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0년

일일삼산(一日三山)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0. 9. 29. 22:00

2020.9.27(일) 맑고 청명한 가을 날씨 그리고 약간 더운 느낌

둘이서 머물기는 좁은 숙소지만 그런대로 잘자고 느지막이 9시경 일어나 간단히 우유와 과일 등등으로 아침을 하고 코로나 19가 극성이지만? 이렇게 좋은 가을날을 좁은 숙소에만 있을 수는 없어 방을 나섰다.

나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미 10년도 더 지난 오래전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라서? 익숙하게 사람들이 크게 붐비지 않을 것 같은 작은 산들을 연결하는 오늘의 코스를 구성하여 보았는데 그 코스는 경부 고속도로 대전 톨케이트를 기준으로 시계방향으로 계룡산을 크게 한바퀴 도는 형태로 첫 행선지는 논산시 노성면의 노성산(魯城山, 해발 348 미터)이고 두번째는 공주시의 월성산(月城山, 해발 313 미터)이며 세번째는 공주시 반포면 금강변의 청벽산(靑壁山, 해발 277 일명 창벽산)으로 정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일정을 찐 이유는 와이프가 너무 높은 산은 조금 힘들어 하고 또한 노성산과 월성산은 공히 계룡산의 조망이 청벽산은 금강의 조망이 훌륭하다는 얘기를 들어서인데 결론적으로 비교적 만족스런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고속도로 서대전 톨케이트를 나온 후 1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논산시 조금 못미쳐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출발한지 채 한시간이 못된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노성산 등산의 들날머리인 노성애향공원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이 후 천천히 약 2시간에 걸쳐 비교적 순하고 한적한 트레일을 따라 시계방향으로 노성산을 돌았는데 이곳이 백제의 마지막 수도인 사비성 부여를 방어하는 중요한 지점이라 당연히 산성이 축조되어 있었고 또한 정상에서의 계룡산 서쪽면 전망은 맑은 날씨여서 더욱 대단하게 보였으며 특히나 계룡산의 북쪽에서 부터 일전에 다녀왔던 향적산 국사봉을 지나 황산성까지의 남북으로 길게 뻗어내린 능선이 한꺼번에 조망되는 대단한 광경이었고 더불어 산아래 위치한 명재고택과 노성 향교 그리고 공자를 모신 궐리사란 사당 등에서는 내 개인적인 취향은 아니지만 이곳 충남지방이 영남지방에 못지 않게 유교와 성리학의 전통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노성산 한바퀴

 

노성산을 내려와 다시 차량에 올라 북쪽으로 약 20 여킬로 떨어진 두번째 목적지인 월성산을 가기위해 공주시 수원골로 방향을 잡고 우측으로 계룡산 자락을 끼고 달리는데 어느샌가 주변의 논들이 모두 황금빛으로 변해 가고 있어 역시나 세월의 흐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차량이 막히지 않아 잠깐 사이에 수원골 주차장에 도착하고 다시 행장을 챙겨 시계방향으로 약 1시간 반에 걸쳐 봉수대가 설치된 월성산을 올랐다 내려왔는데 정상 부근에서의 계룡산 조망은 역시나 훌륭하였으며 또한 밤의 고장답게 온 산록이 밤나무로 덮혀 있었다.

하산을 완료하니 오후 2시가 넘어가고 있었으나 이런저런 주전부리 때문인지 크게 배가 고프지 않아 바로 금강의 남쪽을 따라 마지막 목적지인 청벽산의 등산 기점을 향하였다.

 

공주 월성산 한바퀴

 

 

약 10 여분만에 청벽산 등산 기점인 국도변에 도착하여 부근의 다리밑에 차량을 주차 후 약간은 힘들어 하는 와이프를 격려하며 청벽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는데 이곳은 원래 금강으로 떨어지는 일몰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라 지금같은 어지중간한 시간은 조용하여 오히려 좋았다.

30여분이 채 안걸려 조망점에 도착하니 역시나 서쪽 공주시쪽으로는 크게 S자로 휘어지는 금강의 물줄기와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들이 그리고 동쪽 세종시쪽으로는 세종시가지와 불티교라 불리는 붉은 색의 아름다운 다리가 강에  반영을 드리우며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이곳까지 와서 청벽이란 멋있는 이름을 가진 산 정상을 빠트리기는 무엇하여 와이프를 조망점에 남겨두고 혼자 걸음을 빨리하여 청벽산 정상에 갔으나 예상대로 정상석도 없고 조망도 전혀 없이 국가지점번호 표지판과 산악회의 시그날 하나만이 달려있는 실망스런 곳이었다.

이 후에는 일사천리로 남세종  인터체인지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대전 인체인지에서 나와 대덕구 중리동에 위치한 "태안반도 포항물회"란 약간은 이상한 상호의 자주 이용하는 식당에서 시원한 물회로 늦은  점심 겸 이른 저녁을 하고  숙소로 돌아와 천국같은 느낌을 맛보며 샤워 후 와이프를 배웅하며 나름 바쁜 하루를 보내었다.

 

청벽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