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19(일)일, 맑음
트레킹 동안은 거의 매일 06시 정도에 기상하여 간단한 세면(처음 몇 번은 치킨 보이에게서 뜨거운 물을 받아 하였으나 그 이후로는 추운 날씨, 번거로움, 연료 문제 등으로 아침, 저녁 대부분을 물휴지로 해결 하였다)과 아침 식사 후 07시에서 07시 반 사이에 운행을 시작하였다.
오늘이 실질적으로 처음 돌파 지역으로 들어가는 날이라 설레는 마음을 안고 마을 서쪽의 칼리 간다키강을 가로 지르는 다리를 건너 수 십년전에 나 처럼 이 다리를 건넜을 피터 매티슨을 생각하며 힘찬 발걸음을 내 디뎠다. 다리 입구에 체크 포스트가 있었지만 이른 시간인지 사람이 없어 그냥 통과 하였는데 트레킹 기간 동안 폭숨도 호수와 타라코트 지역 그리고 돌파탄 정도에서만 퍼밋을 체크할 정도였는데 이는 많은 사람들이 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차피 트레킹 에이전시를 통해야 하므로 애초부터 퍼밋없이 트레킹 할 생각을 못하기 때문이라 생각되었다.
처음에는 트레일이 적당한 경사와 중간의 내리막 등으로 수월하였고 뿐만 아니라 뒤돌아 보이는 안나푸르나쪽과 상 무스탕쪽의 경관이 대단하여 힘들다고 느껴지지 않았으나 11:30분경 약 3,200미터대의 야크 카르카에서 점심 식사 후 13시경 출발한 오후 운행은 계속되는 오르막과 이로 인한 고도의 급격한 상승으로 아주 힘든 트레킹이 되었다. 하지만 혼자하는 트레킹이 아니니 최선을 다해 선두와 너무 처지지 않으면서도 오버 페이스가 되지 않도록 신경을 쓰면서 천천히 걸었다.
특히 식수와 7동의 텐트(화장실, 부엌 텐트를 포함)를 쳐야하는 공간의 문제로 오늘의 캠프지가 몇 개의 고개를 넘어 약 4,400미터 대(지도에는 4,305미터)의 설산 바로 아래 위치한 산중턱이라서 18:30분경 이미 어두워진 캠프지에 뒤처진 몇몇의 포터들과 함께 도착 할 무렵에는 두통과 호흡 곤란 그리고 극심한 피로감과 약간의 오심까지 동반된 전형적인 고산증의 증세를 나타내게 되었다.
하여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스리핑 백속에 누웠으나 증상이 지속되어 결국은 비아그라 반 알과 타이레놀 한 알을 두 차례에 걸쳐 복용하여야 하였는데 즉각적이고 뚜렷한 증상의 호전은 없었으나 더 악화되지는 않는 듯 했다.
다른 두 분과 일부 포터들도 약간의 증상이 있는 듯 했으나 나처럼 심하지는 않았으며 이 후 나는 구토나 혈담, 소변량의 감소 같은 심각한 증상은 나타나지 않아 트레킹을 지속하였는데 약 1주일 동안 상당히 고생하였으며 이 시기가 지나자 모든 증상이 정말로 거짓말처럼 갑자기 사라져 무사히 트레킹을 마칠 수 있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하는 수 없이 이틀 만에 해발 800미터의 포카라에서 해발 4,400미터대인 오늘의 켐프지까지 약 3,600미터의 고도를 높여야 했으니 어느 정도는 생각하고 있었으나 정말로 직접 당하니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그리하여 돌이켜 생각하니 중간에 고소 적응을 위해 하루 정도 쉬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약간은 있었다. 허나 밤에 소변을 보기위해 나와서 바라보는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의 감동은 대단하였다.
칼리 간다키강을 건너 고도를 높이면서 뒤돌아본 카그베니쪽과 상 무스탕 쪽, 첫번째 사진에서는 남쪽으로 닐기리 연봉이 병풍처럼 보이고 세번째 사진에서는 멀리 묵티나트에서 내려오는 길과 강 건너의 상 무스탕으로 가는 길이 뚜렸하게 보임. 네번째 사진이 북쪽으로 찍은 모습인데 강의 우측으로는 상 무스탕으로 가는 트레일이 있고 좌측으로 5천미터대의 고개를 넘으면 돌파 지역임.
진행 방향쪽의 모습
점심 식사 모습, 그림 같은 풍경속에 쿡이 해준 음식으로... 하지만 이때부터 서서히 고산 증세가 발현되었는지 나중에 확인해 보니 처음 수일간은 사진들이 이와 같이 노출이 안 맞는 사진이 너무 많아서 엄청나게 아쉬웠다. 양해해 주시길....
칼리 칸다키 강 계곡 건너 동쪽으로 하루 종일 뒤돌아 보면 보이는 안나푸르나 산군과 쏘롱라의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
고산 증세로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찍은 캠프지의 모습. 밤에는 산에서 내려오는 바람이 엄청나게 매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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