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7(화) 종일 잔뜩 흐림
어제 정오경부터 계속 내리던 비는 오늘 새벽 3시경에 그친 것 같았고 따라서 트랙 리더와 로칼 가이드들이 새벽 4시경부터 각 텐트를 돌아다니며 오늘의 일정인 퉁나츠 사원과 찬드라실라 왕복 트레킹의 참여 여부를 물었는데 상당수 트레커들이 컨디션의 저하로 포기를 하여 전체적으로 나를 포함하여 반정도의 인원만 참가를 원하였다.
하여 트레킹에 나서는 사람들은 키친 텐트에서 따뜻한 짜이와 수프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간식등을 단단히 준비하여 헤드 랜턴을 밝히고 로칼 가이드를 따라 새벽 5시가 채 못된 시각 캠프지를 떠나 캄캄한 어둠 속으로 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약 1시간 뒤 도로변의 춉타를 지나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는 가운데 본격적으로 찬드라실라를 향하는 길에 들어섰는데 찬드라실라 바로 아래의 퉁나츠 사원이 시바신을 모시는 힌두교의 유명한 사원이라 부지런한 순례객들도 함께하게 되었고 역시나 예상대로 해발이 높은 지대는 어제 비가 아니라 눈이 내렸기에 순백의 설산으로 변하여 있었으나 날씨가 흐려 너무나 아쉬웠다.
아쉬운 가운데서도 부지런히 고도를 높여 나가는 도중 나도 열감과 전신통증 그리고 무력감이 엄습하며 컨디션이 갑자기 나빠져 걷는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었으나 상비약으로 가지고 있던 타이레놀을 먹으며 겨우 천천히 진행을 하여 9시가 다되어 가는 시각 퉁나츠 사원에 도착하였는데 날씨가 더욱 나빠지고 있어 이런 상황에서는 힘든 몸상태를 무릅쓰고 찬드라실라 정상을 가더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남은 일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까 염려하여 하산을 시작하였다.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각 캠프지로 내려와 점심 식사를 하고 텐트에서 누워있다가 모두들 같이 차량으로 사리 마을의 베이스 캠프로 돌아오니 오후 4시 가까운 시각이었는데 몸이 더욱 본격적으로 아프고 열이 나기 시작하여 저녁도 건너뛰고 타이레놀을 복용하며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였고 밤새 정신없이 곯아떨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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