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6.14(화) 맑음 그리고 흐림과 간간히 비
아침 8시 반경 숙소앞에서 어제 약속한 리우웨이(劉偉)란 이름의 기사를 만나 그의 차를 탔는데 차도 거의 새차인데다 우리 일행외에 캉딩 약간 못미쳐 위치한 홍군 대장정의 중요 지점인 루띵(瀘定)까지 간다는 중국 아줌마 한명을 포함하여 승객도 5명 밖에 되지 않아 편안하게 출발할 수 있었다.
출근시간이라 차들로 막힌 청뚜 시내를 벗어나 서남쪽의 야안(雅安)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로 들어선 후 부터는 여러사정이 좋아 일사천리다.
하지만 간간히 비가 뿌려 날씨에 대한 걱정이 들기도 하였으나 떠난지 약 2 시간 반이 걸려 야안을 통과하고 얼랑산(二郞山) 아래의 티엔취안(天全)에서 국수와 만두로 브런치를 한 후 4천미터대의 얼랑산 터널을 넘으니 과거 십수년전 처음으로 이 지역을 방문했을 당시 터널이 아니라 꼬불꼬불한 고갯길을 따라 얼랑산을 넘던 기억이 새로웠다.
헌데 이제는 이 터널로도 모자라 야안에서 캉딩까지 주로 교량과 터널로 이루어지는 완전히 새로운 고속도로를 건설중인데 이곳 얼랑산에도 이 고속도로의 일환으로 더 낮은 고도에서 새로운 터널을 건설중인 모습이 보여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기사의 말로는 약 3년뒤 새로운 고속도로가 완성되면 청뚜에서 캉딩까지 불과 3 시간이면 오갈수 있다고 하였다.
날씨만 좋으면 얼랑산을 넘어서자 마자 창지앙(長江, 양자강)의 큰 지류중의 하나이자 사천성이란 이름의 유래가 된 사천중의 하나인 따뚜허(大渡河) 협곡 넘어 거대한 공가산군을 볼 수 있지만 아쉽게도 하늘은 구름이 잔뜩 끼어있었다.
지그재그의 내리막을 내려가 따뚜허 강변에 다다르고 강변을 따라 형성된 루띵 시가지를 지나 전력 개발이란 이름하에 수년 전에 건설된 댐을 따라 상류로 올라가다가 본류와 갈라져 좌측으로 지계곡을 따라 캉딩으로 향하는데 차량의 정체가 상당히 심하여 군데 군데 길에서 시간을 허비한 끝에 오후 3시가 넘어서야 캉딩에 도착할 수 있었고 시가지 곳곳에는 역시나 도로 수리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곳에서 내려 다시 라오위린춘(老兪林村)으로 가는 차를 구하여야 하기에 기사에게 100위안을 추가로 주기로 하고 라오위린춘에 위치한 치진(七斤)의 집까지 바로가기로 하였는데 가는 도중에 4년전 이곳에 들렀을 때 시작단계이던 신시가지(신청,新城) 건설이 거의 마무리되어 곳곳에 거대한 고층 아파트 단지가 형성되어 있는 등 이곳이 과거 장족들이 살던곳 이라고는 믿지 못할 정도로 천지개벽 수준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오후 4 시경 간간히 비가 뿌리는 치진의 집에 도착하니 치진 내외가 환한 얼굴로 반기고 마당에는 이미 산에서 방목하던 말 3 필을 내일 출발할 트레킹에 대비하여 데려다 놓고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우선 치진과 같이 그의 오토바이로 밑의 신시가지로 내려와 5박 6일 동안의 야영 트레킹에 필요한 쌀과 부식을 사서 돌아 올려는데 다시 비가 내려 30 위안을 주고 자가용 영업 차를 탈 수 밖에 없었다.
저녁에는 치진 부부의 환대속에 4년전 트레킹때 찍은 사진도 전해주고 거실에서 그들이 정성들여 준비한 음식과 더불어 한잔의 술도 곁들여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성공적인 트레킹을 기원하였는데 4년전에 비하여 여러가지로 조금 더 여유있는 모습이어서 보기 좋았다.
또한 트레킹 비용은 오늘 치진집에서의 하루 숙박과 저녁 식사 그리고 내일 아침 식사와 앞으로의 5박 6일을 모두 포함하여 4,500 위안으로 합의하였는데 이 가격의 적정성 여부보다도 안전하고 성공적이며 즐거운 트레킹이 되느냐는 문제와 무엇보다도 날씨가 우리를 도와 주기만을 간절히 기도하면서 내일은 느지막히 출발하여도 되기에 늦게까지 아런저런 얘기와 티브이로 시간을 보내다가 잠을 청하였다.
버스 터미날 부근의 캉딩 시가지
라오위린춘 가는 길목 설산 아래에 펼쳐진 캉딩 신시가지의 모습
치진집 거실에서의 저녁 한때, 살림살이등이 더 윤택해진 듯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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