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18년

가평 유명산 자연휴양림과 첫눈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18. 11. 26. 18:12

2018.11.23(금)-24(토) 맑음과 대설

 

목요일 야간근무로 주어지는 금요일의 대체 휴일과 주말을 이용하여 지금까지 몇차례 가려고 하다가 이런저런 사정이 맞지 않아 가지 못하였던 유명산 자연휴양림을 가려고 기회를 엿보았으나 결국은 미리 선점한 캠퍼들로 인해 금,토에 걸쳐 1박2일의 예약밖에 할 수 없었다.

금요일 오전 서둘러 서울집으로 올라와 가벼운 점심 후 부랴부랴 준비를 하여 일기예보상 내일 새벽 대설 주의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첫눈을 본다는 들뜬 마음으로 와이프와 같이 차량에 올라 경춘고속도로의 설악 인터체인지를 경유하여 유명산 자연휴양림의 제1 야영장의 예약된 데크에 도착하니 벌써 몇 군데에는 이미 야영객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산속의 그늘진 곳이라 약간은 을씨년스런 느낌도 있었으나 지난 겨울 크리스마스 이브 날의 서산 희리산 야영 이후 실로 거의 일년만의 야영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텐트를 설치하고 내부를 정리한 후 따뜻한 차 한잔을 마주하고 있으니 마음도 함께 푸근해 지는 느낌이다.

어두워진 후에는 램프불 아래 반주를 곁들여 집에서 준비하여 온 불고기를 주 메뉴로 와이프와 같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나름의 만찬을 즐기고 이후에는 음악을 들으면서 한편으로는 텐트위로 사각거리며 내리는 눈을 기대하며 일찍 잠을 청하였는데 이번에 새로 장만한 휴대용 인덕션이 사용해 보니 안전성과 편리성등에서 상당히 유용하게 생각되었으나 한편으론 야영이라는 기본적으로 자연친화적인 활동이 집에서와 같이 너무 편리해지고 결국은 자꾸만 물질에 의존하게 되어가는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웠다.

전기가 제공되기에 추위에 약한 와이프를 위하여 준비한 난방 보조 장비로 인해 거의 춥지 않게 편안히 자고 아침 7시가 넘어서야 일어나 텐트 밖을 내다보니 새벽부터 눈이 온다는 일기예보와는 달리 아직 눈은 내리지 않고 있었으나 하늘은 곧 눈이 쏟아질듯 하였다.

오늘의 원래 계획은 아침 식사 후 장비를 모두 철수하고 야영장의 뒷산인 어비산을 올랐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어서 서둘러 아침으로 준비한 밥과 뜨끈한 오뎅탕을 먹고 있는 순간 텐트밖에는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였고 잠깐 사이에 눈발이 굵어지며 말 그대로 폭설로 변하는데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이삽십여분 사이에 적설량이 10센티를 훌쩍 넘어서고 사방은 온통 흰 세상으로 변해 버렸는데 거기에 더해 오늘 우리가 머문 데크를 예약한 가족이 눈 때문에 일찍 왔다면서? 오전 9시가 채못된 시간에 도착하여 주위를 기웃거리는 웃지못할 상황까지 되어버렸다.

하여 와이프와 상의끝에 어차피 아이젠과 스패츠를 미처 준비하지 못하였기에 어비산 산행은 다음으로 미루고 대충 텐트와 야영 용품등을 서둘러 차량에 싣고 그래도 기초적인 제설이 이루어진 야영장을 10시 반경 빠져나와 집으로 향하였는데 60여 킬로 정도밖에 되지 않은 거리를 무려 세시간이나 걸려서야  도착할 수 있었으나 그래도 그야말로 첫눈을 원없이 직접 경험하였다는 즐거움 하나는 간직할 수 있었던 유명산 야영장이었다.

 

 

 

 

 

 

 

 

 

 

                                                     23(금)일 오후와 저녁의 야영장

 

 

 

 

 

 

 

 

 

 

 

 

 

 

 

 

 

 

 

 

 

 

 

 

                                                          24(토)일 아침의 야영장

 

                                  눈내리는 유명산 1 야영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