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7.9(목) 약간 흐리나 전체적으로 더위
어제 10여 시간 이상에 걸친 대청봉 등산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눈이 일찍 뜨였고 의외로 몸 상태도 비교적 괜찮을 뿐만 아니라 내일부터는 비 예보가 있어 오늘은 무리하지 않고 지척의 인제군 북면 한계리 마을 삼거리에서 남으로 뻗은 응골계곡을 따라 가리봉,주걱봉 능선의 서쪽끝 부분을 넘어 인제읍 덕적리로 넘어가는 백두대간 트레일 인제 3구간이자 인제천리길?의 일부 구간이기도 한 트레일을 걷기로 생각하고 느긋이 아침 식사 후 9시경 야영장을 나섰다.
이후 오후 1시 반경에 덕적리의 농어촌버스 정류장에 내려설 때까지 도상으로 약 11 키로의 거리를 한사람의 산행객도 만나지 않고 나무들은 엄청나게 우거져 있지만 길 자체는 상당부분이 임도 수준의 걷기 편한 트레일로 이루어진 길을 걸었는데 의외로 트레일의 관리 상태는 괜찮았으며 이런 첩첩산중에도 스스로 고립을 택하였는지 몇 사람들이 나름 보금자리를 꾸미고 살아가고 있어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허나 이길도 이곳이 강원도 설악권이다 보니 트레일의 가장 높은 지점이 천미터 정도는 족히 되어 설악산과 가리봉 능선의 조망이 훌륭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구름이 끼여 상당히 아쉬웠다.
한낮에는 상당히 무더워 인제읍으로 나가는 버스가 올 때까지 약 사오십분 동안 부근의 다리밑에서 족욕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인제읍 북쪽의 한국전쟁과 연관된 가슴아픈 사연이 있는 리빙스턴교와 원통읍에서 두 차례 환승을 하여 오후 3시 반경 야영장으로 돌아오니 새로운 두사람의 야영객들이 들어왔는데 이들도 모두 50대 이상의 남자 홀로여서 저녁에는 의견이 일치하는 몇 사람들이 모여 같이 술잔을 기울이며 시간을 보내었다.
그리고 나는 10일째 되는 다음날인 7.10(금)일 일어나니 예보대로 비가 내릴 기세가 보여 부지런히 텐트를 철수하는데 다행히 시간을 잘 맞추어 장비들이 물에 젖는 불상사는 피할 수 있었고 토요일 오전에 새로운 직장 때문에 약속이 있어 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언젠가는 완전한 자유와 고립속에서 살 수 있기를 기대하며 아쉬운 발걸음으로 야영장을 나서 서울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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