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19(일) 흐림
지난주의 약간은 낭패했던 경험때문에 아이젠이랑 스틱까지 단단히 준비하고 흐린 날씨속에서도 집을 나서 구룡마을 입구에 도착하니 개발을 환영한다는 현수막이 더 늘어난 듯하였다.
마을을 통과하여 구룡산 북쪽 산기슭에 조성돤 둘레길에 도착하고 지난번에 이어 서쪽으로 양재 시민의 숲을 향하여 걷기 시작하였는데 시간의 힘을 보여주듯 1주일 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그 사이 상당한 부분에서는 얼음과 눈이 녹아 약간은 질퍽거릴 정도였으나 그래도 지형에 따라 곳곳에서는 아직도 겨울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
모든것이 과잉인 우리나라에 종교도 그 중의 하나라는 나의 생각을 확인이라도 시켜주는 듯 도심의 나즈막한 산기슭에도 곳곳에 절간이 산재해 있었는데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종교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구나라고 이해하기로 하였다.
낮은 산이고 둘레길임에도 불구하고 나름 약간의 땀을 나게 하는 오르막 내리막을 거쳐 약 2시간 반이 지난 오후 1시경 양재 시민의 숲에 당도하였는데 날씨가 밤늦게 부터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와는 달리 더욱 흐려지기 시작하여 곧 눈비라도 올 기세였지만 내친김에 사당역까지 가기로 하고 우면산으로 들어섰다.
잔뜩 찌푸린 날씨속에 더욱 을씨년스럽게도 스산한 바람까지 부는 트레일을 따라 "예술의 전당" 뒤를 통과하여 고만고만한 오르막 내리막을 거치며 뿌옇게 바라다 보이는 서울시내를 바라보면서 길을 재촉하여 사당역에 도착하니 오후 3시가 넘어서고 있었는데 약간의 눈발까지 흩날리고 있었으나 거리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중간에 약간의 간식밖에 먹은것이 없어 상당히 배가 고파오는 가운데 과거에 한번 들른적이 있었던 부근에서 나름 맛있다고 알려진 찜집을 찾아 소주 한잔을 곁들여 늦은 점심을 한 후 건강한 피로감으로 뻐근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와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하니 천국이 따로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