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5.22(화) 맑음
어제 상당한 음주로 인해 느즈막히 일어나 다음 일정을 생각해 보았는데 원래 계획은 이번 기회에 꼭 흑해를 한번 봐야 겠다고 생각하고 흑해의 해변도시인 부르가스(Burgas)를 들렸다가 이스탄불로 가려고 하였고 일정상으로도 빡빡하지만 가능은 한 상태였다.
하지만 혼자만의 외로운 여행에 지쳤는지 갑자기 60이 넘은 중늙은이 혼자서 흑해의 아름다운 해변과 마을에서 무엇을 하겠느냐는 자조적인 생각이 들어 다음 기회에 흑해를 중심으로 코카서스 삼국과 러시아,우크라이나, 루마니아를 포함하여 한바퀴 일주하는 원대한 꿈으로 미뤄두고 이스탄불로 바로 가서 며칠 쉬면서 부근을 구경하며 머물다 귀국하기로 결정하였다.
거리상으로 얼마되지 않기에 시내를 가로질러 걸어서 이곳에 올 때 도착하였던 남부 버스 터미날로 가서 이스탄불행 버스를 알아본 결과 운행 회사는 메트로와 알파르로 두군데 였고 시간대도 비슷하고 가격은 알파르가 쌌으나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야간버스를 타려고 하다보니 그래도 이 지역 최대규모의 터키회사인 메트로가 조금 더 신뢰가 가서 밤 10시 30분 출발의 매표를 하였는데 결과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였다.
매표후에는 숙소로 돌아와 체크아웃을 하고 배낭을 맨 후 숙소를 나오는데 숙소 바로 앞이 올드타운의 보행자 거리라 많은 인파들이 오가는 속에서도 반가운 태극기와 불가리아 국기를 매단 자전거가 눈에 띄였다.
사실 이번 여행에서 거의 한국인들을 만나지 못하여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 인사를 하니 그분도 반갑게 응하시는데 한눈에 봐도 나와 연배가 비슷하고 몸도 단단해 보이는 것이 대단한 분으로 생각되었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커피나 한잔 하자면서 함께하게 되었다.
그리고 얘기를 나눠본 결과 그분은 제주도에 살고 계시는 김수운이란 분으로 나보다 연배가 높으신 64세나 되시는데 사업을 하시다가 정리후 오래전부터 타온 자전거로 수년전부터 매년 약 3개월간 자전거로 세계일주를 하시는데 이미 방문한 국가가 60여개국을 훌적 넘어서고 있고 또한 카카오 스토리에 "김수운의 세계 자전거 여행"을 연재하고 있는 정말로 대단한 분이었다.
그리고 그분도 그동안 혼자서 조금은 외로우셨는지 찻자리가 점심 식사 자리로 이어지고 나중에는 함께 시내의 볼거리도 내가 앞장서서 다시 한번 같이 둘러본 후에는 그분의 숙소까지 같이 가서 여행 얘기를 포함한 수많은 얘기들로 즐거운 시간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분이 준비한 한국식 저녁까지 신세지게 되었는데 한국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저녁 9시 반경 정말로 아쉬운 작별을 하고 버스 터미날로 와서 버스에 올랐다.
김수운 선생님과 함께한 시간들
이스탄불행 버스터미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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