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둘레길/남파랑길(완주)

남파랑길 89코스(완도 원동 버스터미널에서 해남 미황사 천왕문까지)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5. 1. 21. 19:00

2025.1.17(금) 괜찮은 날씨

2022년 4월에 시작한 남파랑길이 시작한 지 삼 년이 가까워 오고 있어 약간은 조급함에 이번 주말에 남파링길을 끝내고자 2박 3일의 일정을 계획하고 새벽 4시에 일어나려고 알림을 맞추어 두었으나 실수로 소리를 켜두지 않아 5시가 훌쩍 지나서야 일어나게 되어 서둘러 준비하여 6시경 와이프와 같이 집을 나서게 되었다.

사실 최근에 먼 남도길을 운전하면서 오가느라 힘들고 집중력도 떨어진 탓인지 두 차례나 교통 위반 딱지를 받게 되어 안전운전을 염두에 두고 운전하고자 하였으나 7시부터 시작되는 경부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제 시간을 피하기 위하여 강북에 위치한 집을 떠나 정신을 바짝 차리고 부지런히 경부고속도를 달리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사백여 킬로가 넘어서는 거리이고 중간에 주유와 아침 간식을 먹기 위하여 두 차례 휴게소에 들르느라 또한 약간은 힘들어하는 와이프는 굳이 86코스와 중복되는 구간을 걸을 필요가 없기에 남창 버스터미널에 내려주고 가느라 89코스의 출발점이자 완도의 초입인 원동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11시가 넘어서고 있었다.

 

하여 좋은날씨 아래 서둘러 정면으로 두륜산과 달마산 줄기를 바라보며 완도대교와 달도 구간을 지나 구남창교를 건너 약 40여분 만에 마침 장이 열리고 있는 남창시장에서 다시 와이프를 만나고 이어서 정면으로 달마산 줄기를 시야에 기득 두고 남도의 겨울 들판을 가로지르며 나아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오후1시 반경 오늘 넘어가야 할 달마산의 지능선 자락 아래에 도착하여 처음으로  준비해 본 "핫 앤 쿡" 발열 도시락과 컵라면으로 점심 요기를 하였는데 그런대로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너무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하여 못마땅하기도 하였다.

 

점심 요기를 하면서 약 30여 분을 쉬고 다시 출발을 하여 임도을 따라 달마산 지능선을 넘어가면서 뒤돌아 보니 바다 건너 지나온 완도가 손에 잡힐 듯 보이고 우측으로는 멀리 두륜산 가련봉도 보이는 가운데 길은 꼬불꼬불 달마산 자락을 따라 오르내리며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달마산을 크게 타원형으로 한바퀴 도는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걷기 길중의 하나인 달마고도와 만나고 이어서 북쪽 지방과는 다르게 겨울임에도 상록수들이 많아 조금 더 푸르름이 있는 트레일을 따라 계속 진행하여 오후 4시가 조금 못 미친 시각 미황사 천왕문에 도착함으로써 89코스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우선 차량을 회수하여야 하기에 사전에 알아둔 버스 시간을 확인해보니 어란이란 곳에서 이곳을 경유하여 해남읍으로 가는 가장 빠른 버스 시간까지도 최소 두 시간이 남아 있고 카카오 택시도 작동 불능이고 또한 부근에 택시기사  전화번호도 보이지 않아 일단은 약 1.5 킬로 정도 떨어진 서정리 삼거리까지 걸어 갔다.

그리고 마침 부근에 있던 한 분에게 상황을 얘기하고 택시기사 번호를 물으니 자기에게는 전화번호가 없는데 마침 자기도 남창 쪽으로 나갈 일이 있고 자기 마을에 온 손님이라며 예상하지도 못하게 흔쾌히 남창까지 태워주겠다고 하여 귀인의? 트럭을 얻어 타고 너무 쉽게 남창까지 오게 되었는데 너무나 약소하지만 가지고 있던 귤 몇 개로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16시 55분 출발의 완도읍행 버스를 타고 원동 버스터미널에 내려 차량을 회수 후 구관이 명관이란 생각으로 2주 전에 머물렀던 특별히 나쁘지 않았던 완도읍의 두바이 모텔로 가서 투숙하고 저녁 식사도 역시 같은 생각으로 잎새주를 곁들여 상화식당의 완도한상으로 한 후 뜨끈한 샤워를 하고 지친 몸을 침대에 뉘이니 천국이 따로 없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