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중국 및 중앙아시아 여행 및 트레킹기

11.알라-아르차(Ala-Archa) 국립공원를 향하여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15. 1. 3. 22:42

2014.8.6(수) 맑음

아침에 일어나 산에서 필요없는 일부 짐을 GH에 맡기고 이틀뒤인 8.8(금)일 저녁에 다시 돌아 온다고 예약을 한 다음 약 18키로 무게의 큰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어차피 트레킹의 기점인 공원안의 알라-아르차 호텔까지는 직행의 대중 교통이 없고 또한 이곳 키르키즈스탄에서 상당 기간 머물 예정이므로 대중교통 이용 방법도 익혀 놓아야 하기에 론리 프래닛 가이드 북에 나온대로 GH 입구에서 먼저 이곳 비슈켁의 가장 큰 시장인 오쉬 바자르까지 가는 일종의 전차인 트램을 8솜에 타고 오쉬 바자르(Osh bazar)에 내렸다.

이곳에서 목적지에 가장 가까운 마을인 카라카수 마을까지 가는 265번 소형 미니버스(이곳의 가장 대중적인 교통 수단으로 마쉬루트카로 불림)를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가운데서도 어떻게 물어 물어 타고 드디어 시내를 벗어나 큰 미류나무가 양쪽을 가득채운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달리는데 마음은 이미 설레임으로 가득찼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낮선 풍경을 바라보며 달리기를 약 40여분 만에 우리 둘만을 마지막 승객으로 남겨둔 버스는 카라카수(Karakasu) 마을에 도착 하였다. 헌데 이곳에서 다시 약 3-4 키로 떨어진 공원 입구 그리고 그곳에서 다시 약 12 킬로 떨어진 트레킹의 기점까지 뜨거운 햇살아래  무거운 배낭을 메고 어떻게 가야할까를 고민하고 있는데 젊고 기초적인 영어가 가능한 버스 기사가 제안을 해왔다.

내용인 즉 오쉬 바자르에서 이곳까지 차비가 1인당 25솜인데 알라-아르차 국립 공원에 데려다 줄테니 1인당 75솜씩을 더 달라는 것이었는데 거리등을 생각해보니 합리적인것 같아 승낙하였는데 결과적으로는 버스 기사가 얘기하는 공원은 공원 입구 매표소 까지 였고 따라서 내릴때  상당히 불쾌한 기분이었으나 이미 돈을 지불한 상태고 또한 언어의 소통이 자유롭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든 여행지에서 외국인 관광객과 기사들은 일종의 먹이 사슬로 연결된 존재라고 ? 생각되었기에 이곳에서의 본격적인 첫날에 우리 자신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도 행동과 목소리로 약간의 불쾌감을 표시하는 선에서 양보할 수 밖에 없었는데 잘한 처사였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매표소에서 입장료(180솜?)를 지불하고 여차하면 히치 하이크를 생각하면서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 걸어가는데 주중이라서인지 통행하는 차도 거의 없을 뿐더러 두세번 히치하이크에 실패한 후 포기하고 그냥 걸어가는데 갑자기 허름한 현지인의 차가 정차하더니 손짓으로 타라는 호의를 보여 이미 소년 2명을 포함한 4명의 가족이 타고 있어 비좁은 가운데 억지로 끼어 타게 되었다.

이들은 관광객으로 보이지는 않았고 아마 부근에서 여름철에 가축등을 방목하는 사람으로 보였는데 내릴때 약간의 돈을 내미니 손사래를 치면서 사양하는 등 우리가 여행길에서 만났으면 하고 생각하는 전형적인 친절한 사람의 모습을 보여 조금전의 불쾌함은 금방 사라져 버렸다.

차량출입을 통제하는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고 알라-아르차 호텔이라는 나름 고급스럽게 보이는 호텔도 위치한  트레킹 기점에 도착하니 이미 정오경이라 먼저 캠핑 사이트를 찾으려고 알아보니 이미 상당한 규모의 독일인을 포함한 몇 그룹의 유럽 팀들이 진을 치고 있어 좋은 사이트가 없고 거기에 더해 아이러니칼하게도 하루 텐트 1동의 캠핑 사이트 이용 비용이 400 솜으로 로지의 방 사용료 500솜과 차이가 거의 없어 오늘은 로지에 머물기로 하였다.

