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네팔 트레킹과 이탈리아 및 발칸 여행기

62. 릴라 "세븐 레이크" 트레킹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18. 9. 17. 18:22

2018.5.19(토) 흐림과 눈비

지난 밤에 산장지기 이반에게 여러가지 조언을 구한 결과 오늘은 일기도 좋지 않고 또한 내 장비와 복장을 고려하고 거기에 더해 아직 눈이 쌓여 있는 계절적인 상황까지 감안하여 내가 처음에 계획하였던 이곳에서 세븐 레이크를 거쳐 산을 넘어 반대쪽 계곡에 위치한 또 다른 대단한 명소인 릴라 수도원까지 가려고 시도하는 것은 너무나 무모하다고 적극적으로 만류하여 그말에 따르기로 하고 오늘은 세븐레이크 트레킹 정도로 만족하기로 하였다.

아침에 일찍 일어났으나  일기예보와 같이 날씨는 곧장 비라도 내릴듯이 잔뜩 지푸려 있고  숲은 짙은 안개에 둘러쌓여 있는데 거기에 바람까지 불어 변화가 상당하였다.

또한 이반도 어제 저녁 손님들과 늦게까지 어울렸는지 8시가 되어도 보이지 않더니 9시가 가까운 시간이 되어서야 나타나 부리나케 불가리아 전통 음식이라며 치즈와 빵의 조합으로 된 음식을 뚝닥 만들어 내어 가벼운 아침을 하고 간식과 물을 챙기고 신발끈을 단단히 조인 후 맵스미 어플을 보며 짙은 안개로 둘러쌓인 트레일로 들어섰다.

사실 이곳에서 트레킹의 기점인 로프웨이의 상부 정거장으로 가는 방법은 로프웨이, 사륜구동 짚 그리고 도보로 걷는 세가지 방법이 있는데 나는 당연히 걷는 쪽으로 택하였다. 

비록 안개가 조금 끼여 있지만 짚은 숲 냄새가 기분 좋게 후각을 자극하는 가운데 오르막을 20 여분  오르자니 갑자기 트레일이 넓은 오프로드길과 합쳐지며 사륜구동 차량들이 굉음과 매연을 내뿜으며 산위로 향하고 있어 아마 오늘이 토요일이어서 상당한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가 보다라고 생각되었다.

로브나 산장을 출발한지 약 40여분 만에 짙은 안개로 둘러싸여 한치앞도 분간할 수 없는 로프웨이 상부 정거장과 지척의 릴스키 산장에 도착하였는데 산장의 바로 앞에는 짙은 안개속에서도 "릴스키 호수"라는 작은 호수가 하나  보였는데 이 호수는 "릴라 세븐 레이크"에 포함되지는 않는다고 하였다.

잠깐 휴식을  취한 후에는 다행히 한무리의 현지 젊은이들이 있어 그들의 동선과 맵스미 어플을 참고하여 시계반대 방향으로 트레킹을 하기로 하고 젊은이들의 뒤를 따라 눈쌓인 오르막 트레일로 들어섰고 변화무쌍한 날씨의 변화가 가끔은 힘들게 하기도 하였으나 트레일 자체가 아주 고난이도는 아니었다.

오르막과 평지가 반복되며 서서히 고도를 높혀 11시 반경 호수의 모양으로 인해 신장 호수(Kidney Lake, 해발 2282 미터)라 불리는 높이 기준으로 5번째 호수를 지난 후 다시 눈으로 뒤덮힌 능선을 올라서 6번째 호수이자 가장 깊은 호수라는 눈 호수(Eye Lake, 해발 2440 미터)를 지나는데 계절이 계절인지라 아직도 호수의 대부분은 얼음과 눈으로 덮혀있었다.

비록 날씨는 변화무쌍하였지만 한번씩 안개가 사라질때 내려다 보이는 풍경은 상당하였으며 눈 호수에서 다시 너덜로 이루어진 급경사를 오르니 시원한 시야를 자랑하는 뷰포인트가 나타나는데 바로 옆에는 가장 높은곳에 위치하여 7번째 호수이자 호수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눈물같다고 하여 눈물 호수(Tear Lake, 해발 2535미터)라 불리는 호수가 완전히 눈과 얼음속에 파묻혀 아직 깊은 겨울잠을 자고 있는 듯하였다.

사실 이곳이 산 넘어 릴라 수도원쪽으로 가는 분기점이나 이반이 얘기한대로 눈물 호수를 지나 능선으로 오르는 트레일은 깊은 눈에 덮혀 있어 트레일 찾기가 거의 불가능해 보일 뿐만 아니라 눈아래의 지형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상당히 위험해 보이기도 하고 따라서 현지인을 포한한 누구도 시도조차 하지 않아 나 또한 진한 아쉬움에 한참을 머물다 발길을 돌려 신장 호수쪽으로 하산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신장 호수 입구에서는 우측 계곡쪽으로 난 트레일을 따라 4번째 호수인 쌍둥이 호수(Twin Lake, 해발 2243 미터)을 지난 후 순차적으로 클로버 호수(Trefoil Lake, 해발 2216 미터),  물고기 호수(Fish Lake, 해발 2184 미터), 낮은 호수(Lower Lake, 해발 2095 미터)를 지나며 릴스키 산장쪽으로 향하는데 결국은 낮은 호수를 지날 무렵 갑자기 폭우가 내려  산장에 도착할 즈음에는 우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상당히 젖고야 말았다. 

이후 산장의 입구에서 몸을 말리며 한참을 쉬다가 비가 잦아진 후 서둘러 하산하여 5시경 무사히 산장에 도착하고 저녁에는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성공적인 트레킹을 자축하며 이반이 직접 제조하였다는 로칼 와인을 곁들여 기분좋은 식사를 하고 침대에 몸을 눕혔다.



                                          아침의 로브나 산장과 간단한 아침 식사










                                  로프웨이 아래를 지나  트레킹의 기점인 릴스키 산장까지












                                             변화무쌍한 날씨속에 신장호수까지




                      다시 고도를 높혀 신장 호수를 내려다 보며 눈 호수까지


                                            좌측부터 눈 호수, 신장 호수, 쌍둥이 호수


                                         오를수록 신장의 모습과 닮은  호수의 모양


                                        좌측의 눈 호수와 우측의 신장 호수


                                                          눈 호수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신장 호수와 눈 호수


                                                              오랜만에 사진 한장




                                  눈물 호수와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눈으로 덮힌 능선





                                                 뷰 포인트에서 내려다 본 광경










                                       신장 호수를 거쳐 하산하여 쌍둥이 호수까지



                                                                    클로바 호수







                                                               물고기 호수






                                             낮은 호수를 거쳐 릴스키 산장으로 원점 회귀


                                                             릴스키 호수







                                                       릴스키 산장과 그 주변에서



                                                          릴스키 산장을 떠나며 

 

                                       로브나 산장에서의 와인을 곁들인 저녁



                            눈속에서도 이런 화려한 색깔의 꽃들은 다가올 여름을 준비하고


                                         뷰 포인트에서


                                      릴스키 산장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