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0년

겨울 태안(泰安) 여행(2)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0. 12. 15. 17:41

2020.12.12(토) 맑고 쾌청

태안해변길 1코스(바라길, 약 12 키로, 학암포~신두리)

아침에 일어나 먼저 와이프의 상태를 살펴보니 통증은 조금 더 악화되었지만 다행히도 심각한 상태는 아닌것으로 판단되고 또한 날씨도 어제와는 딴판으로 맑고 쾌청한데다 크게 춥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와이프 본인도 천천히 걷는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고 얘기하여 오늘은 약 12 키로 거리의 태안해변길 1코스(바라길)를 천천히 걷기로 결정하고  인스턴트 죽으로 간단히 아침을 한 후 따뜻한 물과 간식을 챙기고 우리는 오늘은 예약을 하지 못하였기에 텐트를 정리하고  차량을 이동 주차 후 10시경 야영장 출입구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트레일의 입구로 들어섰다.

 

 

 

처음부터 해송(곰솔)으로 가득한 방풍림 사이로 난 트레일은 야영장을 중앙에 두고 시계 반대뱡향으로 한바퀴 돌아 북쪽 학암포 해변으로 이어지는데 날씨가 아주 쾌청하여 하얀 포말이 부서지는 파도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다만 한가지 우측에 지척으로 바라 보이는 태안 화력발전소의 굴뚝은 약간은 눈에 거슬리기도 하였으나 이 또한 우리가 누리는 문명의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고 여겨지며 향후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트레일은 분점도라는 섬과 연결된 학암포항을 거쳐 남으로 방향을 꺽으며 북쪽보다 훨씬 크고 넓은 서쪽 해변으로 이어지는데 이곳의 사구 언덕에는 예쁜 모양의 태안해변길 탐방지원센터가 자리하고 있었다.

 

지원센터를 지나며 트레일은 바위 해변과 해송 숲을 지나며 곧이어 구례포 해변으로 이어지는데 확실히 서해안 쪽은 동해안과는 확연히 다르게 수심이 얕고 조수 간만의 차이가 커서인지 넓은 백사장을 가진 해변들이 연이어 나타나는 리아시스식 해안의 특징을 잘 보여 주고 있었다.

 

그리고 이후의 트레일은 해변쪽이 바위로 이루어진 험한 곳은 해송 숲으로 이루어진 나즈막한 산길로 돌아서 가며 군데군데 나타나는 먼동해변 등의 작은 해변들을 지나 출발한지 3시간 반 만인 오후 1시 반경 우리나라 최대의 해안사구로 유명한 신두리 해안사구의 북쪽 끝에 다다랐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는 규모가 상당하고 잘 관리되고 있는 듯하여 다행으로 생각되었다.

 

이후 약 1 시간에 걸쳐 사구지대를 지나고 숙소들과 상가 지역을 지나 신두리 해수욕장 입구의 로타리에 도착하면서 오늘의 일정을 끝내었는데 와이프가 특히 좌측 무릎의 통증이 있음에도 비교적 잘 걸어주어 고맙게 생각되었고 이어서 부근의 식당에서 뜨끈한 바지락 칼국수로 늦은 점심을 하고 나오니 마침 빈 택시가 눈에 띄어 학암포까지(미터 요금으로 15,700원 지불) 빨리 돌아올 수 있었는데 태안읍 택시이지만 주로 만리포에 상주하고 있다고 하고 미터요금을 받고 친절하기도 하여 다음을 위하여 명함을 한장 얻어 두었다.

 

 

 

학암포에서 차량을 회수 후 국립공원 야영장이 만원이라 하는 수 없이 오늘의 야영지로 선택한 멀지 않은 구례포 해변 들어가는 입구 길가의 태안 라온캠핑장에 도착하여 서둘러 텐트를 피치 후 국립과 달리 뜨거운 샤워가 되기에 샤워를 하고 나니 뜨거운 샤워 한번이지만 천국이 따로 없는 듯한 행복감이 밀려왔다.

그리고 약간은 무릎 통증으로 힘들어 하는 와이프는 텐트에서 쉬고 나는 주인장이 소개해준 학암포항의 누리수산이라는 수산물 판매장으로 가서 우럭회와 매운탕 그리고 난생 처음인 간재미회를 주문하고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부근 바닷가를 거닐다가 음식을 싸들고 텐트로 돌아와 역시나 반주를 곁들여 저녁 만찬?을 즐긴 후 내일 새벽녁부터 비예보가 있어 텐트를 다시 한번 확인 후 나름 길었던 하루를 마감하고 잠을 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