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여름 몽골 트레킹 및 여행기

흡수글 투어(7)-하샤산 트레킹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2. 8. 13. 21:40

2022.6.26(일) 맑음

지난밤에 화장실을 가기 위하여 새벽 3시경 밖으로 나와 하늘을 올려다보니 별들이 비교적 좋아 한참을 서성이며 휴대폰으로 담아보려 하였으나 당연히 실패하고 난 뒤 새로 잠을 잘 들지 못하여 아침 7시경에 일어나니 컨디션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로써 몽골 여행도 18일 째로 막바지에 들어서고 또한 오늘은 후반부의 중요 일정인 하샤 산 트레킹이 예정되어 있어 힘을 내어 간단히 식사하고 빵과 과자 그리고 음료수와 물들을 충분히 준비하여 9시 반경 숙소를 나섰는데 일행 대부분은 말을 타고 인솔자와 나를 포함하여 네 명 정도가 걸어서 가기로 하고 입구까지는 차량을 이용하였다.

맑고 청명한 날씨 아래 어제 왔었던 하샤산의 입구에서 차를 내려 위로는 싱그러운 초록으로 그리고 발아래로는 야생화들로 뒤덮인 우리나라 임도 수준의 비포장 트레일을 따라 서서히 고도를 높이니 발아래로 흡수글 호수의 전경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한마디로 대단히 거대하고 물 색깔이 산호바다 같이 다양한 색깔로 빛나고 있었다.

 하샤산 정상부의 높이가 해발 2,450 미터라고 하나 출발 지점의 해발이 이미 1,700 미터 정도이기에 주변의 수려한 풍광들을 감상하며 서서히 오르다 보니 크게 힘들지 않고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각 시원한 바람이 더위를 식혀주고 예상대로 사방으로 대단한 조망을 가진 돌무더기와 기도천으로 만들어진 많은 어워들이 서있는 정상에 도달하였다.

그러나 무언가 아련한 그리움이 있는  듯한 개인적인 느낌의  호수 북쪽 끝 러시아와의 국경 일대는 아쉽게도 너무 멀어 보이지 않았으나 실로 오랜만인 십 수년만에 단체 여행을 하면서 받았던 여러 가지 스트레스가 시원하게 해소되는 듯한 기분 좋은 느낌으로 정상부 가장자리에 앉아 가져간 간식으로 점심 요기를 하고 잠시 망연하게 호수를 내려다보며  휴식을 취하였다.

그리고 오후 1시가 넘어가며 하산 시간이 되었는데 생각해 보니 일찍 하산해 봐야 특별히 할 일도 없는 바 인솔자에게 천천히 내려갈 테니 걱정하지 말고 먼저 하산하라고 얘기하고 혼자가 되어 아무도 없는 적막강산의 산정 일대를 독차지한 듯 둘러보다가 갑자기 호승심이 일어 북쪽으로 멀리 보이는 황량하고 뾰쪽한 산봉우리를 가기로 하고 우측 호수 쪽 급경사지를 따라 호수를 조망하며 혼자 길을 떠났다. 

맵스미로 확인해보니 허 웁스 울라(Huh Uvs Ula)라는 이름의 해발 2,648 미터의 산인데 다행히도 그 봉우리의 바로 직전 봉우리까지는 트레일이 위험하지 않아 약 1시간 정도 걸려 잘 도착하였으나 이후로는 트레일이 미끄럽고 다시 급격히 내려갔다 고도를 올려야 하는 등 위험하게 보여 아무도 없는 이 먼 곳에서 낭패스러운 위험을 감수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판단하고 직전 봉우리에서 당연히 더 높은 만큼 더 뛰어난 조망을 즐기며 한참을 휴식 후 걸음을 돌렸는데  내려오면서도 서쪽 멀리로는 진짜로 설산이 보이는 등 대단한 풍광을 보여 주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혼자만의 적막감을 즐기며 왔던 길을 되돌아 천천히 하산하여 숙소에 돌아오니 오후 5시가 가까워 오고 있었고 이어서 따뜻한 샤워 후 저녁 시간까지 숙소 텐트안에서 아껴두었던 소주와 참치 샐러드 캔을 꺼내어 맥주를 섞어 몽골 여행이 끝나감을 아쉬워하며 한잔 하고 저녁에는 숙소 식당에서 또 다시 맥주를 곁들여 스테이크로 식사를 하면서 흡수글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었다.

새벽과 아침의 숙소

 

 

숙소를 떠나 하샤산 정상까지

 

하샤산 보다 좀 더 북쪽의 봉우리에서

반주와 함께 한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