먼저 로지에 투숙 후 넓직한 취사장에서 밥과 된장찌게로 점심을 해결 후 오후에는 이곳 알라-아르차 공원의 3군데 계곡중의 하나인 아디제네(Adigene) 계곡을 트레킹 하기로 하고 물과 간식등을 간단히 챙겨 숙소를 나섰다.

로지에서 약간 하류쪽으로 내려와 위태로운 철 사다리를 건너 본격적으로 계곡으로 접어들어 차거운 빙하 녹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올라 가는데 중간에 트레일이 유실되어 버려 어렵게 계곡물을 우측으로 건너 서서히 고도를 높이니 히말라야의 여느 골짜기와 같은 수려한 풍광을 보여주고 더구나 사람의 그림자라곤 찾아볼 수가 없어 우리 두사람이 온통 이 골짜기 전체를 독차지한 느낌이 들었다.

계곡의 우측을 따라 여름 방목지도 지나며 상류를 향하는데 중간에서 아주 선명한 황색을 띤 뱀도 만나 스틱으로 제압 후 사진만 찍고 풀어 주었는데 아마도 맹독성의 독사로 생각되어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 2시간 반 정도 상류로 오르니 멀리 빙하의 끝자락도 보이고 구 소련시대에 설치한것으로 생각되는 방치된 기상 관측 장비들이 흩어져 있고 주변에는 야크와 말들이 방목되고 있는 곳에 도착하여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먹은 후 내일을 위하여 이쯤에서 하산하기로 하였다.

하산 길은 계곡의 좌측을 따라 만발해 있는 야생화 사진도 찍으며 내려오다가 계곡의 초입에 거의 다와서 이곳 아디제네 계곡에서 꼭 방문해야 할 곳의 하나인 구 소련 시대부터 최근까지에 걸쳐 산악 활동 중 유명을 달리한 구 소련과 러시아의 산악인들의 무덤을 한곳에 모아놓은 곳을 들렀다.

헌데 각각 다양한 형태와 모양으로 이루어진 묘비석에는 의외로 여성 산악인들이 많았으며 또한 그 중에는 아마도 내가 20대에 감명깊게 읽은 수문사 출판의 유명 산악 기록물인  "파미르의 폭풍과 슬픔"에 나오는 산악인들도 있을거라고 생각되었지만 글이 온통 러시아어여서 확인 할 수는 없었고 다만 경건한 마음으로 깊은 묵념을 하고 돌아섰다.

이 후 숙소로 돌아오니 그 동안에 상당한 사람들이 로지에 투숙하여 상당히 붐비고 있었는데 우리도 재빨리 취사장의 한쪽을 차지하여 내일을 다짐하며 식사를 마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대중 교통을 번갈아 이용하여 우여곡절끝에 알라-아르차 국립공원 입구까지

 

 

 

 

 

 

 

 

 

 

 

 

도보와 히치하이크로 트레킹의 기점인 알라-아르차 호텔 입구까지

 

 

 

 

 

 

취사장에서의 점심과 저녁

 

 

 

 

 

 

 

 

 

 

 

 

 

 

 

 

 

 

 

 

 

 

 

 

 

 

 

 

 

 

 

 

 

 

 

 

 

 

 

 

 

 

 

 

 

 

 

 

 

 

 

 

 

 

 

 

 

 

 

 

 

 

 

 

 

 

 

 

 

 

 

 

 

 

 

 

 

 

 

 

 

 

 

 

 

 

 

 

 

 

 

 

 

 

 

 

 

 

 

 

 

 

약 4시간에 걸친 아디제네 계곡 트레킹

 

 

 

 

 

 

 

                                              저녁 설산위로 떠오르는 달 

 

아디제네 계곡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