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봄 중국 운남에서 방콕까지

1. 쿤밍(昆明)에서 따리(大里)를 거쳐 리쟝(麗江)까지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11. 11. 27. 09:47

2002.4.11(목)

 승객의 대부분이 한국의 골프 관광객인 중국 운남항공편으로 깜깜한 쿤밍 국제공항에 도착하여 버스를 타고 쿤후(昆湖)반점이라는 배낭여행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허름한 숙소에 도착하여(하루 숙박료가 중국 돈 20 위엔) 하루를 지낸 후 4.12일 5위엔 짜리 시판(쌀죽)으로 아침을 해결한후 베이찡루(北京路)에 있는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바이쭈(白族) 자치주의 중심이자 쿤밍의 서쪽에 위치한 따리(大理)로 가기위해 104위엔을 주고 엄청나게 좋은 운남 고속버스에 올랐습니다.( 우리의 옛날 고속 버스와 같이 화장실도 있고 보험료를 따로 내야 탑승 시켜줌)
약 5 시간후에 따리에 도착하여 한국인이 운영하는 No,3 guest house에 투숙한 후(문사장님 이란 친절하고 재미난분이 운영하는 곳으로 한국식당을 겸하고 있으며 하루 숙박료가 10위엔이었음) 따리고성을 둘러보았습니다.

이곳에서 사는 바이쭈들은 한국계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근거는 희박해 보이며 나름대로 독특한 문화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지만 많이 상업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허지만 고성안에는 외국인을 포함한 수많은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어 나름대로의 매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저녁에는 숙소에서 스님과 조선족을 포함한 많은 투숙객들과 재미있는 여행 이야기를 나누며 한잔의 술과 더불어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음날은(4.13) 따리의 상징인 얼하이(耳海) 유람과 창산(蒼山)을 오르기로 하고 먼저 창산에 가기위해 말을 타고 어느정도 중턱까지 오르는데 나는 말타기가 불편하여 걸어서 올라갔습니다. 이 창산도 해발 약4500미터 정도의 고산으로써 정상은 눈에 덥혀있고 야생화의 보고라고 하며 일명 점창산으로도 불리며 중국 무협소설에도 등장하는 곳입니다.
창산 중턱에는 전망대와 도교 사원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태극 문양과 팔신선도(종리권,장과노,여동빈,이철괴,하선고,염채화,한상자,조국구의 도교 팔선)가 시선을 끌었으며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얼하이 주변의 넓은 경작지의 모습은 옛 따리왕국의 영화가 이유있음을 말해주었습니다(중국의 사원과 절은 부처님뿐만 아니라 관우 장비 신선들을 같이 모시는 듯한 인상을 받았음). 중턱에 난 등산로를 따라 약 2시간의 등산후 다시 산을 내려와 고성안에서 이름도 모르는 국수로 점심을 해결하였습니다.

오후에 배를타고 둘러본 얼하이는 파도까지 일렁거리는 상당히 큰 호수로써 많은 고기가 잡히는 주민들의 보물이었으며 중간의 섬에서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을 뿐만이 아니라 바이족 특유의 삼도차(한가지 차가 세가지 맛을 낸다고 함)도 팔고 있어 맛을 보기도 하였습니다.
저녁에는 바이족 음식을 먹러 갔으나 음식을 거의 가리지 않는 나같은 사람도 컨디션이 안좋아서인지 비위가 상해 잘 먹을 수 없었습니다만  사람에 따라서 괜찮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한 이곳은 이름 그대로 유명한 대리석 산지인데 길가 군데 군데 무더기로 쌓아놓은 대리석들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쿤밍의 숙소에서



                                                   따리의 넘버 3 GH에서




                                                      따리 고성의 여러 모습




                                                                     창산에서



                                                                   얼하이에서         


2002.4.14(일)

