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7.5(일) 역시나 맑고 뜨거움
사실 일주일전 일기예보는 이번 주말에 비를 예보하고 있었지만 역시 예보는 예보일 뿐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나니 날씨는 맑고 뜨겁다는 예보다.
그리고 와이프는 오늘 저녁에 무조건 서울 집으로 가야할 사정이 있고 또한 한낮에는 더위로 인하여 등산이 더욱 힘들어 지기에 일출 시간에 맞추어 새벽같이 일찍 5시 전에 일어나 걸어서 7번 국도 건너 숙소에서 지척인 설악항에서 일출을 감상한 후 아침 식사를 한 뒤 부지런히 도시락까지 준비하여 팬션을 나서 양양을 거쳐 오색과 한계령을 넘어 지금껏 가보지 못한 대승폭포와 대승령 등산을 위하여 장수대를 향하였다.
워낙에 일찍 서둘렀기에 8시가 채 못된 시각에 주차장마저 한적한 장수대 분소에 도착하여 비가 내린 후의 대승폭포의 웅장함을 기대하며 오르막 트레일을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는데 트레일의 곳곳에는 이곳이 오랜 옛날부터 명승이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국립공원 공단에서 이곳을 무대로 한 옛 선현들의 싯귀들과 문헌들을 잘 전시해 놓아 이곳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데크 계단과 바위로 이루어진 오르막을 부지런히 올라 중간쯤에 위치한 대승폭포의 상단이 살짜기 보이기 시작하는 전망대에 이르니 한계령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44번 국도의 남쪽 건너편에 우람하게 자리한 운무에 가린 가리봉과 주걱봉의 신비스런 자태가 우리를 반기는데 다시 갈곳이 한군데 더 늘어난 느낌이었다.
출발한지 약 1시간 만에 대승폭포 전망대에 다다르니 이미 비가 내린지 5일 정도가 지나 그렇게 큰 수량은 아니었으나 그런대로 흰 물줄기가 시원하게 떨어지는 광경을 본것 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기고 한참을 휴식후 다시 대승령을 향하여 짙은 숲속으로 나있는 트레일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대승암 옛터를 거쳐 지속적인 오르막을 올라 10시 반경 일차 목표였던 대승령에 다달아 와이프의 컨디션을 물어보니 의외로 괜찮다고 하였다.
하여 어차피 자주 오기도 힘든 곳이고 나는 한번 와 본 곳이지만 와이프는 처음이니 거리는 8.7 키로 정도로 조금 있으나 전체적으로 내리막길이니 12선녀탕 계곡을 거쳐 남교리로 하산키로 하고 서북능선을 따라 가끔씩 바라보이는 대청봉쪽과 안산쪽을 감상하며 안산 삼거리를 향하였는데 이십수년전 남교리에서 올라와 이곳 능선상 어디쯤에서 흑선동 계곡을 따라 백담사로 내려갔던 기억이 생생하였으나 이제는 그 등산로가 페쇄된지 오래되어서 인지 흔적도 찾기 어려웠다.
안산 삼거리에 도착 후 한참을 휴식하며 준비해온 도시락도 먹는 등 재충전 후 12선녀탕 계곡으로 이어지는 지루한 내리막을 따르는데 이런 지루함은 계곡의 중간쯤에 위치한 이계곡의 백미인 복숭아탕(제 8탕?) 전후의 소와 폭포지대에 이르기까지 계속 되었으나 중간중간에 보이는 대단한 굵기의 주목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마침내 오후 1시 반경 첫 폭포인 두문폭포에 이르고 이어서 연이어 나타나는 경이로운 광경의 용탕폭포, 응봉폭포와 이곳 최고의 볼거리라는 복숭아탕등의 소(沼)를 감상한 뒤 지루할 틈도 없이 이어지는 수려한 계곡을 따르는 하산길에서 잠시 물가에서 쉬면서 족욕도 하는 여유도 가졌다.
그리고 하산를 계속하여 장수대에서 출발한지 8시간만인 오후 4시경 남교리에 도착하였는데 한가지 중간에 오래전인 1968년도 카톨릭 의과대학 산악부의 조난사고 위령비를 들려 본다는 것을 깜박한 것이 조금 아쉬웠다.
남교리에 도착하니 다행히도? 택시가 기다리고 있어 선택의 여지도 없이 25000 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차량을 주차해둔 장수대까지 가서 차량을 회수 후 우선 늦은 점심 겸 이른 저녁을 하려고 원통의 "전씨네 막국수"로 가서 감자부침과 막국수로 식사를 한 후 원통 버스터미날에서 와이프를 서울행 버스 태워준 후 부근의 마트에서 약간의 먹거리를 구입 후 미시령과 한계령길의 갈림길 삼거리인 한계리 마을의 한계천변 솔밭 가운데 위치한 야영장으로 가서 당분간 나의 베이스 캠프 역할을 할 텐트를 피치 후 간단히 술 한잔을 하고 일찍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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