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6(금) 맑음
오늘은 현충일, 지난 5월의 근로자의 날과 이번 6월 4일의 지방 선거일도 근무를 하느라 텅빈 지하철을 오가며 느꼈던 힘든 마음을 떨어내고자 오늘은 조금 의미있는 산행을 계획하였다.
이제 그 누군가가 어떤 사람이나 뜻 혹은 신념 그리고 사상등을 위해 기꺼이 자기 목숨을 내어 놓는다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면서 현충(顯忠)이란 말도 더욱 무겁게 마음에 와닿는 느낌이다.
하여 오늘은 비록 장교로써 그렇게 힘들게 생활하지는 않았으나 한때 나의 청춘?이 머물렀던 고양,파주 지역을 들렸다가 한국 전쟁 당시의 격전지 중의 하나이자 한국 전쟁중 가장 비극적이고도 영웅적인 전투중의 하나인 영국군 그로스터 연대의 파주군 적성면 설마리 전투의 현장인 감악산을 찾기로 하였다.
아침 일찍 서둘러 집을 나와 한적한 강변 북로와 자유로를 신나게 달려 금촌, 문산을 지나는데 곳곳이 신도시라는 이름하에 거대한 아파트촌을 이루고 있어 상전벽해라는 말을 실감나게 하였다.
문산에서 우측 동으로 임진강변을 따라 37번 국도에 들어서 조금가니 파주군 파평면 율곡리라는 율곡 이이(李珥) 선생의 고향에 위치한 화석정(花石亭)에 올라 북으로 유유히 흐르는 임진강과 멀리 아스라히 보이는 개성쪽 북녁땅을 바라보니 한반도의 현실이 또다시 갑갑하게 느껴진다.
화석정을 내려와 적성면에 들어서는 갈림길에서 이정표를 보니 남쪽 방향인 적성면의 반대쪽 북으로 임진강 건너 연천군 장남면 쪽 이정표에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敬順王)의 왕릉이라고 안내판이 있고 거리 또한 멀지 않아 급하게 임진강을 건너 경순왕릉을 들렀는데 신라의 56명의 왕릉중 유일하게 경주권 밖에 위치하게 된 사연 또한 옛 영화의 허무함과 더불어 가슴을 싸하게 만들었다.
그 사연인즉 경순왕이 시대의 흐름을 되돌리지 못하고 결국 고려 왕건에게 나라를 넘겨주고 아들 마의태자는 떠나고 고려의 도읍인 개경에서 반 볼모의 생활을 하다가 죽은 후 경주 지역에 무덤을 쓸려고 상여가 이 지역을 지나는데 갑자기 고려의 조정에서 경순왕의 시신이 경주로 돌아갔을 때 예상되는 민심의 동요를 우려하여 강제로 이곳에 묘를 쓰게 하였다는 얘기인데 충분히 납득이 가는 얘기였다.
왕릉은 나름 괜찮은 위치에 자리한 걸로 보이고 또한 들어가는 입구도 울창한 숲으로 덮혀있을 뿐만 아니라 한사람의 관람객도 없이 주변에서는 구슬픈 뻐꾸기의 울음소리만이 들리고 있어 더욱 애잔한 느낌이 들었다.
경순왕릉에서 다시 오던길을 되짚어 남으로 임진강을 건너 적성면 소재지를 지나니 바로 영국군 그로스터 연대의 설마리 전투 기념 및 추모 공원 인데 과거의 초라했던 모습과는 달리 새롭게 잘 단장을 해놓았는데 아무쪼록 먼 이국땅에서 채 피어보지도 못하고 꽃같은 젊음을 바친 영혼들이 위안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섰지만 3군데를 들르다 보니 산행 기점인 감악산 법륜사 입구에 도착하니 이미 9시 반이나 되어 이곳을 기종점으로 약 4시간에 걸쳐 감악산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돌았는데 계절이 계절인지라 한마디로 신록의 향연이고 초록의 화려함을 만끽한 하루였다.
또한 이곳도 가까운 양주의 불곡산과 마찬가지로 양주 출신인 임꺽정의 얘기가 남아 있어 한 봉우리의 이름이 장군봉 일명 임꺽정 봉이었다.
그리고 그저 파주 감악산으로 알고 있었는데 사실은 연천군,동두천시.양주시, 파주시으로 둘러싸여 양주쪽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감악산을 즐기고 있었다.
화석정에서. 마지막 시비는 율곡 선생이 8세때 이 정자에 올라 지었다는 시문
경순 왕릉과 부근에 후손들에 의해 조성되고 있는 마의태자의 영묘
임진강 다리위에서
과거의 추모비, 지금에 비하면 너무 초라해 보이고...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도 방한시 이곳을 방문 했었다고 기억하고 있는데
설마리 영국군 추모 공원에서
감악산 정상까지
정상에서 남으로 , 임꺽정봉 좌측으로 아스라이 도봉산과 북한산의 모습도 보이고
정상에 서있는 몰자비(沒字碑), 해독할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었으나 제5의 진흥왕 순수비라는 유력한 설도 있고....
정상에서 북으로, 멀리 임진강도 그리고 개성의 송악산도...
뒤돌아본 정상부
북쪽 방향으로의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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