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9.23(일) 맑음
오늘은 닷새 추석 연휴의 둘째날이다.
사실 이번 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7월 말경 천수를 다하시고 세상을 떠나신 아버님의 사십구제를 지난 주에 모신 직후라 이번 추석은 모든 식구들이 조용히 각자 쉬는 것으로 하였고 나도 다행히 이번 연휴 첫 사일간은 근무가 없어 어제는 온종일 집에서 그동안 이런저런 일들로 지친 심신을 달랜다고 꼼짝하지 않았기에 오늘 일어나니 몸이 그런대로 나아져서 와이프와 멀지 않은 청평의 북한 강변에 위치한 깃대봉을 다녀오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전철을 환승하여 청량리역에서 춘천행 ITX-청춘 열차를 타려니 입석밖에 없었으나 청평까지 거리가 멀지않으니 와이프와 그냥 서서 가기로 하고 열차에 올라 청평역 광장으로 나오니 시간은 이미 10가 넘어서고 있었다.
어차피 대중교통으로 왔기에 꼭 원점 회귀할 필요가 없어 편안한 마음으로 청평읍내를 가로질러 성불사란 절이 있는 들머리에 들어서는데 명절 연휴라서 인지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없어 한적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한 한 등산로를 따라 오르는데 멀리서 보는 것과는 달리 산속은 이미 도토리와 밤들이 바닥에에 떨어져 있는 등 가을이 물씬하여 새삼스럽게 시간의 위대함과 두려움 혹은 허무함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서서히 고도를 올리면서 뒤돌아 보이는 북한강 줄기와 청평댐 그리고 최근에 준공되었다는 신 청평대교의 조망을 즐기는 가운데 12시 반경 능선에 올라서고 그곳에 설치된 전망대에서 마침 사람이 아무도 없기에 와이프가 준비한 소박한 도시락을 함께 나눈 후에는 좌측으로 능선길을 따라 깃대봉 정상을 향하였다.
약 30 여분 후 깃대봉 정상에 다다르고 이후 계속 남서쪽으로 능선을 따라 은두봉쪽으로 향하는데 와이프의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못하여 원래 계획하였던 은두봉을 거쳐 대성리쪽으로 내려서려던 일정을 포기하고 중간에서 좌측의 한얼산 기도원쪽으로 하산하여 기도원과 팬션들로 이루어진 계곡을 따라 서울과 춘천을 잇는 46번 국도로 나와 버스를 타고 대성리 전철역에서 내린 후 전철을 타고 상봉역을 거쳐 두차례 전철을 환승하여 집으로 돌아왔는데 약간의 수고로움은 있었으나 그래도 하루를 자연속에서 바람을 쏘이고 나니 조금이나마 활력이 생기는 느낌이었다.
오늘의 루트
청평역을 출발하여 깃대봉 정상을 거쳐 대성리 역까지의 일정
'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 > 2018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0) | 2018.10.10 |
---|---|
대전 보문산 (0) | 2018.10.06 |
대전 빈계산, 금수봉 (0) | 2018.09.19 |
대전 구봉산 (0) | 2018.09.07 |
남양주 수리봉과 백봉산(柏峰山) (0) | 2018.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