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0년

겨울 태안(泰安) 여행(3)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0. 12. 18. 14:06

2020.12.13(일) 이른 새벽부터 상당한 비 그리고 흐리며 강한 바람

태안해변길 2코스(소원길, 약 22 키로, 신두리~만리포)

일기 예보대로 새벽녁부터 아침 9시경까지 큰 비는 아니지만 상당한 비가 내려 약간은 성가시게 되었지만 아침까지 든든히 챙겨먹고 비가 그쳐가는 10시경 젖은 가운데서도 서둘러 뒷정리를 하고 야영장을 나설 수 있었다.

그리고 와이프의 컨디션을 살펴보니 조금은 걸을 수 있어 일단은 태안해변길 2코스의 출발점인 신두리 해수욕장 입구의 어제 택시를 탄 곳으로 가서 차량을 주차해 두고 10시 반경 잔뜩 찌푸리고 바람이 서서히 강해지는 좋지 않은 날씨속에 철지나고 쓸쓸한 겨울 바다의 모습을 한 신두리 해수욕장을 떠나 만리포쪽을 향하여 이정표를 보며 걷기 시작하였는데 서울쪽 처럼 차라리 눈이 내리면 나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태안해변길 2코스 개요
야영장을 떠나 신두리 해수욕장을 출발하여 소근리를 향하여

아무도 없는 겨울 이른 아침의 적막한 해변길은 나름 운치를 가지고 있어 즐거운 마음으로 걷자고 생각하며 바다옆으로 난 길을 따라 마침 간조때라 드러난 넓은 개펄을 바라보며 걷는데 몇 군데에서는 열심히 생업에 종사하는 분들도 보여 새삼 삶의 고단함과 숭고함도 느끼게 해 주었다.

또한 지난 여름의 흔적들과 과거 우리가 어렵던 시절의 모습들도 아직 일부 남아 있어 아련한 추억에 잠기기도 하면서 11시 반경 신두리를 벗어나 소근리에 들어서니 부근 산위에 작은 조선시대 성이 하나 있다고 이정표가 얘기하나 생략하기로 하고 또한 마을에 뜬금없이 메소포타미아 박물관이란 건물이 있었으나 문이 닫혀있어 아쉽지만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었다.

 

소근리를 지나며

이 후 트레일은 잠시 도로길을 따라 가다가 작은 언덕을 넘어서 방근제라는 이름의 제방을 지나며 의항리로 들어서는데 시간은 벌써 정오가 넘어서고 있고 날씨는 더욱 바람이 거세지며 기온이 떨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와이프도 좌측 무릎에 통증이 온다고 하여 이쯤에서 2코스의 상당 부분을 생략키로 하고 바로 차량 도로길을 따라 의항삼거리를 거치며 백리포쪽으로 향하였는데 결론적으로는 대전을 거쳐 서울까지 가야하는 와이프의 상황과 좋지 않은 일기와 몸 등등을 생각하면 바른 선택으로 생각되었다.

 

방근제 남단에서 원래 트레일을 벗어나 의항 삼거리를 거쳐 백리포쪽으로.........

약 20 여분 뒤 백리포란 이정표가 서있는 산등성이에서 다시 원래의 트레일과 만나고 이 후 남으로 임도길을  따라 백리포 전망대를 지난 후 심한 바람으로 인하여 엄청난 파도가 거세게 몰아치는 천리포 해변에 도착하였으나 날씨 때문인지 해변은 물론 부근의 마을에서도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았으나 우리는 난생 처음 온 곳이라 잠시 해변을 거닐다가 오늘의 종착지인 만리포를 향하는 길에 다행히도 이곳 천리포의 명소인 "천리포 수목원"이 문을 열고 있어 방문하게 되었는데 수목원 설립의 역사라던지 아름다움이 예상보다 훌륭하고 감명깊어 거의 한시간 가까이 둘러보게 되었다.

이 후 수목원을 나와 도로를 따라 한굽이 돌아서니 바로 오늘의 목적지이자 서해안 유명 해변중의 한 곳인 만리포 해변이고 그곳도 역시나 엄청난 파도가 몰아치고 있었으며 더구나 그 파도를 즐기고 있는 몇 사람의 서퍼들도 눈에 뜨여 부럽기만 하였는데 시간은 어느덧 오후 3시가 가까워 오고 있었다.

하여 대전에서 제대로 된 저녁을 먹기로 하고 부근의 편의점에서 뜨끈한 컵라면으로 간단히 요기를 한 후 어제 이용한 택시를 불러 신두리로 향하였다.

백리포 전망대를 지나 천리포까지

천리포 수목원에서
만리포 해변에서

 

천리포 수목원의 해변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