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1년

가평, 포천 운악산(해발 938 미터)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2. 1. 4. 19:28

2021.11.29(월) 구름 많음

다음 달부터는 풀타임은 아니더라도 다시 일을 시작해야만 하기에 오늘도 길을 나선다.

오늘은 80년대 후반 군 복무 시절 몇 가지 추억들이 얽혀있는 가평과 포천의 경계에 위치한 운악산을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가평을 들머리로 포천을 날머리로 횡단하기 위하여 아침 일찍 서둘러 지하철 6호선과 경춘선 그리고 광역 1330-44번 버스를 차례로 환승하여 들머리인 가평군 조종면 운악리의 현등사 입구에 내리니 10시가 갓 지나고 있었다.

그렇게 좋지않은 날씨에 월요일이라 역시나 한적한 트레일을 따라 현등사 입구에 들어서 구한말 일사늑약 후 순국한 3분의 충신을 모신 삼충단을 둘러본 후 포장도로를 따라 조금 오르다가 바로 우측 능선으로 붙어서 고도를 높이기 시작하며 시야가 트이는데 날씨가 그렇게 좋지 않아 조망이 깨끗하지 못하였지만 경기도 동북부의 고산들이 이루는 겹겹의 산그리메는 대단하였다.

서서히 나타나는 암릉 지대를 통과하여 정오경 미륵바위에 이르고 부근의 경치 좋은 바위 위에서 가져간 컵라면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다시 열심히 올라 만경대에 오르니 특히 동으로 명지산과 연인산 그리고 멀리 경기도 최고봉인 화악산의 조망이 비록 구름 많은 날씨지만 대단하였다.

그리고 이어서 가평군과 포천시 두 자치단체에서 세워둔 두개의 정상석이 있는 정상에 도착하니 몇 사람의 산객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이후에는 포천 쪽으로 넘어가 운악산 서봉을 거친 후 후삼국 시대 태봉국의 왕이었던 궁예의 슬픈 얘기가 서려있는 계곡을 따라 무지개 폭포를 거쳐 운악산 자연휴양림 입구의 넓은 주차장이 있는 운악산 쉼터에 도착함으로써 약 5 시간에 걸친 산행을 마무리하고 부근의 버스 정류장에서 운 좋게도 많이 기다리지 않고 포천 시내버스를 탈 수 있었고 광릉 부근의 내촌에서 다시 환승하여 집을 향하였다.

헌데 의아한 한가지는 정상의 표지석에 가평군은 운악산 비로봉이라 하고 포천시는 운악산 동봉이라고 하는 바 이런것은 지자체간의 경쟁의 문제가 아니니 서로 상의하여 지명을 일치시키는 것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 하루였다.

 

가평쪽을 들머리로 포천쪽을 날머리로 한 운악산 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