아침에 일어나 일행들과 상의해본 결과 시간 비용적인 면에서도 차량을 전세내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문사장님을 통하여 기사와 차량을 4.17일 다시 쿤밍으로 돌아가서 베트남국경으로 가는 기차를 탈 때까지 빌리기로 하고 운남성의 또 다른 매력적인 곳인 리지앙(麗江)으로 향하였습니다.
리지앙은 따리에서 약300km 북쪽에 위치한 나시족(納西族) 자치주의 중심지로써 동파(東巴)문화라는 독특한 문화(아직도 상형문자가 사용되고 있음)와 특이한 건축양식의 고성으로 인해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아름다운 곳이며 또한 부근의 위롱쉬에샨(玉龍雪山)과 세계적인 협곡인 후타오샤(虎蹈峽,Tiger Leaping Gorge)로 인해 더욱 유명한 곳으로 요즘 많은 한국인들이 트레킹을 오며 월간 산지에도 소개된 곳입니다.

리지앙 시내에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옥룡설산을 들렀는데 이산은 해발 약5700미터로써 정상적인 트레킹에는 약 2박3일이 소요되나 우리는 최단거리의 리프트를 이용하기로 하였습니다.
이 리프트 또한 세계에서 가장높이 올라가는 리프트로써(해발 4506미터까지 올라감) 요금이 보험료 포함 102위엔이나 하였는데(산소통은 별도임) 리프트에서 내려 수백 미터 더 갈수 있었으며 그곳에서 둘러본 사방의 풍경은 대단하였습니다. 또한 부근의 아름다운 초원지대에 새로 만든 골프장이 있는데 손님의 대부분이 한국인 이라고 하니 그 대단한 열의에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름다운 리지앙고성으로 들어오니 시내는 옥룡설산의 만년설에서 흘러내린 물들이 미로같은 수로를 이루고 기와로 이루어진 집들과 중국 특유의 화려한 장식들이 어울려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사쿠라 카페와 사쿠라 게스트 하우스(이 두곳은 김**라는 한국 아가씨가 중국에 공부하러 왔다가 중국 남자와 만나 결혼하여 운영하는 곳임)에서 숙식을 하며 둘러본 리지앙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또한 사쿠라 카페의 메모판에서 사륜구동의 랜드 크루져로 잃어버린 이상향(샹그릴라)으로 알려져 있는 중띠엔(中甸)을 거쳐 동부 티벳으로 해서 라싸까지 약 15일간에 걸쳐 갈 여행객을 구하고 있었는데 생각만 해도 흥분되는 코스였으나 다음으로 미룰 수 밖에 없었습니다.

원래 샹그릴라라는 말은 1933년 영국의 소설가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 "Lost Horizon"에서 처음 언급된 것으로 현재 중띠엔 지방이 그곳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 이 지방도 1950년 중국의 티벳 침공 전 까지는 독립된 국가인 티벳의 영토 였으며  현재의 운남성,사천성, 청해성,감숙성의 상당한 부분도 티벳의 영토였었고 또한 곽씨성을 가진 화교 재벌이 세운 호텔체인의 이름이기도합니다.

 

麗江雪山天下絶, 積玉堆瓊幾千疊 여강설산천하절 적옥퇴경기천첩
足盤厚地背摩天, 衡華眞成兩丘跌 족반후지배마천 형화진성양구질
平生愛作子長游, 覽勝探奇不少休 평생애작자장유 람승탐기부소휴
安得乘風凌絶頂, 倒騎箕尾看神州 안득승풍릉절정 도기기미간신주
여강설산은 과연 천하의 절경이로다.
옥을 쌓았는가, 마노를 올려놓았나. 그 모습이 수천 겹 일세
책상다리하고 차고앉은 그 모습이 하늘을 찌르니
화산, 형산은 그저 언덕배기로만 보이는구나.
내 여행을 사랑하여 평생을 유람하며
명승기경을 찾아 돌며 쉬지를 않았건만
설산의 눈 바람 헤치고 정상에 올라보니
말 꼬리 쫓으며 중국을 노닌 것이 모두 부질없었구나.
(원나라 시인 李 京)

 
                  

                                    따리에서 리쟝으로 가는 길에서 그리고 가까이에서 보이는 위롱쉐산

 

옥룡설산에서


                                                               여강고성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