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16년

경북의 오지인 봉화,울진,영양 여행(3)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16. 8. 28. 21:17

2016.8.13(토) 맑음 그리고 역시 폭염

지난밤에 옆데크의 중년 부부와 어울려 늦게까지 술을 마셨으나 늘 산에서는 습관적으로 일찍 눈이 뜨인다.

옆 데크를 보니 아직도 한 밤이기에 조용히 간단하게 아침을 하고는 배낭을 메고 검마산 정상을 향하며 시간을 확인하니 6시 40분경 이었다.

시계방향으로 한바퀴 돌기로 하고 등산로에 들어서 고도를 높이는데 청옥산 통고산과 마찬가지로 이지역의 특산인 금강소나무들이 군데군데 군락을 이루어 그 고귀하고 거대한 자태를 뽐내는데 애석하게도 상당한 비율로 거대한 금강소나무들의 아래둥치쯤에는 어김없이 V자형의 보기에 흉한 상처들이 나있다.

이는 모두 일제 시대 특히 태평양 전쟁 말기에 일본이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물자 부족에 시달리며 우리나라 사람들을 동원하여 송진을  채취한 흔적이라는데 작게 낸 상처들은 자연의 위대한 치유력에 힘입어 거의 치료가 되었으나 지나치게 크게 낸 성처들은 결국은 치유되지 못하여 아직까지 그 흔적이 선명할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나무가 더 크게 자라면서 그 부분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되어 겨울에 눈이 쌓이면 그 부분에서 부러지게 된다는데 실제로도 그렇게 부러진 상당한 숫자의 아름다운 금강송이 심심치 않게 보여 가슴이 아팠는데 이뿐만이 아니라 세월이 지나도 곳곳에 치유되지않고 남아있는 유형 무형의 일본제국주의의 잔재를 생각하니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시계방향으로 약 3 시간이 걸려 역시나 한 사람의 등산객도 만나지 못하고 약 10 시경 휴양림으로 돌아와 이른 점심 후 짐을 정리하고 샤워를 한 후 휴양림을 나와 왕피천의 최상류인 본신계곡의 한적한 다리밑에 이번 여행의 마지막 텐트를 설치한 후 오후에는 차량으로 오지 영양에서도 최고의 골짜기라는 부근의 본신리,죽파리, 송하리등을 드라이브삼아 둘러보았는데 아직도 희미하나마 옛 정취를 간직하고 있는 듯하여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저녁에는 같은 일행분의 고향이 평해이기에 평해에서 친구를 만나기 위해 구주령을 넘어온 일행분의 친구 두분과 같이 수비면의 저번에 이용하였던 별미식당에서 반주를 곁들여 저녁을 하고 친구분들은 평해로 돌아가고 우리는 시원한 다리밑 개울가의 텐트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었다.
















                                                           오전의 통고산 등산




                                        송하리 죽파리등의 이름도 정겨운 두메산골




                                                      마지막 야영지 ㅋㅋㅋㅋ


2016.8.14(일) 맑음 그리고 역시 폭음

아직도 서울에는 폭염 경보가 계속되고 있지만 일이 있으니 돌아가야 하는데 내일은 광복절이자 연휴의 마지막이라서 차량이 엄청나게 막힐것으로 예상되어 오늘 돌아가기로 하고 느긋하게 브런치를 한 후 쉬다가 햇살이 조금 누그러진 오후 늦게 출발하여 서울로 돌아와 씻고 침대에 누우니 일주일간의 텐트 생활이 꿈만 같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