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9(토) 맑고 차거움
아침에 일어나니 다행히도 날씨는 미세먼지 없이 아주 청명하고 겨울다운 차거운 날씨이다.
그리고 이번주 부터는 와이프가 전기가 있다 하더라도 더이상 추워서 텐트 야영은 도저히 못하겠다고 얘기하여 만리포쪽에 적당한 모텔을 하나 예약해 두었기에 조금은 쉽게 준비하여 9시경 대전역에서 와이프를 픽업하여 지난주에 이어서 태안해변길을 걷기 위하여 만리포를 향하였다.
태안해변길 3코스(파도길, 약 9키로, 만리포~파도리)
고속도로를 열심히 달려 11시경 태안읍에서 뜨끈한 양평해장국으로 브런치를 한 후 정오경 만리포에 도착하니 지난주와는 딴판으로 파도도 그렇게 세지 않고 날씨도 좋아 해변에는 상당한 사람들이 보였다.
우리도 걷기 준비를 한 후 만리포 해변의 상징처럼 된 만리포 사랑 노래비에서 부터 해변을 따라 이정표를 확인하며 남쪽으로 걷기 시작하여 방파제쪽을 잠시 들렸다가 해송으로 우거진 작은 산길을 넘어가지 이 지역의 나름 큰 포구인 모항항이고 이곳에서 다시 나즈막한 산길을 따라 한굽이를 넘어서 모항 저수지를 통과하여 다시 언덕을 넘어서니 일반적인 해변과는 달리 바위들로 이루어진 어은돌 해변이 나타나는데 해변의 송림 숲속 야영장에는 많은 야영객들이 겨울의 추위를 무릅쓰고 야영을 즐기고 있었다.
어은돌 해변을 지나 망미산이라 이름 붙여진 나즈막한 야산을 넘어서니 오늘의 종점이자 파도가 세어서 파도리라 이름한 파도리 해변이 나타나는데 이곳이 태안반도의 서쪽 끝부분이고 외해와 바로 맞닿은 곳이라 말 그대로 파도가 상당히 세 보였다.
생각보다 상당한 규모가 있는 마을을 통과하며 서해의 땅끝 마을 파도리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파도1리 마을회관을 지나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도로변의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시간은 어느덧 오후 3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리고 만리포로 돌아가기 위하여 지난주에 두번 이용한 택시를 부를까 하는 찰나 주민으로 보이는 할머니가 보여 버스 시간을 물어보니 10분 뒤인 3시 40분에 태안읍으로 나가는 버스가 있고 만리포와의 길림길에 내리면 만리포 주차장이 불과 수백미터에 불과하다고 하여 작은 행운에 즐거워 하며 역시나 승객이라곤 우리 둘뿐인 농어촌 버스를 타고 겨울 풍경을 감상하며 만리포 입구의 도로변에 내렸다.
버스에서 내려 만리포쪽을 향하는데 바로 길 옆에서 어떤 블로그에서 음식이 맛있다고 하였던 "호호 아줌마"란 특이한 상호의 식당이 우연히 눈에 띄여 조금 이르지만 들려 일인 만원에 상당히 훌륭한 굴김치 보쌈과 청국장 그리고 소주 한병을 곁들여 식사를 하고 천천히 걸어 만리포로 들어서니 동지 전날의 짧은 해가 넘어가려 하였다.
하지만 이곳 만리포 해변에서는 일몰을 직접적으로 볼수는 없어 정서진이라고 하는 말이 허명에 불과하게 생각되었고 따라서 아쉬운 석양을 먼 발치로만 보고 숙소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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