법을 수소문하고 들어와 피곤한 몸을 5일 만에 편안한 침대에 눕혔다.

 

 

 

 

 

 

 

 

 

이른 아침의 알틴 아랴산

 

 

 

 

 

 

 

 

 

 

 

알틴 아랴산을 떠나면서

 

 

 

 

 

 

 

 

 

 

카라콜에서의 마지막 날 호텔과 거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