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중앙아시아 여행 및 트레킹기

24.오쉬를 향하여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15. 2. 8. 13:09

2014.8.26(화) 맑음

어제 저녁 안주인 미라를 통하여 비쉬켘으로 가는 7시 반 출발의 첫 차편을 미리 예약해 놓았기에 그 시간에 맞춰 일어나 식사하고 배낭을 팩킹하려는데 차가 30분 정도나 일찍 도착하여 아침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부랴부랴 짐을 챙겨 미라네 식구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다시 비쉬켘을 향하였다.

오전 11시경 비쉬켘의 장거리 버스 터미날에 도착하고 더이상 이곳에 머무를 이유가 없어 그곳에서 멀지 않는 곳에 위치한 오쉬 바자르 근처의 오쉬행 차량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걸어가니 초입부터 운전 기사들의 호객 행위가 극성이라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다.

비쉬켘에서 오쉬까지는 약 600 킬로 정도이나 도로 사정이 그렇게 좋지 않고 높은 고개도 넘어야 해서 통상 합승 택시로 약 10시간에서 12 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몇 사람의 운전 기사와 접촉 해본 후 두 사람만 타면 곧 출발한다는 차량이 있어 1인 1,200 솜에  흥정하여 차에 올랐다.

차량은 바로 출발하였으나 대중 교통이 잘 발달되지않은 이곳의 특성상 승객 개개인의 요구에 따라 이곳 저곳을 들르다가 보니 운행 시간이 자꾸만 지체되었다.

하지만 눈과 얼음으로 덮힌 고개와 대 초원도 지나고 저녁 황혼 무렵에는 키르키즈스탄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전체에서 가장 큰 수력 발전소라는 톡토쿨 댐을 지나는 등 풍광이 수려하고 수시로 변하여 지루하지 만은 않았다. 이후에는 날이 어두워지고 피곤하여 반 수면 상태에서 앉아 있었는데 기사가 중간 중간의 소도시들에서 승객들을 하나 하나 각자의 집에 내려다 주고 마지막으로 우리를 오쉬 시내에 있는 아라이(Alay) 호텔에 내려준 시간이 익일인 8.27일 새벽 2시 경이었으니 결과적으로 약 14 시간이 걸린 셈이었다.

원래는 오쉬에서 배낭여행자들에게 가장 유명한 골목안 아파트에 위치한 오쉬 GH에 가려고 하였으나 한밤중이라 나도 방향 감각이 없어지고 기사도 길을 잘 찾지 못하여 두번째 옵션으로 중심가의 대로변에 위치한 아라이 호텔을 택했는데 마침 빈방이 있어 뜨거운 샤워 후 지친 몸을 뉘었다.

 










키자트 마을을 떠나 오쉬 바자르 근처에서 차를 흥정하고......

차량안에서 만난 형제들과 그 엄마의 폴라로이드 사진도 찍어 주었는데 지갑속에 고이 간직하는 모습이 너무 고마웠고

마지막은 우리가 오쉬까지 타고 갈 차량
















비쉬켘에서 오쉬에 이르는 길, 중간에 저녁 식사도 하고 석양 무렵 톡토쿨 호수도 지나고, 잘랄라바드를 야심한 시간에 지나고....

 

2014.8.27(수) 맑음

오늘 새벽 3시경에 잠들었음에도 호텔이 대로변에 위치하여 이른 아침부터 시끄러운 차량의 소음과 짹짹거리는 새소리때문에 하는 수 없이 일찍 일어나 창밖을 내다 보니 이곳은 비쉬켘에 비해 상당히 남쪽으로 위도가 낮고 해발이 낮아서인지 매우 덥고 아직도 가로수등이 한 여름의 분위기로 매우 짙고 푸르렀다.

그리고 이곳은 고대 실크로드상의 중요 도시로도 명성이 높고 특히 나의 경우에는 젊은 시절 감명깊게 읽은 산악소설"파미르의 폭풍과 슬픔"에도 레닌 봉 등정의 관문 도시로 나오는 곳이라서 감개 무량하였다.

이 소설은 1972년 냉전이 절정이던 시절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주축으로 한 서방세계의 산악인들과 구 소련의 산악인들이 합동으로 당시 구 소련에서 세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레닌 봉(해발 7,134 미터)을 등정한 기록인데 당시 여성을 비롯한 십여명의 산익인들이 등정 도중 유명을 달리한 상황을 기록한 등정기로 소설이라기 보다는 기록믈에 더 가까운 책이다.

당시 구 소련에서 최고의 봉우리는 지금  타지키스탄의 파미르 국립 공원내에 위치하고 있는 이스마일 소모니 봉(과거 스탈린 시대에는 스탈린 봉, 스탈린 사후에는 코뮤니즘 봉 이후 타지키스탄 독립 후에는 타지크 민족의 영웅인 이스마일 소모니 봉,해발 7,495 미터)인데 레닌 봉은 다행히도 키르키즈스탄과 타지키스탄의 국경상에 위치하고 있고 접근로는 키르키즈스탄쪽이어서 타지키스탄 트레킹이 본의 아니게 좌절된 지금 상황에서 파미르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최선의 기회로 생각되어 우리도 이번에 어떡하든 갈려고 하고 있는 곳이다.

가이드 북을 들고 호텔을 나오니 바로 앞이 오쉬와 일대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바자르라서 부근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가운데 대중 식당에서 현지 음식으로 아침을 하고 지도를 보며 오쉬 GH를 찾아 가는데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바자르에서 멀지않은 골목안 아파트에 위치한 GH를 찾아가니 마침 빈 방이 있어 오늘 바로 이곳으로 숙소를 옮기기로 하고 GH의 게시판에 레닌 봉 베이스 캠프까지 차량 비용을 쉐어할 동행을 찾는다는 공고를 부탁하였다.

이후 숙소를  옮기고 바자르를 구경하고 난 뒤에는 시내의 중심에 우뚝솟아 있는 이곳의 유명 명소인 술레이만 산(Sulaiman Mountain)에 올라 시내를 조망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산으로 오르는 입구에는 이곳 유일의 아리랑이란 이름의 한국 식당도 보여 들어가 인사도 하였는데 이곳까지 와서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는 갓 군에서 제대하고 왔다는 아들을 포함한 가족들의 모습과 그 진취성에 고개가 숙여졌다.






우리가 하루를 신세진 아라이 호텔과 그 부근 거리의 모습, 술레이만 산의 모습도 보이고






바자르 근처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강을 건너 오쉬 GH를 찾아








술레이만 산에서 그리고 그 밑의 한국 식당 "아리랑"


술레이만 산 정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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