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적막강산의 대계곡을 따라 오늘의 숙박지인 샤르우체까지

2012.9.8(일)  변덕스런 날씨

새벽녁에 텐트 밖으로는 한차례 가벼운 소나기가 지나고 심산유곡에 여명이 밝아 올 무렵 잠에서 깨어 텐트 밖으로 나오니 다행히 비는 그쳤으나 하늘은 흐렸다.

허나 지난 밤 용변을 위해 한 차례 텐트 밖으로 나왔을 때는 날씨가 맑아 밤하늘에 무수히 빛나던 별들과 거대한 계곡을 휘감고 있던 태초의 적막감이 기분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준비한 누룽지탕과 부식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 후 다시 길을 재촉하여 거대한 계곡을 휘감고 도는 거친 계류를 이리저리 급조된 나무다리를 이용하여 건너고  또한 아득한 태고적 처음 산괴의 형성시에 분출된 표면이 산화되어 붉은 빛깔을 띄는 돌들로 이루어진 홍스탄(紅石灘)도 지나는데 이러한 적막강산에 사람은 우리뿐이라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 설렁한 느낌도 들었다.

거대하고도 날카로운 바위 능선 아래서 행동식으로 점심을 하고 느긋하게 주변을 즐기며 서서히 고도를 높이는데 치진이 하늘을 살피더니 비가 올것 같다며 길을 재촉한다.

중간에  한군데의 야크 방목 유목민의 텐트를 지나고 어느 순간 흰색의 개 한마리가 우리에게  따라붙어 일행이 되었는데 이 친구는 우리가 상쯔메이춘(上 子梅村)에서 트레킹을 끝낼 때까지 함께 하였다.

시간이 오후 2시를 넘어서자 날씨가 흐려지는데 정말로 곧 비가 쏟아질것 같은 분위기였다.  걸음을 재촉하여 샤 르우체(下 日烏且)에 도착 하자마자 상당히 센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하는데 마침 그곳에서 살고 있던 물론 치진과는 잘아는 유목민의 텐트 속으로 들어가 따뜻한 수유차를  얻어 마시며  주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으나 비가 곧 그칠 분위가 아니다.

하여 상의 끝에 오늘의 야영지로 예정했던 상 르우체 대신에 이곳에서 하루를 지내기로 결정하였는데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텐트를 설치하기도 만만치 않아 마침 비어있던 유목민의 허름한 비닐 천막을 20위안을 주고 빌려 대충 자리를 깔고 빗소리를 들으며 약간의 고산 증세 등등으로 지친 몸을 뉘었는데 금새 골아 떨어져 약 3시간 정도의 숙면을 취하고 저녁 무렵 일어나니 몸도 한결 가뿐하고 날씨도 개어있었다.

저녁은 라면과 밥으로 해결하고 저녁 후에는 텐트 주인과 마부 치진을 포함한 중년 남자 4명이 적막강산의 산속에서 텐트 바깥으로 보이는 공가산 연봉과 계곡 특히 바로 앞의 능선 뒤로 뾰족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소 공가산등의 자연 풍광을 안주삼아 한잔의 술을 나누며 산속에서의 두번째 밤을 보냈다.

 

아침 출발을 앞두고, 오늘도 무사히 그리고 행운이 함께 하길 기원하며....

 

 

 

 

 

 

 

 

 

 

 

 

 

 

 

 

 

 

 

 

 

 

 

 오늘의 전체적인 트레일과 구름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소 공가산의 뾰족 봉우리

 

 

 

 

 

 

 

 

 샤 르우체의 유목민 텐트에서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