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중앙아시아 여행 및 트레킹기

26. 레닌봉을 향하여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15. 2. 11. 12:22

2014.8.29(금)  맑음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GH 주인에게 연락해온 사람이 있느냐고 물으니 겸언쩍은 표정으로 없다고 얘기하여 둘이서 떠나기로 결정하고 GH 들어오는 입구의 식당에서 간단히 아침 식사 후 바로 부근의 바자르에서 2박 3일 정도의 트레킹에 필요한 쌀과 부식등을 구입하고 돌아와 배낭을 팩킹하였다.

9시경 부근의 대로변까지 주인을 따라 나가 괜찮은 인상의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드디어 키르키즈스탄에서의 마지막 목적지인 레닌봉의 베이스 캠프를 향하였다.

사실 그곳까지의 여정은 약 250 킬로미터 정도로 아라이 산맥을 넘어 굴차(Gulcha)라는 작은 마을을 지나 중국과 타지키스탄으로 넘어가는 길로 갈라지는 사거리 교통의 요지이나 아주 자그마하고 척박한 살리타쉬(Sary Tash)란 마을까지가 약 190킬로인데 이곳까지는 어떻게 대중 교통을 연결할 수 있지만 그 이후는 전혀 대중 교통이 없어 현지에서 낭패를 볼까 여행자들은 대부분 오쉬에서 차를 렌트한다.

오쉬에서 출발한 차는 비교적 양호한 상태의 포장 도로를 약 1시간 반 정도 달려 아라이 지역으로 온것을 환영한다는 간판과 독수리 상이 서있는 큰 고개를 지나니 굴차 마을이다.

굴차 마을을 지나니 다시 급격한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탈딕 패스(Taldyk Pass)라는 3,615 미터의 고개를 지나 긴 내리막을 내려가니 우측 전면으로 갑자기 긴 설산의 줄기들이 나타나며 곧 살리 타쉬 마을에 도착하는데 큰 평원 건너편으로는 타지키스탄과의 국경을 이루는 넓은 의미로는 파미르의 일부인 트랜스 알라이 산맥(Trans-alay range)이 거대한 장벽처럼 머리에는 흰 눈을 이고 서있는데 아쉽게도 정상부의 날씨가 흐리다.

이 산맥은 우즈벡키스탄의 사마르칸트에서 부터 시작하여 판 산맥을 거쳐 중국 국경의 천산 산맥까지 동서로 약 500 키로미터에 뻗쳐있는데 지구상에서 가장 척박하고 험한곳에 위치한 산맥중의 하나로 알려져이기도 하다.

살리 타쉬 마을을 지나고 곧 타지키스탄으로 가는 길과 갈라지는 곳에 위치한 검문소에서 나름 까탈스런 검문을 거친 후  큰 평원과 카쉬카수(Kashka-su)라 불리는 서쪽 타지키스탄 국경으로 향하는 강을 따라 양호한 상태의 도로를 약 30여 키로 서쪽으로 가니 살리 모굴(Sary Moghul) 마을이다. 

이곳에서 길 건너에 서있는 레닌봉이라는 녹슨 이정표를 따라 오프 로드에 들어서 아주 오래전에 만든 듯한 철제 다리를 건너 남동쪽을 향하여 약 30 키로의 험한 비포장 길을 약 1시간 반 정도 달려 오후 2시경 베이스 캠프에 도착하였는데 날씨는 기대와 달리 눈비가 내릴 기세였다.

또한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기사가 자기는 베이스 캠프 지역 안까지는 못간다며 우리를 입구에 내려주어 텐트를 칠수있는 지역까지는 한참을 걸어서 올라가야 했다.

그리고 평원과 설산 줄기가 너무 거대하여 육안으로는 가깝게 보이는데도 거리가 수십키로이고 베이스 캠프도 빙하의 모레인 지대가 끝나는 곳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광활하다는 느낌이었으며 나무로 지어진 건물 몇 채와 캠프 몇 동 그리고 차량 몇대가 보였으나 이미 8월 말로 본격적인 등산 시즌이 끝나서인지 말을 타고 다니는 현지인 몇 외에는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비가 내릴것 같아 우선 서둘러 적당한 캠프지를 찾아 텐트를 치고 급하게 점심을 하여 허기진 배를 채운 후 조금 쉬다가 부근을 둘러 보았는데 이미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는지 3천 후반대이지만 특별한 고산 증상은 느껴지지 않았다.

우선 모닥불을 피우고 쉬고 있자니 갑자기 진눈깨비가 내려 텐트속에서 한참을 쉰 후 눈비가 그쳐 다시 부근을 산책하며 멋있는 일몰을 기대하였으나 날씨가 좋지않아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부근에서 사람들이 키우는 것 같은 순한 개 한마리가 우리 곁으로 와서 친구가 되어 주어 지루하지만은 않았다.

이 후 저녁을 해먹고 나서는 기온이 갑자기 떨어져 일찍 잠을 청하였으나 우리의 침낭이 동계용이 아니어서 추위때문에 편안한 잠을 이루지는 못하였다.

 

 

 

 

 

 

 

 

 

 

 

 

 

오쉬 시가지를 벗어나 아라이 지역과의 경계를 이루는 큰 고개 마루까지

 

 

 

 

 

 

 

 

 

 

내리진 못하였지만 보기에는 아름다워 보이는 굴차 마을을 지나고

 

 

 

 

 

 

 

 

 

 

 

 

 

 

 

 

 

 

 

 

 

 

 

 

 

 

 

 

 

 

 

 

 

 

 

 

 

                       다시 험한 산악 지역으로 들어서 3,615 미터의 탈딕 고개를 넘어서

 

 

 

            중간의 유르트에서 진짜로 옛날 방식으로 제조하여 품질이 좋다는 말젖 발효 음료인 크무스도 사고

 

 

 

 

 

 

 비록 작은 규모지만 교통의 요지라서 나름 이지역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살리 타쉬 마을도 지나면서 서서히 위용을 드러내는 키르크즈스탄 파미르.

 

 

 

 

 

 

 

 

 

 

 

 

 

 

 

 

 

 

 

 

 

 

 

 

 

 

 

 

 

 

살리 타쉬, 살리 모굴 마을을 지나 강을 건너 아칙 타쉬 메도우에 자리잡은 베이스 캠프까지 그리고 그곳에서 일상, 하지만 아쉽게도 날씨가 받쳐주지 않아 내일을 기대하며

 

탈딕 패스에서

 

 

살리 모굴을 향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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