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4.17(토) 약간 흐리고 강한 바람과 미세먼지
이번 주말도 지난 주말에 이어 지리산 둘레길을 걷기 위하여 어제 저녁 서울에서 온 와이프와 좁은 숙소에서 하루 밤을 보내고 아침 7시경 일어나 간단히 아침을 하고 김밥 등등의 준비를 하여 구례군 토지면 오미 마을의 운조루를 향하는데 날씨가 흐리고 미세먼지도 말썽인데 더해 10시경 오미 마을에 도착하여 내리니 강한 바람까지 부는 등 별로이나 어쩔 수 없는 일이니 그저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였다.
헌데 오미 마을에서 공교롭게도 지난 주 토요일에 가탄~송정 마을 구간을 함께 걸으며 차량 신세도 졌던 하동에서 온 부자 트레커를 다시 만나 이런 인연을 감사해 하며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아들에게는 간식거리도 조금 건네기도 하였는데 이들은 오늘 우리와 달리 이곳에서 출발하여 섬진강변 그리고 구례 벌판을 흐르는 서시천을 따라 난동마을까지 가는 조금 더 긴 일종의 대체 코스를 걷는다고 하여 서로 행운을 빌며 아쉬운 작별을 고하였다.
그리고 우리도 출발을 하여 산아래를 따라 형성된 나즈막한 숲길과 농로를 오르내리고 구례 벌판을 조망하며 하사 마을을 거쳐 요즘 윤스테이라는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뜬다는 쌍산재라는 고택이 있는 상사 마을을 지나며 쌍산재에 들려볼까 하여 조금 가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마음이 변하여 그냥 지나치기로 하였다.
이 후 다시 야트막한 고도의 숲길과 농로를 따라 지리산 화엄사 입구의 계곡을 향하는데 주변은 지난 주와 비교하여 숲 색깔들이 눈에 띄게 짙어 지고 있어 시간에 따른 계절의 변화가 참으로 빠르고 따라서 시간이라는 것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느끼기도 하였다.
정오가 지나고 오후 1시가 가까워 오는 시각 지리산의 대표적 관광지 중의 하나인 화엄사 계곡 입구에 도착하였는데 역시나 코로나 19로 인하여 생태탐방원과 반달가슴곰을 볼 수 있다는 종복원기술원은 방문할 기회를 갖지 못하여 아쉬웠으며 또한 오래전 가족여행으로 이곳에 위치한 한화 콘도에 머물던 시절이 희미하고 아련하게 떠오르기도 하였으나 삼십년 가까이 지나버려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탐방안내소에서 휴식을 취하며 이것저것 정비를 한 후 다시 차량 도로를 건너 오전에 걸어온 길과 거의 흡사한 나즈막한 숲길을 오르내린 후 마지막 내리막을 지나 상당한 규모이고 마을 초입에 이원규 시인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이란 시구가 적혀있는 아름다운 수한 마을을 지났다.
그리고 이제 트레일은 완전히 산길을 벗어나 벌판을 가로지르며 천은사를 거쳐 성섬재로 통하는 도로를 건너 방광 마을로 이어지고 마을 입구의 오래된 정미소와 아름드리 느티나무들이 있는 쉼터 그리고 돌담이 정겨운 마을을 관통하여 마을의 북쪽 끝 부분인 참새미골에 도착함으로써 오늘의 트레일을 끝내게 되었는데 시간을 확인하니 오후 2시 반 경으로 약 4시간 반이 소요되었다.
다행히도 사전에 알아둔 대중교통 정보에 따라 얼마 기다리지도 않고 이곳 버스정류장에서 2시 50분 출발의 구례 농어촌버스를 우리 단둘이 전세낸 듯이 타고 구례읍 시가지에 도착하여 가오리찜으로 유명하다는 동아식당을 찾아 친절한 분들의 안내로 푸짐하고 특유의 맛을 가진 가오리찜을 먹는데 막걸리 한잔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맛있는 식사 후 멀지도 않고 대중교통 편도 자주있는 오미 마을 입구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차량을 회수 후 내가 술을 마셨기에 와이프에게 운전대를 맡기고 오랜만에 온천욕이나 한번 하려고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 온천지구 내에 위치한 오늘 예약해둔 숙소를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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